VRChat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화이트데이] 얻은 것.
글쓴이
잘자콘주세요
추천
1
댓글
2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3735807
  • 2024-03-13 07:51:11
														

VRchat,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
타갤에서 브얄챗하는 고닉 몇 명이 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을 때, 고로시에 동참하며 낄낄댔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내가 그딴 게임을 해 볼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었다.

시간은 흘러 작년 5월 21일.
시발점은 회사 동료의 이야기, VR에서 사진기사  일을 한다던 그는 무언가 충만해 보였다.
(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였다.)

평소 게임도 그다지 하지 않고 취미라고는 소설을 읽는 것 뿐, 나가는 일도 없으니 일 외적으로 사람을 만난 지 몇 개월이 되었는지도 희미했다.

화본역 욕배틀, 승철이의 암컷타락...
검색해보니 나는 VRchat의 현실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추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보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금단의 장소에 발을 들여놓고 만다.

나름대로 성격과 목소리는 좋다고 자부한다.
언제나 누군가에게 비호감을 살 첫인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신감 덕분인지 매일 새 친구를 만드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처음에는 여자 아바타 안에서 남자 목소리가 나오는 것조차 버거웠다. 적응하는 데 하루 걸렸다.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가 얼굴을 쓰다듬으니 기분이 묘했다. 분명 안에 남자가 들어있을 것이 분명한데... 적응하는 데 이틀 걸렸다.

Vr을 사고 아바타를 산 뒤 거울을 봤다.
갑자기 떡볶이랑 마라탕,마카롱이 먹고 싶어졌다.
넘쳐흐르는 여성호르몬에 적응하는 데 사흘 걸렸다.

어엿한 메타버스 트랜스젠더가 되었을 때, 뒤를 돌아보니..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정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
학교 친구, 회사 동료, 군대 동료 등 집단으로도 엮인 친구가 아닌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써의 친구를 만나게 됐다.

연락처에서 연락하지 않는 친구들을 지웠다. 아쉬움은 없었다.


생일을 축하받게 되었다.
어릴 적에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생일파티는 커넝 축하해줄 친구도 없었고 지금도 생일이라 하면 친구들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 몇 개만 받는다.
난생 처음,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서 생일선물을 받아봤다.

불우했던 어릴 때 생일의 기억을 지웠다.


퍼블릭에서 얘기하다가 자지 사진을 받았다.

바이오에서 디스코드를 지웠다. 씨발새끼.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같이 마실 사람이 생기니 취해도 나쁜 생각이 들지 않았다.

혼자 책을 읽는 시간이 줄었다.
쌓여있는 책들을 봐도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난생 첫 정모도 하게 되었다.
브챗에서 보던 그대로의 사람들이라 많이 놀랐고 많이 웃었다.

퇴근하고도 잘 자지 않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길게 얘기하고 싶었다.

퇴근시간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섹드립에 면역이 생겼다.
주말에 밤늦게까지 떠들게 되었다.
다 같이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전보다 잘 웃게 되었다.


좋은 사람, 좋은 친구들을 만나 매일같이 웃고 떠드는 것,
그것이 VRchat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마음고생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까지 힘들더라..
모두가 나처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7cea8176b6836df13fed86e3459f2e2d951530019827db7a93f9bee7b6

(초상권 보호를 위해 친구들의 얼굴은 단무지 따봉으로 대체하였다.)

