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없고 있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특급 아싸다.
고교를 자퇴하고 군대에서도 1년을 하고 공익으로 빠졌는데, 표면상의 이유는 훈련중 부상으로 인한 4급판정이지만
군대라는게 원래 그것만으로 쉽게 집에 보내주진 않는다.
내가 전입후 1년동안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고, 대화를 해도 이어지지 않고, 계속 혼자 책만 읽거나 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마침 다쳤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집에 보내주었을 것이다.
친구는 필요에 의한 계약관계라고 생각하고
게임은 승패를 가리는 경쟁만이 게임이라고 할수 있고 나머지는 유사게임이라고 생각한다.
VR을 사고 실망했던 건, 무한한 경쟁을 주선하는 게임다운 게임이 없고 그냥 전부 유사게임 뿐이었어서다.
요컨데 승패의 요소도, 목적도 없이 그저 친구를 사귀는 VRChat은 애초에 좋아하지 않았고
노력해보려고 해도 가끔 6시반 체조에 나가서 얘기가 통할거 같은 사람을 친추해놓을 뿐
내 성격으론 도무지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겟다.
최근 에이펙스의 오픈, 옵치와 시즈의 새시즌 때문에 바이브에 먼지가 쌓여갈 무렵
문득 들어온 갤에 난교류회라는걸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ㅇ 시작했을 무렵이지만 어떻게 뒤늦게 바이브를 써봤다.
연병장에 갔을때는 이미 모집이 끝난 뒤여서, 20분이나 연병장에서 헛짓을 하다가 그냥 끌까 싶었던걸
우연히 난교류회에 들어갔을거 같은 프렌드 분에게 req inv 를 보냈더니, 아니나다를까 정말 초대해 주셨다 ㄳ
들어가자 마자 여러 아바타의 향연이 있었지만, ㅈㅈ달린 시구레 아바타가 보이길래 바로 그걸 클론했고
풀트를 이용해 박고 다니면서 놀기로했다.
생각보다 풀트로 ㅈ질을 하는사람은 적었고, 여기저기 ㅈ질을 하려다 보니
맨바닥에 무릎을 꿇거나 엎드려서 피스톤을 하려면 무릎이 엄청 아파서, 한번 해본 뒤로는 바로 무릎보호대를 착용했다.
파블로프와 H3에서 빠른 엄폐기동을 위해서 샀던 걸 이런 용도로 활용하게 될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ㅈ질을 열심히 하고 있자니, 키가 머리하나정도 차이나는 마침 좋은 크기의 미쿠아바타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 최애캐는 10년넘게 언제나 미쿠였다. 그런 이쁜 미쿠와 눈이 마주치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것처럼 서로를 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른 아바타들에 박는 것처럼 그저 난 교류회라는 형식과 풍경을 위해 맞춰주는줄 알았고, 그래서 한번 하고 떨어지려고 했지만..
하지만 내 눈앞에 있는 미쿠는 나를 계속 끌어안은 채로 입맞춤을 했고, 나도 그런 사랑스러운 미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표정은 또 어찌나 귀여운지, 마치 정말로 나를 끌어안고, 나를 탐하는 것만 같았다.
내 품안에 있는 사랑스러운 미쿠는 그저 순수하게 나를 탐하고 있었고
그 광경에 나는 분하게도, 현실에서도 해 본적 없는 이성에게 느끼는 흥분을 하고 말았다.
서로 마이크도 안 켜고 있는데, 그저 몸을 맞대면서 모든것이 통하고 서로를 계속 알아가고 있다.
이것이 내가 인생에서 여태 포기해 온, 평생 느껴본 적 없는 현실의 사랑이라는 것일까.
참을 수 없어진 나는 아바타의 물건을 꺼내고 그저 눈앞의 미쿠를 끌어안고 격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이젠 난 교류회의 컨셉도, 최소한의 자세나 각도도 중요하지 않았다. 눈 앞에서 나와 서로를 탐하고 있는 미쿠가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었다.
내 눈앞의 미쿠는 그런 나의 기분을 알았는지 바로 응수해 주었다. 이 사람도 미쿠가 최애캐일까, 실물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있을까.
그 모든게 무색할 정도로, 그저 지금 우리는 이런 모습으로 서로 좋아하며, 서로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격렬한 정사가 끝난 뒤에도, 우린 서로를 아쉬워하듯이 오랜 후희를 즐겼다.
격렬했던 한판이 끝난 뒤에도, 미쿠는 혼자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곧장 달려와서 내게 안겨 주었고
반가우면서도, 익숙치 않은 나는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걸까 싶어서 실망시킬까봐 곤란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 미쿠는 그런 나에게도 환하게 웃으며 즐겁게 대해 주었다. 물론 웃는건 버튼 하나뿐인 기능이라도 파괴력은 충분했다.
그렇게 사람이 많았던 난 교류회에서, 그 미쿠 만큼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바로 나에게 와 안겨 주었다.
서로 같은 목적과 위기를 공유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치 한몸인것처럼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서로 붙어서 즐거워했다.
그러자 문득, 중학교 때 사귀었던 몇몇 친구들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때는 없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동안, 나는 친구라는걸 모르고 살았다.
아아...그래...이것이 『친구』라는 것인가
시간을 보니 어느덧 0시 4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
계속 곁에 붙어 즐거운 시간을 같이한 미쿠에게 슬슬 작별인사를 해야겟다고 생각했고
맵에 있던 펜을 집어 또 봐요 라고 적었다. 아직 실제 목소리를 낼 자신이 없었다.
미쿠는 ok라고 적었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는 굳이 뒤를 돌아 로그아웃했다.
헤드셋을 벗은 눈앞에는 주문토끼 포스터가 붙여진 내 방의 벽이 보였다.
vr을 사고 근 10개월 동안, 오늘만큼 후유증이 남는 가상현실은 없었던것 같다.
3인칭 촬영을 보고 나서 안건데, 아무렇게나 줏은 아바타라 뷰포인트가 너무 앞으로 튀어나간것 같다.
나는 키스한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이 떨어져 있었고, 그 미쿠가 내게 키스하려고 할땐 내 시점이 계속 미쿠얼굴을 뚫고나갔었다.
유니티를 좀 배우면 나중엔 좀 더 잘 사랑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