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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내 과몰입 이야기 보고 가라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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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178936
  • 2019-05-24 13:25:58
  • 1.247
 









하여간 하고 많은 과몰입 이야기들을 스쳐 지나가며 보다 보면
뭐 저런 일이 다 있나 싶은 생각을 누구나 해 봤을 거야.

저런 걸 왜 하나. 저러고 싶을까 하며 비웃다가도 

누군가는 혹시 나도..? 하고 생각하거나.
막연한 호기심으로 해 보고 싶다거나.
아니면 사무치는 외로움에 누구라도 좋으니 날 좋아해 줬으면 한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겠지.


나 같은 경우에는 두번째였다. 

남자끼리 게임에서 왜 그러고 사냐~
하는 마인드를 기저에 깔고 있지만

서로 좋다고 그렇게 매일 함께하며 온갖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착 붙어 있는 모습이 아무렴 어떻든 부러웠다.

그게 남남이든 남여든 여여든 성별을 떠나서
서로가 서로에게 열중하는 그 모습을 옆에서 볼 때 마다, 저 관계는 어떤 느낌일까 호기심으로라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품으면서도,
그저 사람들과 떠들며 노는게 즐거워서 매일 이 게임을 플레이 했었다.

누구나 외로움은 가슴에 품고 살잖아. 그렇다고 그게 약으로 완화가 되냐?
매일같이 누군가를 만나 실없이 떠들어야 잊고 살지 그런걸.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가볍게 그저 게임으로 즐기던 사람들이 질려 하며 하나 둘 떠나고

혼자 남게 되다시피 한 나는 
여러 그룹을 방랑하며 사귄 친구들과  밤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때

어느 날 누군가가 나타난 거지.

처음에는 그래, 이 사람이랑 과몰입 해야지 하고 그렇게 작정하지는 않잖아.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친구로서 알게 된 사람으로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친구이긴 한데 완전 친한 사람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지냈다.

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과 과몰입 중이었거든.
나는 가능성 조차 있다고 생각 안했고.

이 사람과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들었어.
보통 게임친구랑 사귀고 싶다고 생각 안 하잖아?


일단 말해두건데, 나는 스스로 매력적인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거든. 친구가 많은 편도 아니고.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냐. 어눌해.
분위기 파악도 그렇게 잘 하진 못해. 
기분파라서 내가 기분 나쁠때 남 기분 맞춰주는 것도 못해. 

그리고 타인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여러 사람들과 섞여서 떠드는 것도 못하거든.

그래서 항상 많아봤자 여섯명? 그 정도의 인원과 거울 보면서 가만히 앉아서
이야기 하거나
이야기를 듣기만 하거나.

마이크 끄고 쓰다듬거나 하는게 내 플레이의 한계거든.

그게 왜일까, 타인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나봐.


알고 보니 그 사람 헤어졌더라고. 나는 몰랐지. 그런 일은 떠벌리고 다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
아무튼 어지간히 지저분하게 헤어졌는지 그쪽 그룹이 공중분해 되었어.
나는 완전한 구성원이 아니었으니 서먹한 사이였던 그룹원들과 거의 남남과 다름없게 되었어.



그러던 어느 날 나한테 절대 찾아오는 법이 없던 그 사람이 놀러온거야.
나는 놀라면서도 반가워서, 그리고 어색해서 묵언인 채로 그냥 서로 쓰다듬고 놀았어.

그게 어느 날 있었던 일의 전부야.

이제부터 복잡해질지도 모르니까 '그 사람'을 A라고 하자.


그러고 한 이주일 쯤 지났나.  나는 내가 좋다고 늘 졸졸 따라다니던 '친구B'와 과몰입을 하게 되었지.
자기 좋다는 사람 싫어하기는 어려운 일이잖아?

B는 내가 좋대. 뭐가 좋냐고 의아함에 물어보면, 그런 것에 이유가 필요하냐고.
굳이 말하자면 언제나 조용히 이야기 들어주는 그 모습이, 그 들어주는 태도가 고맙대.

나는 과몰입 같은거 해 본 적이 없으니까 B의 말이 친구로서 좋다는 의미인 줄 알았어.

그래서 나도 B 좋아하지. 엄청 좋아해. 날 좋아한다면 나도 네가 좋아. 하고 그렇게
늦은 밤에 말해줬다.


그게 고백에 대한 답인 줄 알았을까.
다음 날 디스코드 그룹방에 'B와 글쓴이 서로 사귀기로 했어요. 모두 축하해주세요.'
하고 갑자기 글이 올라오더라?

아니, 뭔 소리야 대체? 당황스럽지. 정신차려보니 여러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하고.
어어- 하다보니 '유니티 전혀 만질 줄 모르시니까 제가 해드릴게요' 하며 내 아바타에 페어링 끼워주고.


기가 차면서도 웃기더라. 내가 눈치가 진짜 없나 그걸 이렇게 해석해버린 B가 이상한 건가.
옆에 안겨 있는 모습을 반사된 거울을 통해 바라보며 왼손에 끼워진 페어링을 멍청하게 바라봤지.


이제 '아니, 난 그거 친구로서 좋다는 의미였고, 네가 한 말 고백인 줄도 몰랐어. 미안.'

이라고 말하기에는 늦은 타이밍이잖아. 늦었다기엔 그럴 틈도 없었다만 아무튼.

그래서 까짓거. 옛날부터 다른 사람들, 고인물들, 그리고 갤에 올라오는 수많은 썰들을 보면서.
나도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에 
B랑 과몰입 해야지 하고 결심했어.
 


글자수 넘쳐서 글 두개로 나눔













 




















Hookire 2019.05.24 13: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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