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쪽에 만년설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봉우리가 있음
정상에는 천막이랑 돌집 두채가 전부인 운동장 정도 만한 크기고 파란 잔디랑 돌밖에 없는곳임
같이 올라갔던 형이랑 해서 정상에서 메기라는 카레볶음면 하나씩 사먹고 절벽위에서 보니까 지평선 끝까지 작은 마을 하나도 없이 광활한 산과 초원이 펼쳐져있었지
뭔가 폼재고 싶은 마음에 담대 한대 피고 사진찍고 참멋있었다.
그때 머학 졸업하고 취직이 안된상태라 막막했던 심정이였는데 좀 풀어지더라고
그러다가 밤이되고 새벽에 또 모닥불 하나 피워서 거기에 몰린 우리같은 여행객들이랑 얘기좀 하다가 잠에 들었지
그러다가 밤에 목이 말라서 잠을 깼는데
물마시고 보니까 갑자기 아까 절벽에서 본 풍경이 신경쓰여서 랜턴 하나 들고 다시 갔어
절벽에 도착해서 랜턴을 잠시 껐는데
순간 밤하늘에 빠진줄 알았어
산 밑에 야영하는 캐러반들이 피운 모닥불들과
밤하늘에 별이 구분이 안가니까 하늘에도 별이있고
땅에도 별이 있는거같은 착각이 드는거야
거기서 갑자기 목이 메이고 울음이 터져나오더라
새까만 밤하늘 한가운데 내가 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아픈 어머니도 갑자기 어려워진 집안도 정해지지않은 미래의 불안감, 잘해야한다는 부담감 그 어느것도 보이지 않으니 자유롭다는 생각에 그자리에 앉아 실연당한 스무살 기집애마냥 엉엉울었다.
그 뒤로 묘하게 기분이 상쾌해져서 어떻게든 취업에 성공했다는 그런 훈훈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