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얄챗을 시작한지도 1년이 다 되어가고 여러모로 현타도 많이 왔으므로
과몰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아픈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작성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이 좆망한다는 말처럼, 내가 쓴 글을 읽고 잘 지키면 자다가도 떡이 생길거다.
그럼,
시작하기에 앞서 이건 오로지 내 생각임을 밝히는 건 당연하고.
남남 과몰입만 보면 우욱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정상인들은 이 글을 읽지 말고 물러나길 바란다. 니들이 정상이고 남남 과몰입은 병신짓 맞아. 부정 안하니까 넘어가셈.
그럼 진짜 시작.
1.과몰입은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미경험자들은 이 말을 죽어도 안 쳐듣는다.
좋아하는 감정에 눈 먼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말이 안 들린다.
과몰입은 나쁘다. 좋게 끝나는 꼴을 본 적이 없다. 수십 수백 번을 말해줘도 들어먹지를 않는다.
그러니 먼저 말한다.
과몰입은 병신짓이다.
좆같은 엔딩이 정해져 있고. 니 과몰입이 성공적으로 맺어져도 나중가서는 잘 쳐줘야 친구, 보통의 경우는 친구만도 못한 원수가 된다.
컨셉으로 하는 거면 그나마 상관없는데. 진짜 진지하게 시작하는 관계는 열에 아홉이 좆으로 끝난다.
왜냐고? 니들 게이 아니잖아. 설사 니가 게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게이가 아니면 쫑나는 거다.
과몰입이 게임이니까 과몰입이라고 불리는 거지, 관계가 진전되어 서로 좋아 죽으면 연애랑 다를게 없다. 서로에게 책임이 생기고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둘중 한쪽은 언젠가 남남 과몰입의 한계를 직시하게 되어 있고, 결국 끝난다.
이렇게 끝날 때 서로가 입는 상처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과몰입하는 순간순간이 너무 좋아서 과몰입하고 싶어요~ 같은 얘기는 입 속에서 영원히 봉인된다.
이 정도면 남남 과몰입의 어리석음을 여러모로 충분히 말한 것 같으니까,
이걸 알고도 아직~~까지 과몰입을 하고 싶으면 2번으로 넘어가라.
2.과몰입 상대를 정할 때는 욕심을 부려야 한다.
과몰입은 모 아니면 도다.
최소한 과몰입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아 저 사람이 더 매력적인데 지금 과몰입 상대 버릴까? 같이 쓰레기같은 생각이 들지 않으려면 과몰입 상대를 최대한 잘 정해야 한다.
같이 있을 때 편한 수준으로는 안 된다.
저 사람이 갖고 싶어서 뒤질 것 갖고, 꿈에도 나오는 수준이어야 한다.
만약 이게 안 되면 적어도 주변에 있는 사람 중 가장 매력적인 상대를 찾아서 해라.
왜냐하면 일단 니가 과몰입을 시작하고 싶은 건 외로워서 그렇다.
그런데 아무나 대충 붙잡고 과몰입을 해서 외로움이 없어졌다고 치자.
그러면 그 순간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식는다.
당장 옆에서 더 좋은 목소리, 더 예쁜 아바타 쓰는 사람이 나타나면 마음이 옮겨간다.
그러니까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랑 과몰입해라. 너한테 매달리는 과몰입은 시작할 생각도 하지 말고. 한쪽이 매달리는 과몰입은 좆같음의 절정을 달리는 행위다. 무조건 파탄날 관계인데, 그 결과는 열에 아홉이 손절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그냥
서로가 비슷한 수준으로 좋아해야 과몰입의 시작 조건이 달성됐다고 생각해라.
그런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고?
과몰입 하지 마라.
3.과몰입을 시작했다면,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라.
너무 집착하지 말고 과하게 구속하지도 마라.
성급히 앞서나가지도 말고, 부끄러워서 아무것도 안 하지도 말아라.
상대방을 사람으로서 존중하고, 언제나 역지사지로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라.
니가 당했을 때 좆같은 건 상대방에게도 하지 마라. 밀당한답시고 답장 늦게 하다가 트러블 일으키는 놈들이 제일 병신이다.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니가 상대방에게서 무언가를 받았으면 그걸 그대로 똑같이 해줘라.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그리고 상대방이 실수를 했으면 가볍게 웃어넘겨줘라.
그 실수가 얼마나 자주 반복되건, 얼마나 화가 나든. 상대방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으면 그걸 갖고 이야기는 하되 화는 내지 마라.
사랑하니 참을 줄 알아야 한다. 같은 개소리를 지껄이려는 게 아니라, 사람이 잘 안 변하기 때문이다. 니가 아무리 화내도 상대방은 안 변한다.
