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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번역/창작 [SS번역] 시즈카스리나시오 룸쉐어 2-2
글쓴이
오야스야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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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5977418
  • 2024-12-17 13:55:51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eries/9270460

 





2-3) 거실에 강연금 둔사람 누구야




"응?"


목욕 후. 소파에 앉아 녹화해둔 드라마라도 볼까 할 때의 일. 


내 시선 끝에 있던 것은 소파 가장자리에 놓인 큰 종이가방. 아늑한 거실에 갑자기 출현한 이물질.


아니, 갑자기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오늘은 야근으로 늦게 돌아와서 오자마자 시오코가 해준 밥을 먹고. 다 먹고 바로 목욕을 했지.


세면대에서 머리도 빗고 피부관리도 하고. 그리고 지금.


거실로 눈을 돌릴 시간은 돌아온 뒤 거의 없었다는 거지.


즉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이물질은 돌아갔을 때에는 이미 있었을지도 모른다.


뭐 그건 솔직히 아무래도 좋아. 문제점은 이 이물질, 종이봉투의 내용물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취미인 물건은 공용 공간에는 가급적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집의 규칙입니다! 주의 해 주세요!


망설임 없이 종이 봉투의 내용물을 들여다보다. 거기에 들어 있던 것은 「강철의 연금술사」전 27권. 눈썹을 찡그리다.


"잠깐만. 거실에 강연금 둔 거 누구야?"


부엌으로 얼굴을 돌려 질문을 던진다. 


레포트를 쓰고 있던 시오코,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있거나 하는 리나코, 주방에서 물을 마시려던 시즈코가 일제히 이쪽을 본다.


"나 아니야"


시즈코가 대답한다.


"저는 아닙니다"


시오코도 대답한다. 그러면.


"미안, 나"


리나코가 이어폰을 빼면서 대답한다. 뭐 대부분의 예상대로. 다들 만화는 좋아하지만, 단행본까지 모으는 타입은 이 중에서 리나코 정도지. 


랄까, 이거 리나코의 방에서 본 적이 있다. 즉, 리나코의 개인물품. 군데군데 사용감도 보이고. 질문할 필요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야, 이거 팔러 가는 거야?"


이쪽으로 걸어오는 리나코에게 질문을 던진다. 


일부러 책장에서 꺼내 종이 가방에 만화를 채웠다는 것은 어딘가에 가져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니까. 


헌책방에 내놓겠다는 게 가장 먼저 떠오른 답이었다. 그러나 리나 아이는 내 옆까지 온 뒤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카나타씨에게 빌려줄거야. 내일 만날 예정"


"아, 그렇구나"


카나타씨에게 빌려준다. 그렇군요. 그 선택지가 머리에서 빠져 있었다.


빌려준다면 운반은 필사적이다. 종이봉투에 담겨 있는 것도 납득이 간다.


"카나타씨에게 빌려주는군요"


어느새 시즈코도 옆까지 와 있었다. 그 바로 뒤에는 시오코도 와 있다. 흥미진진한가?


"응. 아직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읽고 참고하고 싶대"


"...카나타 선배가 연재하고 있는 것 일상계잖아"


"참고할 것은 대사라던가 표현 기법 같은 거 아니야?"


"아, 그렇구나"


"다음 달에 저쪽 연재 단행본 나오니까 사야지"


"이번에는 중단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왜 내일 필요한걸 여기에 두고 있어?"


"내일 잊어버리지 않도록"


「흐응」하고 건성으로 대답을 하면서 소파의 가장자리에 걸터앉는다. 거기서 종이가방 맨 위에 자리잡고 있던 한 권을 집어들었다.


"카스미쨩"


"뭐 어때, 닳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책을 펼친다. 그대로 한 권의 한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맞아, 이런 얘기였어. 이 '가져간' 장면, 정말 충격적이야.


"뭐 괜찮긴 한데 더럽히지만 말아줘. 난 방에서 몬헌 하다가 잘 게"


"네네"


리나코의 말에 더욱 어설픈 대답. 이미 이야기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한 나에게 걱정의 소리는 닿지 않는다.


"카스미씨, 난 잘거니까"


"응? 응."


"저도 레포트를 마쳤으니 이제 자야겠어요. 거실 소등 부탁드려요"


"네-"


"잘 자, 카스미짱"


"응~"


시즈코와 리나코, 시오코가 자기 방에 들어가는 것을 곁눈질로 배웅한고 다시 만화에 집중하기 시작힌다.


내일은 휴일. 다소 밤을 새워도 괜찮아. 적당한 곳까지 읽고 자자.


