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기가 약한건지 어렸을 적 부터 귀신을 많이 봤었고 그 존재 또한 믿고 있습니다.
안믿으시는 분은 안믿으셔도 상관 없습니다.
헛것이라도 제 눈으로 목격하였고, 소리 또한 들었으며, 무속인에게도 수차례 경고를 받았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경험 중 유독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경험을 쓰겠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 전 기나긴 겨울 방학 때였습니다 방학동안 딱히 할일도 없고하여, 시골에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저의 시골댁은 전라남도 고흥군 동강면에 위치하고 있는 시골 마을입니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다가 담배가 피고 싶어(몰래 피고 있었음), 두툼한 외투를 뒤졌으나 담배를 다 피고 없는 상태라 담배를 사러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시골댁에서 무언가를 사려하면 경운기나, 오토바이, 자전거를 타고 20여분 시내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저는 자전거를 꺼내고 장갑, 목도리로 무장한채 출발 하였습니다.
니코틴 금단 현상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고 하여 무지 밟은듯 합니다.
그 겨울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슈퍼에 도착하여 담배 두 갑과 콜라 한 캔을 산 후 자전거 앞에서 콜라를 벌컥 벌컥 들이켰죠. 갈증이 심하게 났던지라....그때까지만 해도 앞으로 무슨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체로 말이죠.
목도 축였겠다 부족한 니코틴을 보충해주고 다시 시골댁으로 출발 하였습니다.
왔던 때보다 여유 있게 노래도 흥얼 거리며 갔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제가 다녔던 길에는 가로등이 없었습니다.
대신 손전등을 든 채 자전거를 탔었죠. (자전거가 후져서 자전거에 전등이 없었음)
천천히 가면서 손전등을 이리 저리 비추며 가는데 겨울 바람이 매섭게 불었을때 전방 100여미터 안된 곳에서 하얀 무언가가 바닥에 뒹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바람에 날리는 비료 푸대인 줄 알고 다시 이리저리 손전등을 놀리며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앞을 비추던 저는 무언가를 보고 저도 모르게 제자리에서 서며 손전등을 꺼버렸습니다.
제가 순간적으로 봤던 그 물체는, 바람에 날리는 비료푸대인 줄 알았던 하얀물체는 바로 흰옷을 입은 여가가 길바닥을 천천히 기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손전등이 꺼지자, 앞은 정말 아무것도 안보였고 저는 그자리에서 얼어붙은채 땀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가운데 바람만 불고 있었고 저는 혹시나 그 여자가 제게로 다가오지 않을까 겁이 났었습니다.
심장소리가 제 귓가까지 전해지고 맥박이 귀뒤를 심하게 때렸고 그 소리에 그 여자가 저의 존재를 인지할까 정말 두려웠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지도 모르는 시간이 흘러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저의 심장과 맥박도 안정을 되찾았고, 긴장이 풀려 힘이 빠진채 저는 조심스레 손전등을 켰습니다.
정말 전원 On 스위치 누르는게 그렇게 힘이 들줄은 몰랐습니다.
다행히 밝아진 시야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열심히 페달을 밟고 무사히 도착했지요.
지금도 과연 그 여자가 미친 여자 인지, 아니면 귀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매서운 겨울 바람과 딱딱하고 차가운(눈이 녹아 길이 울퉁불퉁한 상태서 얼어붙은) 모서리가 많은 길바닥을 옷 한벌만 입고 기어가는게 정상인지...얼굴은 못봤습니다
그 여자는 길을 횡단하여 기어가고 있었고 저는 그 모습을 인지하는 순간 손전등을 꺼서 얼굴은 못봤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뒷덜미에 머리카락이 찌릿 찌릿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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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 존나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