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대함에 있어 항상 나보다 나은사람을 만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고 vrc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늦은 나이에 평생직장을 찿아 이직하겠다는 생각으로 백수가 되어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를 보는데에도 돈이 필요하기에 눈치가 보여 혼자 pc 앞에 앉아있
는 시간이 많아졌다.
몇달전 평소 전자 기기에 관심이 많고 욕심이 많았던 내가 초창기 ps vr를 구매하여 실망한후 다시 보게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vr이란 것이 pc에 있다는것을 알고 이것
저것 알아보다 우연히 vrc를 알게 되었다.
국적,성별,나이를 가리지않고 대화하며 친구를 만들수 있다는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그래도 어린친구들이 많았기에 태연하게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지만 어느세 몇몇 그룹에 끼게되고 부스에서 아바타도 사고 꾸미기도 하다 나 역시 vr을 구매하여 풀트래킹을
하면 더욱 즐겁게 놀수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참의 고민의 시간을 거쳐 나는 바이브 프로를 구매하게되었다. 물론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나를 상상하며 풀트래킹으로....
조금의 무리는 있었으나, 6개월간 미래의 자신들에게 신세를 진다는 생각으로 결제버튼을 눌렀고, 지금은 흰색이 엊그제 같던 내가 주황색 이름표를 달고 풀트래킹으로
화본역을 돌아다니는 행색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요즘 갑작스럽게 있던 그룹 사람들이 하나 둘씩 게임을 접으면서 와해되고 그리 많진 않았지만 제법 있었던 친구창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장기간 오프라인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여섯 일곱명 밖에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그나마도 프라이빗룸에서 하루를 보내는것같다. 함께 여러 컨텐츠를 경험하고 자랑도하고 이야기도 듣
고 싶었지만.....무용지물이 된 기분이다.
특히 오늘같은 금요일밤엔 쓸쓸함이 배가 된다. 여러 아는사람들은 vrc를 평일에 쌓인 스트레스의 해소 정도로 생각하며 주말엔 현실에서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텐
데 난 여전히 이곳에 있다. 어쩌면 npc같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 되지않겠느냐 하고 생각할수도있겠지만 , 익숙함에 젖어버린다면 새로움을 배척하기 마련이다.
이미 함께하는 시간에 익숙해져버린 나에게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밀감을 쌓아가며 새로운 추억을 쌓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않았다.
어쩌면 친목이 주된 컨텐츠인 이 게임에서 나는 망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까지 자신이 누군가 보다 나은 사람이란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와 함께한 사람들이, 비슷하다 생각한 사람들이 사라진 오늘과 같은 날,시간엔.....조금 씁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