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하나만 심은 월드 너무 대충이라 뭔가 신기한거 하기 전까지는 퍼블릭 신청 안 할 생각이였는데,
내 월드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나무 하나 심은게 좋은거라는걸 깨닫고.. 잡다한거 다시 빼버리고 컨셉이나 이어봤어
세계관 설명하는 소설도 써봤으니까 읽구가
[9월]
6월에 처음 만났었지만 자주 놀지는 않았던 친구, 8월에 내가 H방 데려가는 장난을 친 이후로 자주 둘이서 놀게 되었어.
특별한걸 하지 않아도 편안해지고 서로 조인타는 것도 비슷했던 것 같아. 로그인 되어 있으면 꼭 그 아이에게 조인을 탔다.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그 사람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런 설레는 감정은 오랜만이라 매사가 행복했어.
[10월]
그런데 더 이상 둘이서만 이야기 할 수가 없게 되었어. 자주 노는 그룹이 다르고.. 그 사람이나 나나 스토커가 생기고
나 빼고 즐겁게 노는걸 보니까 질투가 나고. 또 그런 생각을 하는 나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그 사람이 봐줬으면 해서 퍼블릭 월드를 만들었어, 내가 외롭다는걸 알아줬으면 했어
[11월]
친구들이 조인을 잔뜩 타줘서 그 사람과 둘이서만 있지 못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내 친구들과 놀면서 마음이 많이 치유되었어
오프모임도 처음 가져보고 너무 즐거워서 다 이겨냈다고 생각했다. 4명은 너무 좁지 않냐고 해서 친구들과 놀려고 새로 밝은 월드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드디어 둘이서만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사실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말을 하더라.
아 그래서 질투를 한거구나. 이해도 가고 나만 과몰입하는게 아니라는 것에 안도감도 느꼈다.
좋아했었지만 이제 잊었다고 깔끔하게 고백했어. 그래놓고 우울한 월드에 자꾸 혼자 있으니까 계속 찾아와줘서 좋아하는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내가 이겨냈다고 만든 맵에서, 나와 똑같이 생긴 아바타를 만났다.
[12월]
묵언 뉴비였지만 날 계속 찾아와주고,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줘서 마음이 끌렸다. 그 사람 말고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 사람에게 했던 말과 같은 말을 나에게 해줬다. 너무 운명 같아서, 반은 그 사람을 잊으려고 교제를 시작했다.
게임은 게임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잘 안 되더라. 목소리 듣고 싶다고 울고, 기대했던 평범한 목소리라 더 기뻤다.
[1월]
교제를 시작했던 감정은 정말 장난이 맞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졌다.
회사가 너무 힘들어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기 힘들었지만, 새벽 4시에 퇴근하고 돌아와도 반겨주는 덕분에 참고 견뎠던 것 같아
[2월]
이제는 네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어. 이 세계가 서비스 종료하기 전까지라도,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