내일 리나 아이가 카나타 선배를 만나러 간다면 따라갈까 정도까지 생각을 하고, 완전히 이야기의 세계에 빨려들어갔다




"하암……"


"좋은아침입니다."


"우왓! 카스미씨!?"


아침 7시. 거실에 들어온 시오코가 움찔 몸을 떨었다. 좀 미안하다.


"뭐야, 왜?"


시코가 눈에 띄게 동요하고 있어서 조금 재미있다. 쉬는 날인데 내가 이렇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그렇게 이상해?


시오코가 조금씩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시오코는 거실에 만화책이 쌓여 있는 것을, 그리고 내 곁에 강철의 연금술사 최종 27권이 놓여 있는 것을 알았다.


"…설마 밤새도록"


"응, 읽었어"


시오코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걸 보고 또 웃고 만다. 아차, 아차. 심야 텐션을 질질 끌고 있다.


아니야, 강연금이 너무 재밌는게 나쁜거라구. 결국 그 이후로 읽느라 정신이 없었거든? 정신 차려보니까 날이 밝아버려서.


뭔가 에라 모르겠다 싶은 기분이 들어서, 전권 독파했다.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내용을 많이 까먹어서 신선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있었다.


도중에 멈출 수가 없었다. 졸린 눈을 비빈다던가, 그런 일 조차 없었다. 너무 열중해서 아직도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


"카스미씨, 밤샘은 정말 몸에 좋지 않아요"


"알고 있어. 하지만 시오코"


"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아"


"그거 아마 지금뿐일 거예요"


"…역시?"


"네."


"아~"


스스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더러운 소리를 내며 벌렁거리며 소파에 드러눕는다. 그대로 가라앉아가는 몸. 나 잘 것 같아.


"좋은아ㅊ......우왓"


"우왓은 뭐야 시즈코-"


이어 거실로 들어온 시즈코가 내 모습을 보고 분명하게 얼굴을 찡그린다. 


오래 알고지낸 사이 덕인지 일순간에 상황에서 파악한 시즈코는 노골적으로 큰 한숨을 내쉬며 이쪽으로 왔다.


"카스미 씨, 잠을 제대로 안 자면 피부에 안 좋아요"


"나도 알아. "


"언제까지나 젊은건 아니니까"


"시끄러워… 어? 혹시 그렇게나 위험한 상태?"


"어느정도는"


시즈코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다. 황급히 뺨을 만지자 확실히 평소보다 까칠했다.


충격. 아직 20대 초반. 젊음이 모든 것을 커버해주는 나이라고 생각했지만 안일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카린선배한테 추천하는 피부관리 좀 배워야겠다. 그래도 지금은 그거보다.


"후암-"


자야겠어


일단 자고 피부결을 리셋하고 싶어. 


마침 잠도 왔다. 한 번 몸을 뒤척인다. 


아, 큰일 났다. 소파의 부드러움에 몸이 저항할 수 없다.


"카스미씨, 잘 거라면 침대로 가세요"


"그래. 몸 상할 거야"


"에- 이미 너무 귀찮은데"


"일어나라, 3류 자식"


"……"


"……"


고개를 든다. 시즈코와 시오코가 옆을 향하고 있다. 그 시선이 교차하는 곳에 리나코의 얼굴.


"…리나코 좋은 아침"


"좋은아침"


"…3류 자식 이라고 한 것은 괜찮으니까, 침대까지 데려가줘"


"일어서서 걸어, 앞으로 가. 너에겐 훌륭한 두 다리가 있잖아"


"그거 이럴 때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니까? 랄까 해보고 싶은 말일 뿐이지?"


리나코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주방에 물이나 마시러 갔겠지.


정곡인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을 해서 만족했냐.


어쩔 수 없군,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슬금슬금 자기 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잘 자"


" " "잘 자요" " "


아침 준비를 시작하는 모두의 배웅으로 거실을 나선다. 밤을 새워버렸기 때문에 아마 일어나면 후회할거야. 그치만 지금은 성취감이 가득해. 



하가렌 재미있었고.


가끔은 이런 휴일도 좋지.




"안녕"


"안녕하세요"


거실 문을 연다. 있는건 시오코 뿐. 시즈코는 일. 리나코는 카나타 선배와 만나고 있겠지.


"커피 드릴까요?"


"카페오레"


"네"


소파에 몸을 묻는다. 잠시 후 바로 앞 테이블에 시오코 특제 카페오레가 놓여졌다.


"고마워"


"별말씀을"


시오코도 옆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나도 머그잔 들고 카페오레 후루룩 마신다. 그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석양이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저질러 버렸네……"


"하아......."


"나의 휴일……「가져가 버렸어」……………!"


