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심심해서 썰 좀 풀어봄
영어권 친구랑 과몰입 했었고 그래서 거기 밤~새벽 시간대인 오후에 주로 만났었음
묵언으로 퍼블릭에서 아무나 쓰다듬으면서 혼자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영어권 친구들이 몰려와서 거울 앞에서 얘기하더라고
영어공부도 할겸 얘기 들으면서 걔네들 쓰다듬고 있었지
영어 못해서 거의 못알아 듣긴 했지만.. 그래도 시끌벅적하게 옆에 있어줘서 좋긴했음 쓰다듬는다고 피하지도 않고
그렇게 쓰다듬다가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다른 월드로 피신했는데 그때 그 영어권 친구들 중 하나가 따라왔더라구
난 뭔가 내가 아무말도 안했고 그냥 쓰다듬기만 했는데 자기 친구들 버리고 나 따라온게 뭔가 놀랍기도 고맙기도 해서 그 친구랑 같이 있었어
그러다가 얘기를 하게 됐는데 영어를 잘 못하기도 했고 묵언으로 만났으니까 말하기 좀 그래서 그 친구가 말하면 내가 바디랭귀지하는 식으로 대화했었어
말할 수 있냐는 말에 고개를 저으니까 알겠다면서 대화해줘서 묵언인 나를 받아주는 거 같은 느낌에 뭔가 좋았어
내 성별도 모르고 내가 어떤 목소리를 가졌는지도 모르는데 친하게 지내주니까 고마웠던 거 같아
그래서 더 마이크를 키기가 무서웠던 거지만
그렇게 몇 시간을 붙어있다가 가기 전에 말 한마디만 해주면 안되냐고 그래서 고민하다가 좋은 사람인거 같아서 마이크를 켰고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과몰입이 시작됐었다
그 이후로 나의 짧은 영어를 동원해서 친하게 지냈고 디코도 주고 받고 들어가면 인바이트방 파서 둘이 친하게 지냈어
서로 쓰다듬고 일상에 대해 얘기하고 분명 브이알인데 내 옆엔 아무도 없는데 누가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뭔가 따뜻했고 행복했었다
그런데 왜 내가 과몰입을 그만두게 됐냐면
역시나 그 사람과 나는 언어적인 벽이 있었고 시차문제가 있었다는 거야
나도 일이 생겨서 오후에 들어가지 못하게 됐고 그 사람도 일이 있으니까 시간이 계속 안맞더라고
대화를 길게 하고 싶어도 내가 너무 말을 못하고 못알아 들으니까 너무 미안하기도 했고..
게임 내에서 너무 못만나니까 디코로 통화도 해봤는데 통화다보니 더 말이 안통하더라고... 이거 정말 힘들더라 언어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것도 아니니까
그러다보니 뭐...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됐다는 이야기...
과몰입 하는 동안은 행복했지만 유지하는게 참 힘들더라
다음엔 하더라도 같은 언어권 사람이나 생활 패턴이 비슷한 사람이랑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