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에 앞서서,
작성자는 과몰입을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지어낸 이야기임을 밝힙니다. 치킨 먹고 싶어서 소설 썼어요.
-----------------------------------------------------------------------------
1. 첫만남
어느 어두운 여름 저녁 무렵, VR기기를 설치하게 되었다. 나는 컴퓨터를 바라봤다. VR Chat을 다운로드 중인 컴퓨터는 내가 보기에도 어색해 보였다. 이런 게임을 할 거라곤 생각지도 않았었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이 곳에 있고, 직접 입을 수 있단 말을 듣고 너무 성급한 결정을 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게임에 접속하자 자그마한 방이 나를 반겨주었다. 처음엔 친구가 말해준 대로 그 캐릭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바로 입어봤다. 생각보다 괜찮았고, 신기했다. 한 가지 신경 쓰였던 점은 여자 캐릭터가 남자 목소리를 내면 이상하지 않을까였다. 그래서 일단은 내 목소리를 끄고 다른 사람들이 있을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한글로 적힌 곳이 있었다. 화본역이었다.
온통 초록빛인 로딩창을 지나자 밝은 노랫소리와 함께 눈 내린 기차역이 보였다. 배경은 밤이라 어두컴컴했지만 기차역만큼은 모닥불처럼 따뜻하게 빛났다. 잠시간 나는 그것을 바라보고 문 앞에 다가갔다. 처음에는 이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할 지 고민했는데 다른 사람이 그냥 지나가는 것을 보고 조금 웃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대부분 벽을 보고 있었는데, 이 때는 거울 키는 법을 몰라서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 중에는 유치원에 가야 할 것 같은 작고 귀여운 캐릭터도 있었고, 거뭇한 피부를 가진 수영복 차림의 남자 캐릭터도 있었다. 나는 차마 대화에 끼진 못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여자 캐릭터로 남자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아직 거부감이 있었고, 역시 나란히 일렬로 서서 벽을 마주한 채로 이야기 하는 건 이상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둘러보려고 밖으로 나왔다. 소복이 쌓인 눈들은 뽀드득 소리를 내진 않았지만 예쁜 느낌이 들었고, 달리는 기차 위로 반짝거리는 밤하늘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모닥불을 피우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나도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지금 당신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검은색 양 갈래 머리는 밤하늘을 머리에 쓰고 있는 것 같았고 바알간 눈동자는 석류를 빼다 넣은 것 같았다. 그곳에 서서 이야기를 듣자 당신은 나를 발견하고 앞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반가워요.”
당신은 나에게 말을 건네주었고, 아직 말하기 어색한 나였지만 인사를 듣고 모른척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나도 말문을 열었다.
“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그것이 당신과 나의 첫만남이었다.
2.
그런데 적기 귀찮아서 일단 여기까지만 적을레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