"자업자득이네요"







2-4) 이젠 적당히 피망 먹어




슈퍼마켓은 조금 거북하다


"흐음...."


브로콜리가 단돈 백육십엔. 비싼건지 싼건지 모르겠어. 


같은 양의 소송채. 치바현산은 백엔이고 군마현산은 백삼십엔. 전혀 차이를 알 수 없다. 


외국산과 국산이라면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국내는 커녕 같은 관동권이고. 


흰 계란과 빨간 계란의 차이가 뭐야. 그냥 생선 한 마리랑 토막은 왜 이렇게 가격이 달라.


요약하자면 선택지가 너무 많다.


가격, 원산지, 애초에 무엇을 살지. 원래 자취를 하는 편이 아니었던 나에게 슈퍼는 미궁에 가깝다. 


덧붙여 무엇을 살지 결정하지 않고 방문하면 들어선 시점에서 갑자기 슈퍼마켓은 이상한 던전으로 변한다. 


매번 배치가 바뀌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자, 오늘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오늘 식사 당번은 나, 텐노지 리나. 


식단은 미확정. 슈퍼에서 바구니를 들고 서성거리면서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살 물건이 정해져 있지 않을 때는 누군가 따라와 주는 경우도 많지만, 오늘은 모두 집을 비우고 있어서 혼자. 


내친김에 말하면 모두의 요청은 딱히 없다. 그리고 강렬하게 먹고 싶은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점심에 인스턴트 라면 먹었으니까 저녁에는 쌀이 좋겠다 그 정도.


안 되겠다. 끝났어. 아무것도 모르겠어. 빨강이든 파랑이든 좋으니 누군가 구조대가 되어 내게 왔으면 좋겠다.


아무튼 걸으면서 생각하자.


그렇다고 요리 초보인 나에게 어려운 것을 만드는 기술은 없다.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자르고 볶는 정도의 것이다. 하지만 그래선 생각나는 게 야채볶음 정도밖에 없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채소 코너를 일단 지나가려 할 때였다.


"아."


슈퍼의 한 획. 선반에 쌓여 있는 피망을 발견했다.


한 봉지에 열 개 정도 들어 있다. 그리고 그 근처에 놓여 있던 것은 친자오로스의 소. (*고추잡채라 보면 된다)


친자오로스. 그러고 보니 최근, 라고 할까 쉐어 하우스를 시작하고 나서 먹지 않았다.


옛날에는 그럭저럭 자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바빴기 때문에 식사는 옛날부터 파는것이 많았다. 


그래도 손수 요리를 해주긴 했다. 지금 생각하면 친자오로스나 돌솥고기, 야채볶음 계열이 많았다. 부모님은 결국 바쁘시니까. 


그래도 나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정확히 말하자면 제대로 채소를 먹이고 싶어서. 머리를 굴린 결과가 그것이었으리라는 것을 지금은 알 수 있다.


제대로 효도해야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피망을 한 봉지, 그리고 친자오로스를 바구니에 담았다.


죽순을 깨끗하게 자르는 기술은 없다. 이미 잘게 썰어진 미니 팩을 찾는다. '기성품을 잘 쓰는 것도 요리 기술'이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오늘의 메뉴는 친자오로스. 그리고 쌀로 밥을 짓고 인스턴트 된장국으로 국물류를, 거기에 어제 카스미가 담그고 있던 계란장조림도 (멋대로) 내면 완벽.


던전 공략은 눈앞. 그런데 친자오로스는 무슨 고기를 사용하고 있더라.




""잘 먹겠습니다""


""자, 잘 먹겠습니다……""


넷이서 손을 모아 합창. 큰 접시에 담긴 친자오로스에 젓가락을 뻗는다. 


시오리코도 동시에. 피망, 죽순, 돼지고기 조각을 잡고 작은 접시에 담아 소량을 입으로 옮긴다. 좋아, 맛있어.


피망은 너무 가늘게 썰리지 않았고 돼지고기는 너무 많이 구워졌다. 그래도 꽤 맛있게 만들 수 있었다. 


야채는 씹히는 맛도 좋고 고기도 제대로 맛이 나 있어. 옛날에 가족끼리 먹던 맛이야. 


역시 똑같은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입안에 퍼지는 그리움은 그날과 같다.


"맛있어요 리나 씨"


"다행이다"


싱글벙글하면서 말해준 시오리코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다시 젓가락을 움직인다.


맛있다. 더 먹으려고 큰 접시에 다시 젓가락을 뻗는다. 그러면.


"야아, 맛있어 보이네 시즈코오!"


"그래 카스미씨!"


"아하하하하!"


