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줄 사람들이 남아있을까.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분명 나를 찾는 사람들은 생기겠지만.
만약에, 만약에 내가 가면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내비친다면 그 사람들이 과연 내 곁에 남아있어줄까.
지친다. 힘들고 아프다.
최근들어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기억력이 무서운 속도로 나빠지고있다.
어제 먹은 음식이 기억나지 않는것은 물론이고,
계속 생각하던 중요한 일들도 한순간에 잊어버린다.
심지어 방금 내가 직접 한 일을 까먹고 반복하기도 한다.
무섭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다.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옆에 서있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 난, 누구한테도 화를 낸 적이 없었고
누구나에게 함부로 나의 우울함을 건넨 적도 없었다.
억지로 웃었다.
남들이 듣기에는 내가 즐거워서 웃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지금까지 그냥 분위기를 맞추거나, 나에게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였다.
애초에 게임을 시작한 것도 창작욕구와 사람에 대한 애정때문이었고 나는 그러한 것들을 얻기위해 노력했다.
지금에 와서는 무슨 노력을 했냐고 묻는다면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그냥 나는.... 잘 모르겠다
누구한테도 털어놓을 수가 없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주는 사람들한테는 정말로 미안하고, 또 미안하지만, 별일이 아니다.
별일 아니라고 말했지만 힘들다. 사실 지금 당장 죽고싶다.
내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걸 수도 있다.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하니까,
나같은걸 찾아와준다는 것 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끼니까,
적어도, 오늘 이후로 누군가는 내 곁에 남아있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