또, 니가 화낼 때마다 상대방이 알겠어 미안해 다음부터 안 그럴게 해도, 상대방 속에는 천천히 힘든 게 쌓인다. 그리고 과몰입이 깨지지.
그러니 상대방의 단점에 화내고 불만을 표하기 보다는 눈감아 주는 쪽이 낫다. 화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결국 과몰입을 오래 하기 위한 키워드는 '배려'다. 배려를 잘할수록 과몰입을 오래한다.
자신이 병신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말고, 계속해서 자신의 행동을 체크하며 정진해 나가라.
4.의심하지 마라.
3번 배려를 잘해라에서 파생되는 내용이다. 배려를 잘 하면 애초에 문제될 일이 잘 안 생긴다. 근데 배려 못하는 놈들 있을 거 뻔하니까 말함.
왠만해서는 상대방을 의심하지 마라.
누가 네 과몰입 상대랑 자꾸 노는 게 보여도, 과몰입 상대가 바람핀다고 함부로 의심하거나 압박하지마라. 이런 의심은 위험하다.
의심이 적중하면 관계가 끝나는 거고,
의심이 적중하지 않았다면 너는 좋아도 상대방이 불편해 하기 시작한다.
내가 왜 이렇게 의심받지? 왜 이렇게 집착당하지? 너무 이른데? 같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
의심은 맞아도 좆같고 틀려도 좆같다. 그러니까 그냥 바람 피는게 확실해 보이면 관계를 끝내고, 애매하면 상대방에게 슬쩍 물어봐라. 대놓고 따지지는 말고.
그래야 네 매력이 안 떨어진다.
5.고백하고 싶을 때에는, 고백해라.
대신 가능성이 보일 때 해라.
상대방이 나는 과몰입 안 해요~ 말하고 다니는데 비비지는 말라고. 과몰입 상대 이미 있는 사람한테 추근덕거리지도 말고. 그건 최단기간으로 손절당하는 코스다.
넉넉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잘해줘라. 친근한 사이가 되어서 장점 단점을 파악해라. 그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백이 성공할 것 같을 때, 그때 해라.
그런데 뭐…… 고백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위의 조언이 들리진 않겠지. 그러니까 조언 하나만 새겨들어라.
아무리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고백해도 괜찮다.
그러나 거절 당했을 때 구질구질하게 붙잡지 마라.
한 번 고백이 실패하면 친구 관계로 돌아갈 기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구질구질하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면 상대방은 널 친구로도 꺼려하기 시작한다.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고백하고……
실패해서 마음 접었고……
그러면 친구로라도 지내야 할텐데……
그것마저 끝나면 진짜 땅을 치고 후회할 거다. 그러니까 친구로라도 지낼 수 있게 노력해라.
6.과몰입 상대하고만 놀지 마라.
한 사람하고만 놀면 지친다. 어쩔 수가 없다.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100개의 과몰입 커플 중 1개 정도는,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둘이서만 계속 노는 게 가능하겠지만.
일단 너 나 우리는 아니다.
과몰입 상대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건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도 자주 어울리도록 노력해라.
그래야 관계가 지치지 않고 오래갈 수 있다.
7.결론
지금까지 쭉 읽었면 알겠지만, 사실 별 내용 없다.
현실 연애와 똑같이 하면 된다.
모든 조언이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아라. 한 줄로 끝난다.
그런데……
브얄챗 해봤으면 알겠지만. 브얄챗 하는 사람들은 현실이 힘들어서 온 사람들이다.
각자 하나 이상의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고. 몇몇 아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배려가 결여되어 있다.
배려를 하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할 줄 몰라서 그러는 거다.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보면서 상대를 잘 고르는게 아주 중요하다.
내가 서두에서 죽어라 언급했듯 과몰입은 안 하는 것이 좋고
100쌍의 과몰입 중 99쌍은 박살나게 되어 있다.
나머지 1쌍에 들어가려면
서로가 서로에게 큰 매력을 느껴야 하고, 배려를 할줄 알아야 하고, 남자와의 관계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야 하고, 양쪽 다 게이거나, 혹은 둘다 가상의 관계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하고, 멘탈도 튼튼해야 한다.
매일 같이 남남과몰입 극혐 글이 디씨에 올라오는데,
그런 거 보면서 과몰입 계속하려면 멘탈 튼튼해야지 안 그래?
이제 글을 끝낼 때가 온 것 같다.
과몰입 하지 마라 그래도 할 거 다 아니까 열심히 해봐라.
100쌍 중 1쌍에 들어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