카스미와 시즈쿠가 된장국을 들고 왠지 웃고 있다. 그 이마, 아니 얼굴 전체에는 진땀.


"카스미 씨도 시즈쿠 씨도 드세요. 맛있어요"


"아아, 응! 시즈코 먼저 먹어!"


"아니아니, 카스미상이야말로!"


질질 폭포수 같은 땀을 흘리며 카스미와 시즈쿠는 된장국을 홀짝인다. 그 장면을 보자 한숨이 흘러나온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카스미짱, 시즈쿠짱"


두 사람의 몸이 움찔하다. 갑자기 웃음소리는 멈췄고 두 사람은 인형처럼 경직됐다. 


시오리코가 고개를 갸웃한다. 일단 젓가락을 놓고 두 무릎을 깍지 끼고. 겐도 포즈.


알고 있었어. 사실 슈퍼에서 있을때부터 눈치채고 있었어. 하지만 이젠 적당히 해 주었으면 해서 무시하고 산거야.



"이젠 적당히 피망 먹어"


"싫어~!"


"피망이라고? 리나 씨, 그 피망이라고?"


"의미불명의 변명은 그만뒀으면 해"


카스미가 크게 몸을 앞으로 숙이고, 시즈쿠가 앞으로 넘어지며 의미불명의 말을 반복한다.


시오리코의 고개가 좌우로 돌아간다. 그러자 나는 또다시 한숨. 시오리코는 순수하네.


슈퍼에서 계산대에 줄을 서 있을 때 눈치챘다. 한동안 친자오로스를 먹지 않았던 것은 별로 상관 없다


문제는 쉐어하우스를 시작하고 나서 피망을 먹어본 기억이 없어.


나는 자취하는 습관이 없었다. 시즈쿠도 마찬가지. 시오리코도 본가여서 그런지 요리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쉐어 하우스를 시작한 당초 식사는 대부분 카스미짱이 담당하고 있었다. 


조금씩 가르쳐 줄테니 차차 배우면 된다고. 


덕분에 지금은 다른사람들도 식사를 담당하고 있다. 카스미에게는 매우 감사하고 있다. 그것까진 좋다.


문제는 우리가 카스미짱에게 많이 배웠기 때문에 요리 레퍼토리가 카스미가 만들 수 있는 것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카스미짱은 피망을 싫어한다. 즉 카스미짱은 피망을 사용하는 요리를 만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피망을 사용하는 메뉴를 알지 못한다. 


필연적으로 이 식탁에 피망의 자리는 없다. 그런 구조다.


계산대에 줄을 서면서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깜짝 놀랐다. 꽤 오랫동안 피망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 

식사에 무관심한 편이긴 하지만 너무 둔했다. 


설마 추억을 통해서 이런 형태로 카스미의 책략을 알아차릴 줄이야. 


아니 본인 자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카스미도 방심했을 것이다. 설마 이제 와서 식탁에 피망이 차려질 줄 알았을까?


시즈쿠도 함께 있는 것은 돌아오는 길에 깨달았다.


기억을 더듬으면 짚이는 구석은 있었다. 둘이 화로구이 집에 갔을 때 시킨 야채구이 피망은 내가 먹고 있었고.


한층 더 되돌아 보면 시즈쿠짱 집에서의 합숙. 바비큐로 준비된 피망의 수는 열두 개.


단순히 홀수는 나누기 어려워서 일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실 시즈쿠의 몫이 원래부터 줄어 있었던 거라면?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나는 꼭 친자오로스를 만들어 주겠다고 마음 먹었다. 


왜냐하면 먹고 싶고. 딱히 요청도 없었고. 피망 싫어하니까 넣지 말라는 말도 안 했고.


그렇다고 할까, 앞으로도 피망 전혀 먹을 일이 없진 않을테고. 극복하길 바라니까.


"이제 어른이잖아 둘 다"


"아니, 아니, 아니, 아니. "


"몇 살이 되어도 싫어하는 것은 싫어하는거야!"


"네, 시즈코 옳은 말씀!"


카스미와 시즈쿠가 결탁하기 시작한다. 이거 둘다 피망 싫어하는거 알게됐네. 


문득 옆을 보니 시오리코가 어안이 벙벙했다. 눈치채지 못했구나.


"두 분 모두 피망 싫어하셨군요……어떤 부분이 싫은 건가요?"


"써"


"오른쪽과 동의견"


"초등학생이에요?"


시오리코의 말이 화살이 되어 두 사람의 심장에 꽂힌다. 좋아 시오리코짱. 더 말해줘.


