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사고 나서 비트세이버 밖에 안했는데 하도 주변에 vr챗 이야기가 많아서 시작하게된게 약 한달전쯤이다.
딱히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었던건 아니라서 이곳 저곳 다니면서 둘러보는게 낙이었는데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아 이게 VR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vr샀을때도 크게 감명받진않았는데 이곳엔 엔피씨가 아닌 진짜 사람도 있고
월드 제작자에 따라 다르지만 막 화려하진 않아도 아마추어 특유의 투박함과 친근감이 오히려 감성을 자극하더라.
그렇게 다니다보니 이런 저런 사람들과 만나고 프렌드 등록도 하고 그렇게 일주일쯤 지냈어.
그러던중에 특이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
첫인상은 신기함.
"안녕하세요(こんにちは)"
모습을 보기도전에 특이한 목소리부터 듣게 되었어.
그러다보니 모습보단 목소리부터 알게됐고 처음엔 특이한 목소리의 사람인가 했는데
풀트래킹을 사용하고 있던 그녀는 보이스로이드인가 하는 보이스프로그램으로 대화를 하고 있었어.
주변엔 잘 없던 타입이라고 해야하나 모델자체는 부스에서파는 모델인데
개조를 이것저것해서 지금생각해보면 과한 세이더 아닌가 싶기도 한데 워낙 색배치같은게 이뻐서 과하단 생각은 안들었어
다른 사람들과 인사하고 이야기하는 그녀는 일본어를 쓰고 있지만 일본인이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특이한 컨셉으로 플레이하는 거 같더라
그냥 특이한 사람이구나하고 말았는데 몇번 만나고 이야기하다보니까 매력적인 사람이더라
사람도 잘챙기고 이야기도 잘들어주고 그렇다고해서 자기이야기 없이 듣는것만 하는게 아니라 적당히 자기 이야기도하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스탠스를 잘 유지하더라
특히나 움직임이 상당히 귀여웠는데. 그 뭐랄까 카와이이무브같은 만들어진 귀여움이 아니라
과하지않은 내츄럴한 움직임에서 나오는 귀여움 보기좋았어.
그리고 팬티가 보여지는걸 극도로 싫어했는데
"그럴 거면 아바타에 치마를 입히지마"
"치마가 이쁘니까 입힌거지 팬티를 보여줄려고 입힌게 아니에요"
라고 하더라.
그녀는 아직 초보였던 나에게 특이한 파티클이라던가 그에 관련된 기술 같은것도 알려줬어.
"A제스쳐에 온 스위치를 넣고 그 아래 B를 넣어서 사용하면 VR로 이동할때도 무의미한 애니메이션 발동을 막을 수 있어요"
그리고 뭐뭐하면 뭐가되고 어쩌고 하는데 반도 못알아듣겠더라.
그녀는 호러를 상당히 좋아했어 안타깝게도 놀라면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상당히 즐거워했어
놀라는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 사실 상당히 실망했어
"이런걸 왜 좋아하는거야"
"글쎄요? 그냥 이런 분위기를 좋아해요"
사실 내가 더 놀랐어. VR호러 장난아니더라. 두번다시 하기싫어.
"이거 들으면서 진정해요"
하면서 날 꼭 안아주는데 심장소리가 들리더라 내 심장소린줄 알았는데 아바타 가슴에 심장소리 넣어둔거 였어.
"나중에 또 와요"
...결국 또 가게될거같아.
근데 이렇게 놀다가도 밤이되면
”오빠가 있는 곳으로 가볼게여"
하고 금방 어딘가로 가버려
친오빠는 아닌거 같고 밤 시간때가 되면 언제나 그사람하고 있는거 같더라.
막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냥 친구일 뿐인데
근데 최근에 일주일정도 접속을 안하더라고
디스코드에는 계속 온라인 상태인데 대답도 없고 그 오빠라는 사람하고 있는걸까?
재밌자고 시작한 게임일건데 가슴이 너무아파서 그만둘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