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vr 주문해놓고 입문도 못한 사람의 쓸데없는 오지랖일 수도 있습니다만..
게시판 며칠 둘러보니 우울증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여서요... 그 동시에 브알챗에서 사람 관계를 원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구요..
저는 근처에 영화관 하나 없는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근무하는 직업군인이에요. 여자는 커녕 민간인 또래를 만나기도 어려운 지역에 살고 있어요. 지금도 훈련받는 중이라 일주일 넘게 퇴근 못하고 숙영하고 있네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아야 할 이런 곳에서 의외로 우울증 환자가 많지 않습니다.
항상 할 일이 계속 생기고(하기 싫지만) 귀찮게 하지만 그 과정들을 전우들과 함께 하니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결국 제 생각에 우울증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체활동입니다. 그것이 꼭 즐거운 단체활동이 아니라도 좋아요. 그런 의미에서 사회의 직장이나 알바 환경이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왕이면 편돌이같이 혼자 카운터를 보는 일보단 대형 음식점에서 10명이서 다 같이 서빙하고 음식 만드는 등의 일이 더 좋구요.. 동아리도 정말 좋아요. 동아리란 것도 결국 뉴비가 있어야 활발해지는 것이다보니 초보라고 해서 싫어하지 않고 열심히 해주면 더욱 환영해준답니다. 저도 최근에 모 스포츠 동아리가 있어서 매주 퇴근하고 다니고 있구요. 차로 30분 거린데.. 그래도 다 같이 뛰고 오면 즐거워서 힘든 일. 스트레스 따위는 날아가버린답니다.
결국 제 생각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시면.. 만약 가까운 곳에 계셨다면 무조건 근처에 동아리를 가입하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취향이 비슷하다면 같은 동아리에 데려가면 더 좋을 것이구요. 제가 데리고 있던 아이들 중에는 정말 우울증이 심해서 마약 성분이 든 약까지 처방받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그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일도 하고 축구도 하고 얘기도 많이 하면서 약도 끊고 나아지는 모습들이 아직도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남자들이 정말 극혐하는 군대 내에서도 우울증을 극복해 나가고 호전되는 친구들도 있는데 여러분들이라고 못할까요. 아무쪼록 모두 동아리던 운동이던 어떤 일이던 열정을 쏟아부울 일을 찾아서 즐겁게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시 훈련뛰러 갑니다 하아.. 또 간간히 눈팅이나 좀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