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정 나눈 친구들에게 각종 기프티콘이랑 축하메세지가 아침에 잔뜩 와있더라
세상은 아직 살만한 거 같고, 헛되게 살지 않았다는 걸 확인받는 거 같았어
의미부여는 안 하는 게 좋은데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
아침부터 엄마가 갈비찜과 미역국을 해주셨어
몇 년만에 미역국을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도 안 나 여태 떨어져서 혼자 살았거든
새아빠가 오늘 바지 하나 사주셨는데 16만 원이나 하더라 성격이 많이 꼬인 꼰대인 줄로만 알았는데 앞으로 가족처럼 지낼 생각인지 요즘에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거 같았는데 오늘 일로 확신이 들었어
점심은 밥을 먹고 케이크를 잘랐어 난 녹차가 그냥저냥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엄마가 좋아하는 녹차 케이크를 샀어 나보단 엄마가 먼저니까 내 생일이여도 케이크 정도는 엄마가 좋아하는 걸 사고 싶었나봐
생일이라는 건 작년까지만 해도 독립한다고 나와서 혼자서 보내거나 직장동료들이랑 술 한 잔 하는 걸로 가볍게 털어냈는데 갑자기 제대로 생일축하 받으니 얼어있던 감수성에도 따뜻한 온기가 도나봐 자꾸 눈물이 나고 그러네
내가 오늘 느낀 감정을 말하고 싶었는데 당장 들어줄 친구들은 바쁘고 그냥 넘기기엔 아쉬워서 여기에라도 끄적이고 있어
힘들었고 힘들고 힘들겠지만 작고 큰 기쁨을 느끼고 싶어서 사람은 살아가는 거 같아
앞으로도 힘내자 마지막에라도 웃을 나를 위해 너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