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풍 신(新) 월드가 그 날 열렸다.
한기가 무서운 겨울날, 벚꽃이 휘날리던 그 곳에.
하이얀 이름표를 달고 고개를 흔드는 네 모습이 마치 태동을 하는 것 같았지.
일본풍 신(新) 월드에서 너에게 물었다.
이 게임 처음 하느냐고, 아바타가 로봇이라고,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고.
어여쁜 목소리로 사람이 많아보여 왔다는 말에 나는 이미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일본풍 신사 월드에서 친구도 없이 C모씨 미코 아바타를 하고 앉아있는 너를 본 어느날.
그러고 있지만 말고 먼저 말을 걸면 친구가 많아진다고, 목소리 귀여워서 인싸 될거라고.
주저하던 너 대신 남한테 대신 말을 걸어서 친구를 만들어줬던 날.
억지로 텐션 짜내서 한번도 말 먼저 걸어본 적 없던 내가, 얼굴이 새빨개졌던 걸 너는 몰랐지.
C모씨 미코 아바타를 자주 하던 네가 들어왔는지 궁금해 게임 속에서 몇번이나 소셜을 눌렀던지.
다른 사람이 한 그 아바타에 넌줄 알고 화들짝 놀라 닉네임을 몇번이나 확인했던지.
그러던 내가 어느날 두려워 네가 게임에 익숙해지면 떠날거란 그 말은 진심이 아니었어.
지금도 그 C모씨 미코 아바타를 보면 네가 생각이 나서,
정말 가끔 인사하러오는 너를 보며 웃곤 한다.
차면 기울고 빠지는게, 달 뿐만이 아니라 사랑도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