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봄, VR챗도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음악과 지저귀는 새들 소리, 안면 위에 덮여있는 거추장스러운 기계를 제외하면 그는 평화롭게 이 세계에 녹아들어 서로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었다.
차가운 바람은 언제 불어왔냐는 듯 새로운 인연에 그는 보금자리를 땀으로 적시고 있었고
짧았던, 아니 어쩌면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얼리고 간 그들의 마음 역시 자신의 새 짝을 맞을 준비를 하며 서서히 녹아가고 있었다.
여름. 시끄러운 매미소리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뜨거운 날씨처럼 월드에 남아있는 두명의 열기또한 식을 줄 모르며 타오르고 있다.
분명 봄에 보았던 그의 짝과는 다른 모습인듯 보였으나 그것과 같은 정성으로 타액을 교환한다.
이 뜨거운 여름에 새긴 서로의 깍지는 마치 믿음과 사랑의 결정인듯 쉽게 놓아질 거 같지 않아 보인다.
뜨겁게 세상을 태우던 태양은 제 풀에 지쳤는지 하늘 너머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배경은 단풍색으로 물들어간다.
벌써 두번의 계절을 겪은 그는 당연하다는 듯 세번째 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아름다운 얼굴은 분명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얼굴, 친구의 짝이었다만 태양이 지고 세상을 태우는건 자신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이 감정 뿐
죄책감을 가진들 누구 하나 바뀌지 않는 기계 속의 세계임을 깨닫고 공활한 하늘에 사랑을 새긴다.
조금씩 쌀쌀해져가던 날씨는 이내 옷깃을 올리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어 버린다.
한 해의 끝이자 시작이 될 계절, 그는 떨고있는 자신의 몸을 부드럽게 안아줄 자신의 새로운 짝을 찾아 떠난다.
모두 새로운 인연을 찾아 나선다. 설령 그 인연이 자신의 소중한 친구의 짝이 됐더라도 말이다.
공평한, 누구에게나 사랑을 주는
또는 누구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VRChat의 계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