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내가 이길거야"
"그럼 힘내서 참아야겠네"
...
랜덤매칭에서 만난 그와 우연히 같은 팀이 되었고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뭐하고 있는거야..?"
몰래 잠든 그의 위에서 터질듯한 심장소리와 신음소리를 참아가며 코코이했지만 어째서인지 깨어난 그에게 들켜버렸다.
경멸하며 친삭하고 블락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그는 이런 것을 좋아하는 듯 보였고 그 일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
그렇게 어느 날의 음교회가 끝난 후 취했는지 머리를 휘청휘청하며 흔들던 그가 말했다.
"나도 코코이하고싶어..너 보면서.."
그 날의 일을 잊지 않았다며 자신도 복수할 것이니 도망치지말고 자신의 딸감이 되라는 말이었다.
"그럼 나는 날 보면서 코코이하는 널 보고 코코이할게"
나도 살짝 오른 취기와 지기 싫어진 자존심에 그렇게 답했다.
"좋아.."
내심 속으로 물러서기를 바랬지만 그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던 모양이다..
이내 작은 블루룸은 두 사람의 헐떡임과 끈적해져가는 분위기로 가득 채워졌다.
시간이 흐르고 우리 둘은 침대 위에서 헐떡이며 천장을 보다가 이내 서로를 바라보았다.
정말 별 거 없는 과몰입이었다.
물론 그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몰입이 시작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누군가는 욕하고 누군가는 부러워했으며 누구는 눈을 가리고서 부끄러워했다.
어느 날부터 목을 조르는 체위를 시작했다.
이유는 즉슨 죽기 직전 숨이 막히면서 더 조인다는 이유에서였다.
난 조금 무서워져서 거부했지만 그는 괜찮다며 처음이 어려운 것이라 하였다.
그는 내 두 손을 잡아서 자신의 목에 가져다대었다.
그렇게 천천히 그의 목을 졸랐다.
손 끝에 힘이 들어갈수록 내 손은 그의 목을 파고들었다.
그의 목은 점점 붉어졌고 얼굴도 붉고 푸르게 물들어갔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풀석하고 쓰러지는 그를 보며 놀라서 그의 몸을 연신 흔들었다.
다행히도 몇 초 지나지 않아서 그는 깨어났다.
죽기 직전까지 목이 졸렸음에도 깨어난 그의 표정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나도 눈치채보니 그의 하반신이 축축하게 변해서는 요란하게 가버렸다는걸 눈치챘다.
나도..저렇게 기분 좋게 될 수 있을까?
그는 그렇다고 긍정했다.
그렇게 그의 손에 졸려지는 목의 압박감과 옅어지는 호흡 속에서 눈동자가 흐려지고 감각이 무뎌지더니 깨어났을 때에는 더 없는 만족감이 내 안에 자리했다.
일주일이 지났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였던가..
처음의 세기로 졸라서 절정했던 때와 달리 지금은 더 깊고 더 오래 더욱 힘을 실어야만 그 때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럴때마다 기절하는 시간은 더욱 길어졌고 어느 날은 기절 후 깨어났더니 다른 욱신거림이 느껴졌다.
나는 나의 안에서부터 이어진 하얀 실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의 잔뜩 부풀어오른 그곳의 끝에서 다시 울컥하며 쏟아진 끈적한 액체가 나와 그를 이어주고 있었다.
"했어..?"
"응.."
"기절한 사람한테 너무하네.."
"너무 오래 기다리게 만든 네 잘못이야.."
이후에 서로 번갈아가며 상대를 기절시키고 절정 속에서 잠든 상대를 범하는 것이 새로운 플레이가 되었다.
시간이 더 흘렀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 둘을 보며 미친 짓이라고 하였다.
부정하지 않았다..
점점 기절하는 시간은 길어지고 가끔은 정말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무섭다고 말했다.
"겁 먹은거야..?"
"아니야!!"
무심코 마음 속에 자리잡은 두려움에 큰 소리로 외쳤다.
사실은 무섭다.
죽음이 무섭다.
살인이 두렵다.
다시는 볼 수 없을까봐 두려웠다.
그만두고 싶어졌다.
하지만 크게 타올랐던 불은 다시 작아질 수 없다. 커지고 커져 전부 태우고서는 사그라드는 것만 남게되는 것이다.
그 날 밤 이후
우리는 서로의 목을 졸랐다.
이제 기다리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았다..
어느 날은 함께 기절했던 것 같았지만 그가 먼저 일어나서 블루룸의 베란다에서 담배불에 불을 붙이고서 저 멀리 등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찍 깨어났네.."
"너가 느린거야..그러니까 난 잘못없어.."
그 말에 나는 아래를 바라보았다.
"역시 기절한 사람을 쓰는건 잘못된거라 생각해.."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 때부터 서로 경쟁하며 먼저 기절한 쪽이 나약한거고 그러니 자신에게 사용당하는게 당연하다는 무언의 룰이 생겨났다.
가끔은 정말 죽일 정도로 목을 졸랐고 목이 졸렸다.
우리는 항상 목이 붉고 푸르게 물들어있었다.
"오늘은 내가 이겼네?"
옆을 보니 몸을 움찔거리며 기절해서는 절정하는 그가 있었다..
...
"다음에는 내가 이길거야.."
잔뜩 분한 얼굴을 한 그가 나에게 말했다.
"그럼 더 잘 참아야겠네.."
내가 대답했다.
나와 그의 친구들은 언제부터인가 질려버렸는지 떠나가버렸다.
자살하고싶어하는 사람하고 함께하는건 무리라는 이유였다.
조금 다르지만 아마 맞는 말이다..
"이러다 언젠가는 정말 죽겠지?"
목이 졸려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아직도 두려워..?"
".....아니.."
이젠 두렵지않다.
우리는 우리의 방법으로 죽음을 수용했다.
분명 언젠가 둘 중 누군가는..혹은 우리 둘 다 죽을 것이다.
그럼에도 되돌아가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고 돌아갈 생각도 없는 것이리라.
"이번엔 내가 이길거야.."
나의 목에 손을 감아오며 그가 말한다.
"그럼 힘내서 참아야겠네.."
그의 목에 두 손을 감으며 말했다.
우리는 천천히 서로의 목을 졸랐고
이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