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떠올리면서 적는 글이라 길고, 좀 이상할 수 있음.
다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됨. 아래에 요약해줄게.
-
내가 브알챗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친구가 별로 없어서 혼자 Sleep room이라는 조용한 월드에서
오는 사람들 얼굴 그려주면서 지냈음. 그런데 어느날 작은 미쿠 아바타가 왔길래 얼굴 그려주니까 어눌한 영어 발음으로
미? 미?, 굿또 아토! 하면서 좋아하길래 나도 기분이 좋았음. 목소리는 좀 하이톤의 여자였음. 언어는 일본어. VR 사용 유저.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친구가 별로 없던 시기였기에 친근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너무 고마웠고, 내가 먼저 친구신청을 보내서 친구가 됐음.
당시 나는 묵언충+차렷충이었기에 고개 끄덕이거나 펜으로 적는 정도의 작은 의사소통만을 했지만, 나는 그 일본인 친구한테 적지 않은 친근감을 가지게 됐음.
그 일본인 친구의 리액션이 컸던 게 한몫 했을 것이라 생각함.
이후 나도 그렇고 그 일본인 친구도 그렇도 거의 매일 접속하니까 자주 만나서 인사하고, 여기저기 월드 구경도 하고 그랬음.
겸사겸사 트위터 어카운트도 교환했고, 시간이 좀 지났을 때.....
내가 마이크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불꽃놀이 맵에서 한국인들이랑 이런저런 얘기 하고 있을 때, 누가 내 친구 왔다길래
가보니까 그 일본인 친구인 거임. 그래서 반가움에 인사하려고 하니까, 그 일본인 친구가 오늘은 VR 안 쓰고 다른 데스크톱으로 왔다고 말하는데.
그 일본인 친구 목소리가 평소랑 다르게 하이톤의 남자인 거야. 그래서 나는 좀 당황했지. 그러다가 음성변조라는 키워드를 생각해냄으로써 상황 파악을 끝냈고.
상황 파악을 끝냈어도, 목소리에 대해 뭔가 묻기도 뭐하고 그냥 나는 굳이 의식 안 하고 할 말하고 있었는데.
가끔 보였던 그 일본인 친구의 친구(일본인)가 옆으로 오는 거임.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오늘은 음성변조 안 해도 괜찮은 거야? 라고 하면서,
내 일본인 친구는 방금 깨달은 듯 아! 라고 하면서 사라지더라. 이후 한국인들이랑 다시 얘기하는데 그 일본인 친구가 다시 오는거야.
그런데 여자 목소리로 바뀌어있더라. 그래도 나는 딱히 별말 안하고 예전처럼 지냈음. 같이 점프맵을 하러 간다는 둥.
그러다가 내가 아바타 업로드하고 싶어서 스팀 계정에서 VR챗 계정으로 바꾸면서 친구 신청을 다시 해야 했는데, 기회가 없었음.
가끔 스팀 계정으로 들어가서 들어와있을 때 말해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시간이 흘렀는데. 얼마 전에 그 일본인 친구 트위터 들어가 보니까
계정을 폭파했는지, 사용자를 찾을 수 없다고 하더라. 내 추측으론 넷카마짓 걸려서 지운 거라 생각하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여튼 그 일본인 친구를 찾을 방법은 아마도 예전 스팀 계정에 등록되어있는 계정일텐데. 그 계정을 쓸지도 의문이고...
-
확실히 말해두겠는데, 나는 상대방이 넷카마짓을 하던 그 반대의 짓을 하던 그것으로 그 상대를 일반화하지 않음.
갑자기 어제 욕 오지게 먹은 미국녀 차단할 썰 푼 놈이 생각나네.
여튼 나는 그 사람 자체가 좋아서 친구가 되고, 지금까지 이런저런 추억을 쌓아가면서 시간을 보낸 것이지. 여자라서, 남자라서 친구가 된 게 아님.
내가 당황했던 이유도 여자라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 남자였다는 것 자체로 충격을 받아 당황한 거임. 그 반대로 남자가 사실 여자였다고 해도 같았겠지.
상대가 음성변조를 쓴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목소리에 기계음이 있었던 거 같긴 함.
다시 말하지만 상대가 사실 여자든 남자든 내겐 큰 의미가 없어. 그 사람과 함께 보내온 추억과 시간은 내게 무척이나 소중하고, 내가 알던 상대의 성별이 바뀜으로써
그 추억과 시간들이 바뀌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야.
나는 지금 그 일본인 친구를 그리워 하며, 다시 만나길 바라고 있어. 소중한 친구니까.
여기까지가 긴 글이고, 말이 좀 이상해도 대충 이해해줘.
-
요약
1. 여자 일본인 친구 사귐.
2. 사실 남자임.
3. 소세지가 좀 짭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