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다닌 아바타
풀트 오고나서 본계정으로 돌아다니다가 문득 이런생각이 들더라.
'내가 카와이 무브를 할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실험을 위해 새로 계정을 하나 파서(본계정으로 하기엔 쪽팔리므로) 돌아다녀보았다.
- 1일차 -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기에 그냥 고양이처럼 아바타에 달린 "냐아" 소리로 손 올려서 인사하거나 다리 한쪽을 들어 올리고 손을 쭉 뻗어서 인사하는 등의 행동만 했었어. 화본역 쪽을 먼저 다녔었는데 거기선 어그로가 안끌리길래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 판타지 슈카이 조(판타지 식당[맞나?])에 갔어.
들어가서 조금 있자 나처럼 풀트유저인 한분이 와서 인사해주길래 나도 인사해주었어. 그 유저는 풀트에 익숙한지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면서 춤추던데 나도 풀트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조금씩이지만 움직이면서 따라해보았는데 잘 안되더라.. 그분은 인싸인지 그렇게 나랑 놀다가 옆방으로 넘어갔어. 나는 그냥 멍하니 있었지.
그러다 키리토 아바타를 쓴 유저 한분이 와서 인사하시는거야. 나는 똑같이 손을 올리면서 "냐아" 라고 인사해주었지. 그러자 다가와서 쓰다듬더라. 나는 고양이 아바타 컨셉에 맞게 아바타에 들어가있는 그르렁 소리를 키고 손쪽으로 머리를 비볐지. 그러니까 엄청 좋아하더라.
그렇게 몇번의 인사를 끝내고 용기를 내서 다시 화본역으로 왔지만.. 결국 용기를 내는데 실패해서 다시 식당으로 복귀. 맵을 잘 골랐는지 아까 그 키리토 유저분이 있더라.
그분은 내가 오자마자 알아보시곤 대화를 나누고 있던 분들에게 나에대해 말해줬는데(친추는 이미 한 상태) 한 말이..
"My pet"
...? 뭐 어쨌든 난 묵언이라 뭐라 말할수가 없으니 그냥 그런셈으로 치고 고개를 끄덕여줬어. 그러자 상대방이 "oh really?" 라면서 나에 대해 묻더라. 여기서 좀 웃겼던게 내 성별을 물어봤었는데 나는 양 손을 들어올리면서 모른척 하는 표현을 썼더니 그 뒤로 나에대해 말할때 "she..? he..?" 라거나 "she or he" 라고 붙이면서 말하더라고ㅋㅋ
뭐 어찌어찌 그런식으로 대충 1일차를 마무리했어. 그냥 인사하면 나도 "냐아" 하면서 인사하고 쓰다듬어 주면 거기에 그르릉대면서 머리를 비벼준게 끝이었네.
- 2일차 -
오늘(새벽) 있었던 일이지. 그냥 평소에 화본역에 자주 들어오다 보니 본능적으로 화본역을 클릭하고 들어가더라고. 역시나 용기가 없었기에 그냥 지붕에 앉아서 사람이 많은 캠프파이어쪽을 구경하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누가 "어? 지붕위에 사람있는데?" 하면서 어그로 끌어버리더랔ㅋㅋㅋ 그렇게 4,5명 정도가 지붕위로 올라왔고 나는 귀찮았지만 이미 어그로 끌린 마당에 무시할수도 없으니 일어났어.
그렇게 어그로가 끌린 채 대화를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날 보면서 몸 조금씩 떨면서 움직이는게 귀엽다고 하더라. 난 그때서야 내가 몸을 조금씩 떨듯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어. 말해주기 전까진 의식하지 못했거든. 그냥 몸에서 자연스럽게 나왔으니까. 나는 그때 깨달았어
'아, 이게 카와이 무브구나!'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그냥 나오는 행동이라서 그 뒤론 쭉 그렇게 행동했어. 효과는 최고더라. 만났던 사람들 전부 내 행동이 귀엽다고 말해주더라고.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내 아바타랑 비슷한 아바타를 쓰시는 분을 만났어. 그분도 묵언풀트인데 카와이무브 하시는 분이더라고. 나를 보고 나서 놀란 표정을 짓는다거나 일자눈 표정을 짓는다거나 하면서 놀았어. 주위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건 어떤분이 손 위아래로 흔들고 무릎 살짝 굽혔다 피는 춤을 추는 모션을 했을때인데 나랑 비슷한 아바타 쓰시는 분이 그걸 따라하길래 나도 엉성하게나마 따라했더니 여성유저분이 "귀여워.. 나 방금 심쿵사할 뻔 했어." 라고 말하더라ㅋㅋ
어찌저찌 그때 주변에 계시던 분들이랑 쭉 놀다가 시간이 시간인지라 서로 친추받으면서 주무시러 가기 시작하시더라. 전부 나가고 나서 나도 나갈준비 하려니까 어제 만났던 키리토 유저분이 다른 아바타를 차곤 나한테 오더라고. 나는 어제처럼 손 들면서 인사해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는 거에 대해 비비는 걸로 보답해줬지. 그렇게 쓰다듬만 10분정도? 당하고 사진찍고 나왔어.
내가 사진을 별로 많이 안찍어봐서.. 너무 못찍었지만 이해해줘
(스킵한게 많긴 하지만)2일차까지의 일상을 풀어봤는데 나 글 너무 못쓴다;; 어쨌든 끝까지 봐줬다면 고맙고 앞으로도 더 커여운 유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나중에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