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플레이어원과 VR챗
재 성바래 비 투스
`레디 플레이어 원`, 대부분 영화로 보았을 것이고, 그중 몇몇은 원작소설을 굳이 찾아서 읽어보았을 것이며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지금도 비스무리한걸 실시간으로 하고있는 중이다
바로 너희들.
그렇다. 이 소설은 지금 혹은 미래의 당신들을 위한 소설이다
문명이 모중의 사유로 엉망진창이 된 소설의 세계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접속자 수에 제한이 없고 트래킹이 튀는 일도 없는 즐길 컨텐츠가 조금 많은 VR챗인 오아시스에 몰입하여 현실에서의 자신의 존재를 잊고자 하고, 주인공인 웨이드 와츠는 학창시절 왕따를 당함, 전자제품에 대한 욕구가 비정상적으로 강하며 일반인과의 의사소통 자체가 힘들어 집에만 쳐박여있는 중붕이같은 친구이다.
하지만 가상 현실에서 그는 hideavatar, friends only 채팅방, 그리고 과몰입과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요소들을 향유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인간상이다.
그런 그와 친구들은 오아시스의 소유자였던 할리데이가 사망한 뒤 새로운 주인을 건 내기에 참가하면서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이와 같이 특정한 시점에서 VR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점이 올 것이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암시적으로 경고한다고 생각한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 배신당해 공공연히 주소나 신상이 까발려지거나, 사이버스페이스상에서 특정 기업 혹은 그룹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증발당해버리는것과 같은 일 말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짧은 넋두리를 듣는 여러분은 그 최전선에 서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의미로 VR에 쉽게 과몰입하고 현실과의 경계를 잘 구분하지 못해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얻은 인기를 현실에서 남용하거나, 정모같은곳에 가서 사이버스페이스에서만 장난삼아 이야기할수 있는 행위를 현실에서 실행하거나, 갱단에 들어가 매쉬크래시를 쓰는 자신에게 너무 깊게 심취하거나 하는 식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자신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불특정다수에게 실시간으로 스스로 감시당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보았다
SNS상에서 사진을 무분별하게 올리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매우 오래 전 일이지만, 나는 내 위치정보를 암시하는 사진을 올리다가 나의 신상이 특정당한 적이 있고 우연하게도 역으로 특정 디씨 고닉이 나의 실친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경우도 있었다
다음 주제로 조금 넘어가면 가상공간에서의 자신과 대비되는 현실상의 자아를 지니고 넷상의 타인을 만날 때 발생하는 괴리감에도 VR챗의 사람들은 익숙하지 못한 듯 하다. 내가 보았던 10건 조금 넘어가는 과몰입 중 5건에서 6건정도의 과몰입은 현실세계에서의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손쉽게 붕괴했기 때문이다
주인공과 동료들마저 그러한 문제들로 갈등을 빚게 되는 장면이 있다
소설에서 웨이드는 사만다에게 과몰입 시도를 하다 실패한다. 그리고 파르지발과 근육 떡대 아바타를 하고 같이 여자 이야기를 했던 에이치의 현실 성별은 사실 여성이였다거나 하는 식이다
우리는 조금 더 현실감각을 가져야만 하는게 아닐까?
나 역시 현실을 미치도록 좋아하지 않지만
제대로 된 음식으로 배를 채울 곳은 현실뿐이라는것을 잊고 있던 건 아닐까
이 책이 우리에게 꼰대처럼 갑자기 현실을 살아라 하고 끝나버리는 부분은- 나는 스필버그의 영화와 어니스트 클라인의 원작 소설을 처음 읽었을때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게임에 상당히 오랫동안 체류한 시점에서 할리데이의 마지막 말을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아래의 문장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내가 오아시스를 창조한 이유는 현실에서는 그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를 몰랐지. 나는 평생토록 두려워만 했었다. 끝이 가까웠음을 알았을때 비로소 깨달았단다. 현실은 두렵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말이지. 현실은 실제 삶이니까"
마지막으로 내가 집 밖에서 보았던 아웃도어 브랜드의 짧은 문구를 인용하며 이 짧은 수기를 마치고자 한다.
세상은 문 밖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