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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내가 백수라서 우울한줄 알았는데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 적응될 무렵, 내 안에 움츠리고 있던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의미가 있을까

부모 집에 사는 지금이 어찌보면 가장 편할 때이지만

앞으로 더 힘들어진다면 과연 내가 그럼에도 살아갈 이유는 있을까

새 컴퓨터를 사도, 브얄을 사도 허전함은 나아지지 않는다

매주 새 오나홀을 사고 마치 도망치듯이 소비하고 저축도 안하는게 위험하다고 느껴지면서도

나는 그렇게 나를 달래고 있다

짧고 의미없는 쾌락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시간이 다가온다

내 안의 나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별 일 없는데 작은 일에도 신경쓰며 계속 자기 합리화를 한다

과소비의 다음은 개똥철학이 다가온다.

나를 달래기 위해 짧은 지식과 경험으로 자기계발서 같은 구절들을 스스로 생각해 내며 내가 살아갈 이유를 만든다.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나마저도 나라는 인간이 어찌나 나약한가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오늘도 내일도 끈임없이, 살아갈 이유 찾기는 계속된다

필사적으로 이유를 찾아내지 않으면 죽는 것도 아니고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할 뿐이라서

점점 심연으로 빠져가는 내 모습을 나는 그저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