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Chat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일반 우리집에 같이사는 친구들 이야기
글쓴이
거미군주
추천
0
댓글
3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206250
  • 2019-06-23 10:54:29
							

때는 작년 봄이였다

아직 춥고 쌀쌀해서 움츠리는 날이였다
대학시험에서 떨어져 정신이 나가떨어져있는 나는
집에 있었고
친구들은 대학에 가게되었다

나혼자였다
오래된 집
옥상에 있는 빨래를 걷으려고 가는 길이였다
빨래를 걷으려고 가는데 익숙치 않은 것들이 보였다

벌이였다 작고 털이 난 것들이였고 아직 추워서 그런지 몇마리만이 들낙날락 거릴 뿐, 별로 보이진 않았지만 쏘일까봐 무서워 조심스레 지나갔다

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나를 피해서 자신들의 갈길을 갈 뿐이였다

그러고 그 해 여름
벌들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옥상에 핀 꽃 몇 개에 붙어서 있다가 가길반복하고 근처에 있는 산 방향으로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가만생각해보니 그 곳은 햇볕이 잘드는 곳이였다
위에 처마가 있어 비도 잘맞지 않는 곳이고, 공간도 좋으니
적합한 곳이였겠지

그 당시 나는 조선에서 일하면서 피폐해지고 있었다
자신보다 최소 배로 나이가 많고 대화가 잘 되지않는 중년이 대부분이였다

겉으로는 웃어넘겼지만 무언가 계속 무너지고있었다
부모님은 싫었고 무언가를 원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뜨거운 여름이 왔다
그 당시 나는 어깨와 팔 부상과 함께 집에 질려버려서 일에서 나가고
부산으로 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옥상에 있는 풀들에게 물을 주러가는 길
벌들은 뜨거운 날씨때문인지
상당히 움직임이 더딘 개체도 있었고
이미 죽어서 밖에 나뒹구는 개체도 있었다
시체들위로 발을 옮기며 지나가면서 벌들은 나를 피해갔다
이따금 몇마리가 부딫히긴 했지만
걱정과 달리 그냥 갈길을 갈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그러고 몇 개월간 나는 부산에서 자취를 했고
마땅한 일을 못구하고 돈만 축내다
결국 다시 늦은 가을
돌아오게 되었다

자괴감에 빠져서 여러 일들과 겹쳐
자기혐오에 이르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학에 넣었었다
면접 때 했던 말들이 계속 맴돌아서 거슬린다

옥상에 물주러 가는 길
이제 겨울이 다와가서 그런지
벌들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안에 있나해서 볼려고했지만
어둡고 깊어서 보이지 않았다
다만 내 밑에 쌓인 벌들의 시체로
이번 해는 힘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고 겨울동안 나는 어느 지잡대에 붙고
들어갈 준비를 했다
타지역이였기 때문에 나는 기숙사에 지원했고 붙게되었다
그래서 짐을싸 3월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친구의 도움으로
짐을 옮기고 기숙사에 살게 되었다

그 뒤로 몇 달동안
나는 집에 잘 가지 않았다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 때문이였을까 기숙사가 마음이 편하고
오히려 잠을 더 잘자는거 같았다

처음에는 내가 한 살 더 나이가 많아서 어색할거라 생각했지만
곧 다들 나를 받아줬고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도록했다

몇 달뒤 나는 집에 한 번 들르게 되었다
봄이 다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려고 하는 계절
모두가 반팔을 입기 시작하고 햇볕이 강렬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 가끔 쌀쌀해지는 그런 날

나는 집에 돌아가서 인사를 하고 하루만 자고 가기로 했다
집에서 뭘하리 게임좀하다가 옥상에 가보았다
벌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기억 저편에서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시체들은 아직 나뒹굴어 남아있었지만
벌들은 남아있었다 왠지모를 친근감이 들어 몇 분간 쳐다봤다
나를 신경쓰지도 않고 수많은 벌들이 갈길을 갈뿐이였다

그러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익숙치 않고 서툰 학교생활이 지나고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수많은 짐들이 쌓여있는 박스들을 치우고 정리하고
잠들었다

그러고 다음날
나는 옥상에 널린 이불을 가지러 가기 위해 다시 옥상을 향했다
벌들이 있었다
시체는 늘어나 바닥에 가득있었고
예전에 비해서 상당히 줄어든게 보였다 뭔가 안타까운 감정을 느꼈다
몇 마리씩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서 날아갔고
나는 그걸 쳐다만 볼 뿐이다

이불을 들고 내려오는 길
나는 시체들 속에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몇마리가 죽기전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꿈틀대며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지만
곧 머지않아 죽을 것만 같았다
옆에 쌓인 수많은 시체들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말 못 할 뭔가를 느껴서
계속 쳐다보았다

옆에 있는 시체들은 이미 말라서 바스라지고 알아보기 힘들게 되었지만
아직 몸의 털과 윤기가 남아있는 벌이 바둥대는 걸 보니
가엽다는 생각이 들정도 였다

