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남들이 퀘프로를 사거나 퀘스트3를 예약하고
혹은 어렵게 바이브프로아이를 구하는 와중에
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XR Elite를 구매했어.

빡스.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만 만들어져 있는 친환경 패키지였어.

구성품.
컨트롤러 충전용 케이블 두개인가 빼먹고 찍었지만 어쨋든 중요한 구성품 일체.
HMD 본체, 배터리 크래들, 컨트롤러 2개, 안면 인터페이스, 연장 템플 한세트, 상단 스트랩.
첫인상은 ㅈㄴ 가볍다 였음.
그도 그럴게 팬케이크 렌즈 광학계라 렌즈부가 얇은데 구경도 작아서 광학계가 작고
배터리는 별도로 빼놔서 가벼울 수 밖에 없는 구조임.
뒷통수 배터리 합체해 놓으면 625g, 무게 하중이 뒤로 분산되니 착용감은 썩 괜찮은 수준인데...
그래도 상단 스트랩은 끼우는게 좋아보임.
렌즈부에 자체 디옵터가 있어서 어느정도 근시 보정이 가능하다는게 특징인데,
이게 처음 설정할 때 맞추는 튜토리얼이 있고, 그걸 그냥 스킵해버렸거나 다른 사람이 사용할 때 맞추려면 다시 메뉴에서
튜토리얼 골라서 실행해야 함.
그냥 설정 메뉴에 따로 빼놓으면 안됨...?
그리고 디옵터 조절을 착용한 상태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고
안면 인터페이스를 분리하고 적당히 얼굴에 갖다 댄 후에 화면의 안내선(녹색 십자선이 나옴)을 보고 흐릿한가? 덜 흐릿한가? 를 기준으로
직접 돌려가면서 맞춰야 하는데, 이게 안면 인터페이스가 없으니 HMD를 손으로 들고 적당히 갖다 대고 봐야하는데 정착용 상태랑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제대로 맞추는게 좀 많이 지랄맞음.
IPD 조절할 때는 그나마 착용하고서 HMD 아랫쪽 슬라이드로 조절해서 덜 한 편.
그리고 걱정했던게 디옵터가 착용해서 쓰다보면 지혼자 돌아가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는데
이건 걱정과 달리 고정력이 강해서 쓰고 벗는 수준으로는 돌아갈 일은 없어보임.
착용감은 사람마다 두상마다 다 다르니 단언하긴 어렵지만
내 기준에선 가볍고 무게밸런스가 앞에 쏠리질 않아서 나쁘진 않지만,
기본 패브릭 재질 안면 인터페이스가 쿠션감이 약하고 얼굴(눈가)에 좀 타이트하게 맞는게 어색했음.
착용하면 외부 시야를 거의 완전하게 차단해서 밖이 안보임. 여타 HMD처럼 눈 사이 코 밑 시야가 뚫려있는 형태도 아니라 안보임.
외부시야와 광원을 거의 차단하기 때문에 몰입감 측면에서는 이득이지만 완전 차단되는게 싫은 사람도 있긴 해서 이건 호불호의 영역일지도.
폼 쿠션등의 재질로 더 편안한 안면 인터페이스 옵션이나 서드파티 제품이 나와주면 좋을것도 같은데
과연 어느 업체에서 만들어 주기나 할까??? 싶은...

뒷통수 배터리 빼버리고 이렇게 탬플로 연장해서 쓰는것도 가능.
이러면 카운터웨이트가 없어져서 앞으로 쳐지기도 하고 얼굴에 밀착시키는게 어려워서
상단 스트랩 사용은 거의 필수. 바이브 공식 안내 페이지에도 스트랩 사용해서 뒷통수 부분에 배터리 대신 조이라고 안내되어 있음.

