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내가 혼자 독립해서 살고 있고 다녀온 지금 브알챗에서도 현실에서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서 브갤에라도 올려보는거야
중2때부터 부모님은 외국으로 장기출장 다니시면서 한국에는 1년에 한 두번 올까말까하고 나는 혼자서 독립해서 살게됐어
가정사가 복잡해서 부모님 중 아버지는 새아버지인데 얼굴 정말 영상통화 한번이랑 재혼할때 한번 본게 전부이고 엄마같은 경우에는 사이가 좋지 않아.
그래서 두분 외국으로 떠나실때 나 데리고 간다 했을 때도 안 간다고 했고 두분이서 지원 하나도 안해준다고 해도 나는 알아서 살겠다고 독립했음,
중학교까지는 그래도 월세를 내주셨고 고등학교 올라와서 월세를 감당해야했는데 힘들더라고.. 그래서 고등학교 들어가고 룸메를 구하게 됐다.
그렇게 구한 룸메랑 같이 투룸 월세 내면서 학교에 등교 같이하고 하교 같이하면서 살았음 거의 형제보다 더한 사이였지.
근데 겨울방학 시작할때 일이 터졌어 12월 20일쯤에 2년 가까이 같이 살던 룸메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된거야 그것도 하룻밤만에 어쩌지 걱정하다가 경찰에 실종신고 넣고 찾는거 기다리고 있었어.
안들어온지 3일이 되서야 연락이 됐는데 상하차 뛰고 집오다가 CCTV조차 없는 길목에서 퍽치기를 당했다더라 얘를 찾았을때는 모르는 골목가에 다리는 정강이 중앙부분이 부러져 있었고 피로 옷이 다 떡진상태에서 누구한테 도와달라고도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다더라, 그렇게 병원에서 다리 철심박고 수술하고 정신차리기까지가 다시 이틀이 걸렸어
근데 퍽치기 당할때 손수건 같은데다가 약품묻혀서 코에 들이마시게 하면 훅가는건 다 알지? 얘가 그 약품 때문에 후각신경이 다 죽은거야, 더 이상 냄새를 못맡는다는거지 거기다 정강이 뼈 중앙이 부러진거라 철심 박아도 지속적으로 재활 안해주면 걷는것도 힘들다고 하고 설상가상으로 패혈증까지 걸렸다더라..
룸메 정신차리고 나서 병원 면회를 갔는데 막상 나 보더니 웃으면서 '왔냐, 난 괜찮다' 라고 하는거 보니까 울음을 못참겠는거야.. 힘든건 정작 본인이 더할텐데.. 결국 그날 가서 어쩌다 그랬는지도 제대로 못 듣고 나는 울고 룸메는 달래주고 그러다 왔던 기억이 난다.
병원에 입원하고 일주일정도 지나서 정강이 뼈수술만 3번을 거치고 부모님이랑 같이 인천에서 울산으로 내려간다고 하고 떠났어.
나는 살고 있는 집에서 룸메 옷가지나 물품들이 빠져나가고 혼자 남아있으니 공허함이랑 같이 우울증도 와서 정신과 다녀오기도 했고
그 이후로도 틈틈히 룸메랑 자기 재활이랑 패혈증만 잘 치료하면 정상적으로 생활 가능하다, 패혈증 치료 잘하고 있다, 나 솔직히 누가 보면은 건강한 사람처럼 보인다, 다리 깁스 풀었다. 이런 이야기들 받으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오늘 오전 8시쯤에 룸메 어머니한테서 카톡이 왔어.. 알고보니 이번주 월요일 새벽에 룸메가 잘 치료중이라 했던 패혈증 쇼크로 더 이상 이세상 사람이 아니게된거야..
나도 요즘에 수술도 하고 입원하고 이것저것 사건사고가 많아서 힘든 상황인데 이 문자 받으니까 정말로 아무생각이 안들더라 그냥 미친듯이 서울역가서 열차 표 끊고 KTX로 울산가서 조문하고 한 6시~7시쯤에 돌아왔다. 그 후에 혼자서 방안에 틀어박혀 울다가 갤러리에라도 글 올려보는거야.. 도저히 브알챗 들가서 사람 만나기에는 입도 안 떼어지고 너무 힘들어서 프라이빗에 혼자 박혀있어.
나도 주변사람 갑자기 죽는거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 있는데 거의 가족같았던 룸메가 치료 잘받는줄 알다가 훅 죽어버리고
룸메 장례식장 찾아가서 영정사진 앞에 섰는데 눈물이 안멈추더라.. 지금도 글 쓰면서 손가락 떨리고 숨 막히고 그러는데 어쩌지를 못하겠네
정말 주옥같은 겨울방학이고 주옥같은 일들만 일어나길래 무당한테 갔었는데 가족이 모두 해외로 나가서 가족원들에게 퍼져있을 살이 다 나한테 낀거래 그렇다고 살풀이나 굿해야 되냐고 하니까 이미 답없다고 그런거는 통하지도 않을거라고.. 그런 이야기 듣고나니까 더 힘들고 가족탓하게 되고.. 솔직히 방금도 옥상 잠시 올라갔다가 왔거든
가족에게 말하기에는 거의 남같은 사이고 도와주지 않을거같고 (한국에 남은거 네탓이라면서) 그렇다고 현실 주변에는 도와달라고 부탁할 사람도 없고 VR챗 내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 들려줘서 오히려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 결국은 혼자 삭혀야하는 상황인데 쉽지가 않다. 수술하고 입원하고 금식하고 하면서 이주일만에 10kg 빠지고 돈 아낄려고 끼니도 제대로 못 먹고있는데 우울증이 다시 올까봐 걱정이야..
여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내가 필력이 구려서 너무 중구난방으로 썼는데 도저히 정리를 못하겠다.
안정제 2알 책상에 올려놓고 고민하고 있는데 힘들면 이거 먹고 버틸테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
개인적인 이야기, 힘든 이야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조금 쉬다가 블렌더 강의 2편써서 올게.. 그래 돌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