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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브갤문학]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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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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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vr/140822
  • 2019-03-29 07:00:33
  • 58.77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안절부절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왁자지껄한 이 공간 속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하나 둘 도태되고 결국 혼자가 된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이미 주변에는 대여섯명씩 세 그룹으로 나뉘여져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참이었다.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었는지 대화와 웃음소리가 끊이길 않아 나는 조금 인상이 찌푸러졌다.


소리가 너무 큰 탓일까, 두통이 오는 것 같은 지끈거림을 느끼곤 황급히 다른 위치로 이동한다.


멀찌기 각각 그룹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으로 오자 그제서야 통증이 가라앉았다.



한 그룹은 화려한 집단이었다.


온 몸이 번쩍거리는 옷가짐과 장신구로 오자마자 바로 눈길이 간 그룹이었다.


어울리지 않게 그 중엔 작은 도마뱀도 있었는데 주변이 너무 휘황찬란한 나머지 너무나 초라 해 보였다.


갱이라던지 데스건이란 말이 오고 갔지만 아마도 그 들만의 어떠한 놀이겠지.


서로 자주 본 듯한 느낌에 쉽사리 다가 갈 수가 없었다.


한 그룹은 위 그룹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커다란 입간판으로 한 눈에 티가 나는게 특징이었다.


YOUTUBE뭐라고 적혀있었지만 딱히 뭐 하는 사람인지 몰랐기 때문에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


가끔 들려오는 "사과했는데 왜 그러지"라는 말만 들려올 뿐이라 귀를 귀울이지도 않았다.



한 그룹은 남성들이 대부분인 그룹이었다.


다만 흰 색의 묶음머리를 한 한 명의 여성만이 그 그룹에서 유별나게 티가 났었다.


종종 "이케맨들, 다 같이"라는 말에 따라 남성들이 복창하며 이후에 서로 즐거운듯 웃으면서 잡담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저마다의 그룹들이 각기 다른 주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나는 문득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라는 문구의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스무명 남짓한 이 좁은 공간 속에 있는 사람들의 시간은 공평한 것일까.


대화를 하고 웃음꽃을 피우고 서로를 쓰다듬으며 보내는 그 들의 시간과 멀리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멀리서 바라만보고 있는 나의 시간은 과연 같은 시간이라 봐도 되는가.


같은 시간이라고 한다면 공평의 기준이 되는 점은 무엇인가, 그 1분 1초의 시간에서 느낄 수 있는 개개인의 만족도인가, 행동인가, 대화인가.


그 어떠한 기준을 대입 해 보아도 시간이 공평하다고 주장하던 모든 것들이 공평 그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다.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


나와 저 들의 시간은 다른 개념을 가지고 흐르고 있고 각기 다른 이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 관념또한 천차만별이다.


시간이 만인에게 똑같이 부여되기에 공평이라고 칭한다면 단어를 바꿔야 한다.


무엇으로 바꿔야 할까.


시간은 과연 뭘까.


그렇게 어찌 되든 상관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또 한 명의 손님이 들어온 것을 확인했다.


작고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파스텔톤의 깜찍한 겨울복장에 주머니에 찍혀있는 고양이 발자국 모양의 자수가 인상적 이었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롱부츠와 사이하이삭스, 그 끝에는 프릴이 달린 리본으로 깜찍함은 배가 된다.


익숙한 발걸음으로 한 무리 곁으로 다가가니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게 보였다.


귀여움을 어필 한 것도 아닌데 소녀의 머리 위에는 어느 새 여러 사람들의 손으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소녀는 다른 그룹에게도 발도장을 찍으며 자신의 귀여움을 뽐내기라도 하는 듯 했다.


모두가 소녀를 귀엽다며 쓰다듬어 주는게 보인다.


흩어져 있던 세 그룹이 어느 새 하나가 되어 소녀를 중심으로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어딘가 딱딱해 보였던 광경이 축제를 연상하시듯 활력과 인간미가 넘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소녀가 가는 곳에는 활기가 넘쳤다.


멍하니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 아래쪽에서 무언가 시선을 자극시키는 움직임이 보였다.


어느 새 소녀가 내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내 눈 앞에서 흔들고 싶었는 듯 까치발을 내딛으며 힙겹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살짝 무릎을 꿇자 왜 사람들이 이 소녀를 그렇게 귀여워 했는지 알 것 같다.


소녀의 행동은 하나하나 깜찍함이 묻어나왔으며 마음이 포근해지는 인상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는 이 소녀처럼 귀엽지 않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외형이다.


내가 이 소녀처럼 행동했다 한들 아까와 같은 귀여움과 쓰다듬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흔한 모습의 내가 슬그머니 끼여도 그 들은 그 들만의 대화를 이어 갈 뿐이다.


그 곳에 내가 끼여 들 공간은 없다.


내가 그 들과 공유 할 시간은 없다.


생각이 아까 전으로 되 돌아가 버린다.


굳이 수 많은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이 소녀하고만 비교 해 봐도 나와 이 소녀의 시간은 공평하지 않다.


사람들에게 귀여움을 받던 이 소녀의 시간과 멀리서 그걸 지켜보는 나의 시간이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순간 귀를 간지럽히는 무언가의 소리에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내려봤다.


소녀는 입을 열고 말하고 있었다.


누구에게? 여기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데.


주위를 둘러보며 머뭇거리자 소녀는 확신시켜주듯 나를 향해 말을 했다.


인사였다. 안녕하세요라고.


왜 나한테 인사를 하는걸까.


저기 그룹에 쉽게 녹아 들 수 있는 이 소녀라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자 소녀는 말을 할 수 없냐고 물어보았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가 아차 싶었다.


무리하게 말을 시키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것보다 더한 것을 시킬듯한 눈모양이었다.


괜찮으니까 우선은 인사만이라도 해 보라며 내 손을 끌고 어느 사람 쪽 으로 이끌고 간다.


아까 있던 세 그룹들은 어느 샌가 모두 없어지고 새로운 사람들로 역 앞이 시끌벅적하다.


소녀가 무리들로 다가오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귀여움에 빠져든 사람들은 벌써부터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안절부절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인사를 하면 모두와 친해 질 수 있어요"


소녀가 속삭인 후 나를 보며 웃는다.


소녀는 그저 평등했던 것이다.


혼자있는 사람이든 그룹이든 누구에게나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고 시간을 공유한다.


소녀는 그저 공평했을 뿐이다.


시간은 과연 뭘까.


간단하게 생각 해 보자.


추상적이지 않고 관념적이지 않고 공상적이지도 않으며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단어로.


시간은 인사다.


누구에게도 서스럼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첫 걸음.


알고 있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인사로 모든 걸 시작한다.


시간으로 우리는 그 어떤 것들을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잠겨있던 내 목소리는 형편 없었지만 무언가가 하나 열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울갤의 힘을 받아 감성적으로 시작했지만 쓰면 쓸 수록 약빨이 떨어져 급마무리함.

Mascarilla 2019.03.29 07:01:07
ㅇㅇ (감동) 121.162 2019.03.29 07:02:19
초보자아 잘쓰네 - dc App 2019.03.29 07:03:35
경기군포의이진성 문 풍 당 당 ▪Ⅺ▪ 2019.03.29 07: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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