탬플조차 빼버리고 안경 형태로 사용하면 뒷통수에 걸리적거리는게 없어서 드러눕거나 브수면에는 최적이긴 한데...
이제부터 사용자 경험적인 이야기...
별로임.
일단 단독구동 HMD긴 하지만 실상 단독구동으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기도 하고...
칩셋도 퀘스트2랑 동일 칩셋이라 지금 기준에선 성능도 너무 후달림.
나도 그랬지만 PCVR 용도에 더 기대할 수 밖에 없음.
그런데 PCVR 연결성도 좀 많이 후짐.
바이브용 버데탑을 구매해서 테스트 해봤는데
같은 시스템 환경에 같은 네트워크에서도 퀘스트 대비 XR Elite의 연결성이 훨씬 불안정하고 나빴음.
고개를 조금만 빨리 돌려서 레이턴시가 늘어지면서 화면 밀리는게 바로 티가 나더라.
코덱이나 비트레이트를 변경해가면서 테스트해봐도 계속 비슷했음.
무선 안테나 위치가 별로인가...? 싶기도 하고.
칩셋 성능이 후달려서 그런가 싶다가도 같은 칩셋 쓰는 퀘2나 퀘프로는 같은 환경에서 잘 됨.
그리고 예전에 잠깐 테스트 해봤을땐 실망했던 바이브 자체 스트리밍 앱을 설치해서 테스트.
업데이트를 꽤 많이 했는지 의외로 이게 버데탑보다는 안정적이었음;
HMD 상에서 바로 PCVR용 라이브러리가 바로 보이고 선택하면 바로 스팀VR 로 연결되면서 실행되는건 나쁘지 않았음.
버데탑같이 연결 안정성 문제나 레이턴시 늘어나서 화면 밀리는 현상은 거의 없었지만
코덱이 후진건지... 고정 비트레이트 200mpbs 로 해도 화면빨이 썩 좋지는 않음.
굳이 고정 포비티드 렌더링을 작동하는건지 시야 중앙에 비해 주변시로 갈수록 해상도가 떨어지게 보이는 느낌이고.
칩셋의 성능 한계를 몸 비틀면서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퀘2나 퀘프로로 PCVR 스트리밍 할떄는 그렇게 힘겨운 느낌이 아니었는데 XR Elite는 여러모로
ㅈㄴ 힘들게 일하고 있는 중... 이라는 느낌이 듬.
소프트웨어 반응이 좀 굼뜬데다 팬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이런 와중에 추가로 풀 페이셜 트래킹 모듈을 설치해서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기존 라이트하우스 기반 컨트롤러나 트래커랑 같이 사용하는건
스페이스캘리브레이터 사용하면 큰 문제없이 가능한데,
XR Elite 자체 안전경계(셰프롱)랑 스팀VR의 안전경계랑 서로서로 누가 이기나 힘겨루기를 하는 상태가 돼서
OVRAS 스페이스 무브 같은게 제대로 사용 안되는 이슈가 있음.
OVRAS 세팅에서 억지로 스팀VR 안전경계를 사용하게 하는 설정을 켜주면 되긴 하는데,
그럼 스페이스 무브는 가능하지만 정작 보이는 안전경계가 없어지고
스팀VR에선 계속 룸세팅 하라고 알람이 떠 있고(정작 룸세팅 해도 제대로 저장은 안됨) 어디 벽에 갖다 박기 딱 좋은 환경이 된다.
착용하면 사실상 주변 시야를 거의 완전히 차단하기 떄문에 패스스루를 키는게 아니면 주변 바깥 환경은 안보인다고 봐야 함.
이어서 패스스루는 중,원경은 나쁘진 않은데 근경(특히 자기 팔이나 손)은 왜곡으로 갑자기 물체가 크게 보여서 어색함.
폰 화면을 식별할 수 있을정도는 되지만 글자를 읽는건 어려움.
HMD 좌상단의 조그만 버튼을 더블클릭 하는것으로 어떤 환경에서든 쉽게 패스스루로 변경은 가능한데,
패스스루를 키면 갑자기 팬이 격렬하게 돌면서 HMD가 나 존나 일하고 있음 이라고 자기주장을 격하게 함.
만약 배터리 크래들이 아니라 출력이 모자란 보조 배터리나 PC에 직결한 상태로 패스스루 상태로
조금 더 시간을 보내면 전압이 순간적으로 모자랄 경우 HMD가 지혼자 뻗음.
패스스루가 꽤나 부하가 크다는걸 알 수 있었음.
전원 소스를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테스트 해보면 인상적인 점으론 HMD 본체에도 아주 조금의 배터리는 내장되어 있는것 같음.
배터리 크래들 분리하고 외장 보조 배터리나 PC 연결하거나 PD 어댑터 같은데 이리저리 바꿔 끼워도
그 사이에 HMD가 완전히 꺼지는게 아니라 대기모드를 유지하고 전원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켜지고 하던 작업을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었음.
30W 급의 전원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화면 밝기를 낮춰서 제한하고,
PC에 USB로 직접 연결한 상태에선 점점 HMD 내장 배터리의 레벨이 낮아지다가 아예 꺼져버림 ㅋㅋㅋ
PC 메인보드 USB 출력 수준으로는 배터리 크래들 없이는 감당을 못함.
그리고 시각적 품질.
광학 품질은 퀘스트 프로와 퀘스트2 사이의 그 어딘가 즈음으로 느껴짐.
팬케이크 렌즈 광학계를 사용했지만, 렌즈 구경 자체가 작은데다가 패널도 큰 것 같지는 않음.
그래서 퀘스트 프로만큼의 시원하게 넓은 아이박스와 주변시까지 완전 깨끗한 느낌은 아닌데
그래도 나름대로 아이박스가 좁지는 않고, 주변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은 됨. 퀘스트2 보다는 잘 보임.
그런데 스테레오 오버랩이 좁은 편이라 근경에 있는 사물을 오래 보면 눈이 피곤해지는 느낌이 빨리 찾아옴.
스테레오 오버랩 수치는 퀘프로랑 비슷하지만 시야각의 차이인지 화면 품질의 차이인지 퀘프로보다 더 빨리 피로해짐.
시야각은 퀘스트2랑 비슷한 수준이라 넓지는 않음.
나중에 아이트래킹 모듈을 설치하면 안면 인터페이스와 렌즈부의 거리가 좀 더 멀어질거 같은데 그러면
시야각에선 조금 더 손해를 볼 거 같다는 예상이 됨.
네이티브 환경에서의 시각적 품질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PCVR 로 스트리밍하면 압축열화나 코덱 품질 차이,
샤프닝 알고리즘의 차이도 있어서 한단계 내려가는 느낌임... 버데탑은 조금 낫긴한데 레이턴시 밀림 문제가 있어서 실사용은 좀 어렵다고 느낌.
이래저래 사용해보면 부족한 칩셋 성능에 허덕이는 느낌을 좀 받음.
HTC는 XR 시리즈 계속 낸다고 하는거 같은데, 아마 비슷한 폼팩터로 추가 모듈이나 악세서리가 호환되는
칩셋만 퀄컴 XR2 Gen2 로 갈아치운 새 버전을 미래에 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해본다.
그럼 무선 연결성이나 허접한 코덱 지원 문제도 개선될거고... 안할 이유가 없어보임.
어쨋든 나는 궁금해서 똥찍먹을 미리 해봤지만
다른 브붕이들은 굳이 지금 사서 미리 고생할 필요는 없을것 같음.
나중에 풀페이셜트래킹 모듈 내면서 깔끔하게 다듬어진다면 모를까 지금은 사지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