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6월 초에 vrc 시작한 뉴비야!
화본역에서 사람들이 vrc 갤러리가 있으니까 궁금한 게 있으면 거기 들어가서 글 올려 보라고 하시더라구 그래서 가끔 염탐 좀 하다가 지금 내가 처한 상황 때문에 조언 좀 구할 겸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 ㅠㅠ
지금 내 상황을 설명하자면,
vrc 시작한 바로 당일 날 어느 한 월드에서 누군가를 한 명 만났어 그 사람을 A라고 칭할게!
A는 파란색 등급에 vr 유저였고 마이크를 쓰지 않았어 그래서 나도 막 나 혼자 마이크 키고 말하는 게 어색하고 민망해서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손가락으로 뭘 자꾸 적는 거야 근데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보였어서 이모지로 물음표 보냈더니 프레젠테이션 룸 월드 포탈을 열더라구
거기서 A가 플레이 한 지 몇 시간 됐냐, 한국인이냐 이런 질문들을 적길래 나도 답하려고 열심히 적고 답한 거 본 A도 다시 또 적고 그러다가 아무래도 답답했나 봐 ㅋㅋㅋ 갑자기 마이크를 킨 거야
지인짜 깜짝 놀랐어 마이크 소리가 큰 것도 있었지만 목소리가 되게 좋았거든 ㅠㅠ 아무튼 마이크 키고 나서 기본 설정부터 데스건 등등 여러 가지들 설명해 줬고, 친구 등록두 해서 월드도 같이 돌아다녔어
당일 날은 내가 계속 마이크를 안 켰었는데 다음 날에도 나한테 찾아오니까 오늘은 말해야겠다! 하고 마이크를 켰는데 A가 막 당황했는지 멀리 가더니 다시 와서 목소리 되게 좋으시다고 말해 주는 거야 좀 오글거리지 ㅋㅋㅋ ㅎㅎ
여하튼 서로 마이크 키면서 대화하는데 목소리 적응이 안 된다면서 나 보고 자기가 우려했던 친구 사귀기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해 줬었어 ㅋㅋㅋ 막 친구 많이 사귀어도 자기 까먹지 말라고 종종 찾아와 달라면서 삭제만 하지 말아 줬음 좋겠다 이런 말들 하길래 내가 어떻게 까먹겠냐고 삭제할 일도 없을 테니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거든 그랬더니 고맙다면서 내 아바타 쓰담해 주구 뭐 며칠 동안 계속 붙어있으면서 여러 얘기들 했었는데 A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고 그러더라구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야 아마 A 입장에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얘기했으니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했겠지만 나도 호감을 느낀 상태였으니까 설렜었어 ㅠㅠㅠㅠ 내가 생각했을 때 분위기가 넘 달달해서 나도 막 조금씩 들이대려고 하는데 태도가 변한 거야 이제 자기랑만 있지 말고 친구 좀 사귀는 게 어떻겠냐고 그러길래 나는 친구는 언제라도 사귈 수 있는 거고 너랑 있는 시간이 좋고 집중하고 싶다 이러니까 혼잣말로 약간 한숨 쉬면서 이 사람 어떡하지, 왜 하필 온라인... 이런 식으로 말하고서는 아바타 좀 둘러 보러 가겠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혼자 고민했어 A가 분명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날 대하는 거 보면 아무래도 온라인이다 보니까 감정을 접은 건가? 아니면 온라인 상에서 사귀는 건 좀 달갑지 않아 하시는 건가? 등등... 그러다가 A가 다시 나한테 와서 자기가 생각해 봤는데 네가 아무래도 나 때문에 친구도 못 사귀는 것 같다, 친구를 끊는 게 맞는 것 같다 붙잡아 둬서 미안하다 이러면서 친구 삭제하고 가버렸어 진짜 이렇게 쉽게 연이 끊기는 건가 하면서 멍때리다가 게임 껐어 ㅋㅋㅋ 그래도 내가 A한테 호감이 있었다 보니까 소셜에서 몇 번 검색해 보고 그랬었는데 닉네임을 바꿨더라구
그래서 아 이제 미련 버리구 새로운 친구나 사귀자 ㅠㅠ 라는 마음으로 화본역에 갔는데 A가 들어온 거야 자기 친구랑 ㅠㅠㅠㅠ 그래서 바로 잠수 타는 척 하고... 둘이서 얘기하는 거 듣다가 시간도 늦었고 해서 그냥 끄려고 esc 누르는데 A한테서 친추 와 있더라고
받을까 말까 하다가 나한테 뭐 할 말이 남았나 싶어서 오늘 받았는데 서로 온라인이어도 리퀘스트나 인바이트 그런 거 하나도 안 오더라구
이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임 될까...? 내가 고민했던 것처럼 A는 온라인에서 누군갈 만나는 게 좀 그래서 혼자 마음 정리한 걸까? 모르겠다 정말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