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그이의 향기에 잠깁니다.
교류회에서 홀로 겉돌던 내게
그이가 손을 내어주던 첫만남 부터
나는 그이의 향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이를 알아갈수록, 그이와 함께할수록.
나의 정원은, 그이의 색과 향기로 가득 칠해져만 나아가, 아름다운 빛깔을 머금었습니다.
언젠가는 그이에게 이 정원을 보여주고 싶다 마음 먹었던 때에
문득 그이는 나의 마음을 얼핏 눈치 챈 듯이
누군갈 마음에 들일 여유가 없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정원 초대장을 찢어버리고, 그저 그이가 행복하기를 바랬습니다.
정원을 가꾸기 보단, 그이가 원할 최고의 친구가 되어주리라 마음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나의 정원엔, 크게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정원이 엉망이 될 때마다, 신경쓰지 않겠노라 마음 먹어보아도
어느새 나는 정원을 수습하고 있었습니다.
날이 갈 수록 향기는 더욱 짙어져 코를 마비시키고, 오갈데 없는 빛은 짙어져만 가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질투의 바람이 불어올때면, 아름다웠을 빛은 견딜수 없는 고통의 모습이 되어 매일 밤 나를 눈물짓게 하였습니다.
한 때 희망과 행복을 주던 나만의 작은 정원은
이제 보답 받지 못할 마음의 흔적이 되어
곪아가고만 있었습니다.
내 마음이 흘러 넘칢은, 그이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이는 내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나는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어 붙잡으려고만 하였습니다.
여느때처럼 정원에 폭풍이 거세게 불던 날, 그이는 훌쩍 사라져버렸습니다.
더는 그이에게 내 목소리가 닿지 않고,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후 며칠간, 아마 몇 달간.
내 망가진 정원에는 미친듯 폭우가 쏟아지고 격렬히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폭풍우도 어느새 잦아들었습니다.
내 정원은 엉망진창으로 망가졌음에도, 그이의 향기를 기억해, 아직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정원에 찾아갑니다.
그이가 너무나 밉다 생각해도, 그이가 너무나 싫다 생각해도
나는 어느새 정원을 찾아, 그이의 향기를 찾습니다.
나는 오늘도 그이의 향기에 잠깁니다.
그리고 내일도, 그이의 향기에 잠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