- dc official App
푸쿠쿠 베리 쏘 해피 스토리에요 ㅠ 2024.03.13 07:57:40
푸쿠쿠 2024.03.13 07:58:26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3915978 일반 묵언한텐 말조심하게댐 3 Tweety 2024-05-30 0
3915977 일반 푸팟퐁커리랑그냥커리랑차이가머임 13 반디 2024-05-30 0
3915976 일반 주워달라고 애처롭게 어필하면 더 없어보임 인생은다큐 2024-05-30 0
3915975 일반 치즈버거 하나만 사갈까 20 헤르만 2024-05-30 0
3915974 일반 님 갤에서 봤어요 4 스우나라스우공주 2024-05-30 0
3915973 일반 일어나거라 중생들이여! 8 존나나 2024-05-30 0
3915972 일반 님 갤에서 봤어요 ㅇㅇ 2024-05-30 0
3915971 일반 나는 게임안하는사람인줄알앗다고하는대 3 아ㅏㅏㅏㅏㅏ냐 2024-05-30 0
3915970 일반 님갤에서봣어요 7 ㅇㅇ 211.234 2024-05-30 0
3915969 일반 갑자기 물류 와바박 들와서 개놀랐네ㅋ 3 설담비。 2024-05-30 0
3915968 일반 님갤에서봣어요 님이쓴글이머냐면... 2 시적허용 2024-05-30 0
3915967 일반 근데 님갤봤이 실제로 가능함? 13 ㅇㅇ 2024-05-30 0
3915966 일반 이건 볼때마다 잘찍힌거같음 5 미찌 2024-05-30 0
3915965 일반 뭔가할말이 있었는데 까먹음 풀잎숲 2024-05-30 0
3915964 일반 브붕아 잘잤니 2 스우나라스우공주 2024-05-30 0
3915963 일반 먼가슬슬다른옷입고싶은데 10 ㅇㅇ 211.234 2024-05-30 0
3915962 일반 내인싸애기준은 컬러타투임 2 아ㅏㅏㅏㅏㅏ냐 2024-05-30 0
3915961 일반 Sky lantern 이 월드 진짜 이쁘더라 8 Ann. 2024-05-30 0
3915960 일반 있을때 잘해라는건 모르는 사람에게도 7 니디 2024-05-30 0
3915959 일반 파딱들단체로허리아픈걸보니 2 ㅇㅇ 211.234 2024-05-30 0
3915958 일반 갤창 랭킹 100명까지 집계하던데 2 풀잎숲 2024-05-30 0
3915957 일반 야한사진만올리면댓글잘달릴거같다고생각하는고닉특 1 시적허용 2024-05-30 0
3915956 일반 내 동생 팬티냄새 특징 ㅇㅇ 118.235 2024-05-30 0
3915955 일반 와 ㅆㅂ 좆같다 4 Yaksok 2024-05-30 0
3915954 일반 브부이밥머거요 8 잘못 2024-05-30 0
3915953 일반 나온먼가개몬입는거갓음 3 아ㅏㅏㅏㅏㅏ냐 2024-05-30 0
3915952 일반 오늘 구내_식당메뉴는 비빔밥에 탕수육이래 4 슘칼이 2024-05-30 0
3915951 일반 "어! 님! 본것 같은데!"하시더라 14 OculusQuest 2024-05-30 0
3915950 일반 브부이 맛점해 외노예 2024-05-30 0
3915949 일반 님들 사진찍을거 소재추천좀해주셈… 2 ㅇㅇ 2024-05-30 0
3915948 일반 내일이 갤짱랭킹이네 또르미르 2024-05-30 0
3915947 일반 오늘 비올꺼같이 흐릿하네 2 용용체쓰지마세용 2024-05-30 0
3915946 일반 구양이만졋더니온몸에털수북 3 아ㅏㅏㅏㅏㅏ냐 2024-05-30 0
3915945 도와줘 이거 부스 아이템 찾아줄사람 4 ㅇㅇ 59.1 2024-05-30 0
3915944 일반 쉬폰 페이셜은 뭔가 이쁜게 없어 8 _백야_ 2024-05-30 0
3915943 일반 정말 너무 웃긴 상황이라 6 안하무인 2024-05-30 0
3915942 일반 오후강의 재끼고 병원을 갈까 4 레테 2024-05-30 0
3915941 일반 늑대키우고싶다 2 반디 2024-05-30 0
3915940 일반 와 진짜 조과제 하기 싫게 만든다 11 르네르트 2024-05-30 0
3915939 일반 f샵 페이셜 맛잇는아바타머잇디 6 템미 2024-05-30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