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날짜를 기억하기는 힘들지만 아마 2주정도 지났을거야
때는 고즈넉한 별밤이 아름답고 선들선들한 바람이 부는
밤 11시 경의 화본 역.
지인들이랑 같이 이미 점거당해있고 언제나 핫 플레이스인
화본역 안에 있는 거울 말고 선로 쪽에 야외거울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러 갔어.
그날따라 야외거울도 묘하게 사람들이 많더라구, 다행히도
야외거울을 점거중인 그룹 내에도 지인이 있었어서
어렵지 않게 사이에 낄 수 있었지.
이제 도란도란 이야기꽃이나 한번 피워볼까? 하고
이미 시작되고 있던 대화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애를 쓰던
그 때였지.
전에 어떤 지인에게 들었던 기억이 있었어, 혼자 있으면 아무 일도 안 생기지만, 두 명이 같은 아바타를 끼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할카스를 소환해 버리는 금지된 주술같은
아바타가 있노라고. 그들을 조심하라고 했었지.
설마 그런 고급 아바타 테크놀로지를 그딴짓에 쓰겠어? 싶었던 나는 당시 그 지인의 말을 재미를 위해 지어낸
말로 치부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지.
허나 한 귀로 흘려들은 말은 이내 발이 달려 나의 눈 앞에
다시 돌아오는 법이라던가.
갑자기 내 시야 한가득 디씨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워 할 그 할머니와 또 다른 혐짤이 번갈아가며 소환됬어.
욕지거리를 하며 팔을 휘적여봐도 그 다크소울보다 어두운
다크 판타지 같은 크리쳐들은 내 눈에서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 더욱이 슬픈건 내 지인들은 아바타 파티클인가 애니메이션인가를 차단해둬서 그게 안보인다는 거야.
다들 님 왜그래요? 하면서 아무도 내가 보고있는 이 풍경을 같이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울분이 터질뻔 했지만
지인 중 한 명이 잠깐 차단기능을 꺼보더니
"악핫하!! 이게 뭐야 sibal!!!" 하고는 같이 눈물을 흘려줬고
뭘 꺼야하는지 몰랐던 나는 다행히도 소셜창을 켜
딱 봐도 뭔가 이상한 이름이었던 닉네임 두 명을 블락했고
더이상 그 참상은 나에게 보이지 않았지만
난 이미 그 전쟁을 4분이나 혼자 치뤄버린 것이었어.
핵전쟁을 4분이나 혼자 펼친 나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오늘은 먼저 자겠다고 말 한뒤 브얄을 벗고 자기전에
엠갤이나 봐야지 하며 들어갔는데
구미를 당기는 제목, 그리고 역시나
거기엔 그녀가 다시금 나를 반기더라.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하지만 어째선가...
나와 할머니의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