그 다음날 그 벌은 이미 식어있었고
그 옆에 다른 벌이 꿈틀대고 있었을 뿐이다


- dc official App
yooo 닉에 맞춰 거미 이야기를 하자 222.147 2019.06.23 10:57:39
면요리좋아함 브갤문학 2019.06.23 10:59:12
거미군주 어렸을 때 거미에서 주황색 피나오는거 보고 무서워했는게 그건 죽으면서 나온 내장이였을 뿐이였고 무해했음 이따금 나이가 들고 작은 새끼거미들이 보이면 밖으로 던져주면거 잘살길 빌었지 - dc App 2019.06.23 10:59:19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295410 일반 난 이 겜하면서 아직도 이해 안가는게 있음 11 면요리좋아함 2019-10-20 0
295409 일반 글카왔다 12 레레땅 2019-10-20 4
295408 일반 오늘 기분이 좋아. 11 어깨쩌는텔라 2019-10-20 0
295407 일반 밑에 글 대충 번역 9 악메 2019-10-20 1
295406 일반 꺼9커여운 햄냥이 8 tntnt 2019-10-20 0
295405 일반 내가 여자에 아무리 고파도 그맛은 안만날듯 2 ㅇㅇ 175.223 2019-10-20 1
295404 일반 라무내는 좀 3 SEGAMI 2019-10-20 0
295403 일반 그동안 작업했던거 다날라감...;; 13 정말모르겠다 2019-10-20 0
295402 일반 힘차고 좋은 하루! 5 어깨형님텔라 14.42 2019-10-20 0
295401 일반 일단 이새끼들은 무조건 트짹비틱혼종임 3 ㅇㅇ 175.223 2019-10-20 1
295400 일반 4 꿀뚤 2019-10-20 0
295399 일반 아자타가 아니라 사용자 문제야 SEGAMI 2019-10-20 0
295398 일반 일본친구랑 미국친구랑 영상방 갔는데 4 ㅇㅇ 39.7 2019-10-20 2
295397 일반 념글 저거 컨셉이지? 1 면요리좋아함 2019-10-20 0
295396 일반 브붕쿤! 1 아저게안맞네 2019-10-20 0
295395 일반 슬슬 저녁도 먹자 6 YUNI__ 2019-10-20 0
295394 강좌/정보 [강좌#37] 블렌더에서 모델 의상 변경하기 6 5upporter 2019-10-20 12
295393 일반 좆비비는것도 씨발 이쁜게찍든지 씨발 7 ㅇㅇ 175.223 2019-10-20 3
295392 일반 공부하면 몸에서 열이남 6 꿀뚤 2019-10-20 0
295391 일반 유니티 질문좀 하나. 2019-10-20 0
295390 일반 브이켓툴즈 이제 어서 다운받음? ㅇㅇ 175.196 2019-10-20 0
295389 일반 형들 자꾸 업로드 할때 이 오류 뜨면서 팅기는데 방법 알아?? 2 정말모르겠다 2019-10-20 0
295388 일반 블랜더 좀 만질 줄 아는 사람? 1 ㅇㅇ 223.28 2019-10-20 0
295387 일반 또 누가 좃목했어 4 고인물이아닌1달차뉴비 2019-10-20 0
295386 일반 요즘 VR비싼걸로 바쁜 브붕이없음? ㅇㅇ 223.39 2019-10-20 0
295385 일반 아바타 업로드 하는데 막힘 2 ㅇㅇ 175.196 2019-10-20 0
295384 일반 퍼지 욕먹고 있었어?? 12 츄르 2019-10-20 0
295383 일반 요즘 저댄2시간 빗세 1시간 기본으로 하니 몸이 쑤심... 4 정말모르겠다 2019-10-20 0
295382 일반 근데 그리 ㅈ목이 하고싶누? ㅇㅇ 124.51 2019-10-20 0
295381 일반 벌써 일요일이야 5 Bop 2019-10-20 0
295380 일반 오늘밤에할것 4 시라비 2019-10-20 0
295379 일반 아바타 파는 사이트 좀 2 ㅇㅇ 183.107 2019-10-20 0
295378 일반 노무현단 상시 모집중 ㅇㅇ 125.129 2019-10-20 6
295377 일반 한발빼.. 6 츄르 2019-10-20 0
295376 일반 진라면 순한맛 vs 매운맛 9 ppp 2019-10-20 0
295375 일반 아 한발빼고싶네 갑자기 1 ㅇㅇ 175.223 2019-10-20 0
295374 일반 한발빼고 공부하면 집중이 잘된다는게 사실일까? 7 꿀뚤 2019-10-20 0
295373 일반 조금은 나를 10 YUNI__ 2019-10-20 2
295372 일반 트래커 허리는 옆구리가 덜튀더라 님들은 트래커 발 위치 어디에해요 2 오큘러스교 2019-10-20 0
295371 일반 그냥 이대로 쓸까 7 SEGAMI 2019-10-20 0
념글 삭제글 갤러리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