"특히 시즈쿠 씨는 맥주 좋아하잖아요. 그게 훨씬 더 쓸텐데요"


"맥주는 상쾌한 쓴맛인걸. 피망은 풋내나는 풀맛이 나니까"


"전력으로 농가를 적으로 돌리시네요"


시즈쿠의 열변에 카스미가 박수를 친다. 잘 말했다는 듯이. 그걸 보고 나와 시오리코는 어이가 없을 뿐이야.


"둘 다 억지가 심하네"


"시끄러! 그보다 알고 있으면 신경써줘! 피망을 빼고 만든다던가"


"요청 받은 적 없어. 거기에 피망이 들어 있지 않은 친자오로스라니, 뭐야"



갸ㅡ갸ㅡ 변명을 늘어놓는 카스미와 시즈쿠. 


저는 나쁘지 않다. 피망 못 먹는 두 사람이 나쁘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할까.


"리나 씨, 어떡하죠? 얼마나 먹을 수 있어요?"


"4분의 1이 한계"


"저도요"


시오리코짱과 서로 바라본다. 4인분의 친자오로스. 만들어 버리면 포기하고 먹어줄까 생각했지만, 이 모양이라면 어려울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나랑 시오리코짱 둘이서 나머지를 다 먹어야 해.


" "에, 그러면." "


"괜찮습니다, 무리하실 필요 없어요"


"내일 아침 점심을 먹으면 그럭저럭 먹을 수 있을까?"


"그때까지 상하진 않을까요?"


시오리코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한다. 나도 시오리코짱도 소식인 편이고, 큰 접시에 가득 찬 양을 먹으라 하면 솔직히 힘들다. 


오늘만으론 절대 무리야. 그런데 식재료를 낭비할 수는 없어. 어떻게 먹어치우지?


"피망만 우리끼리 다 먹어버리면……"


시오리코가 그러한 제안을 올린 그때


카스미와 시즈쿠가 동시에 젓가락을 움직였다. 그 끝은 큰 접시로 향해, 친자오로스를 집었다. 


돼지고기, 죽순 그리고 피망. 두 사람의 앞접시에 차례차례 친자오로스가 담겨 간다.


"두분 다..."


종지에 수북이 쌓인 친자오로스. 큰 접시를 타고 있는 것은 절반보다 조금 많은 정도의 양. 나랑 시오리꼬에서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야.


"…모처럼 리나코가 만들어 줬고"


"식재료를 낭비할 수도 없죠"


카스미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시즈쿠는 곤란한 듯이 웃으면서. 친자오로스를 입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둘 다 씁쓸한 얼굴.


"우와… 역시 싫어…"


"나는 피망을 좋아해…… 나는 피망을 정말 좋아해…"


카스미는 얼굴을 찡그리고 시즈쿠는 자기 암시까지 걸고 있다. 그것을 보니 가슴이 덜컥 아팠다.


"……왠지 미안"


두 사람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친자오로스를 만들어 버린 것에 새삼 후회했다. 


두 사람한테 무리시키고 싶었던 건 아닌데. 무심코 고개를 숙이다. 그러자.


"리나 씨"


시오리코가 내 어깨를 툭툭 친다. 그 얼굴은 피식 웃는 얼굴로.


"이런 때는 사과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 말을 듣고 두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다. 둘 다 표정은 어색한데 웃는 얼굴로.


"…고마워"


자연스럽게 말이 나왔다.


"맛있어?"


"응!"


"정말!"


"리나 씨, 없어져 버릴 거예요."


"와, 와."


시오리코와 동시에 젓가락을 뻗는다. 분명 이 친자오로스는 밤 사이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게 어쩔 수 없이 좋아서. 가족들과, 친구들. 친자오로스에 두 가지 추억이 생긴 기쁨을 피망과 함께 깨물었다.


그리고.


"시오리코상. 오늘 카스미랑 시즈쿠가 없으니까 피망니쿠즈메 만들자"


"좋네요!"


둘이 없을 때 피망을 먹는걸로 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귀여운 응애들 보면서 훈훈하게 녹이고 가세요


마티 번역 추 - dc App 2024.12.17 13:59:30
요하네타텐시스톰 뒤에건 못 봤는데 고맙다 2024.12.17 14:01:00
전속전진 카쿠시아지에 시즈코가 피망 키라이 하잖아 리나야 ㅋㅋㅋㄲ 2024.12.17 14:02:47
μ’sic 2024.12.17 14: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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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3448 일반 키미소라 드가자ㅏㅏㅏㅏㅏㅏ 天野亜真里 2024-12-22 0
5983447 일반 키미소라 각 ㄷㄷㄷ 황금꽃 2024-12-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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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3443 일반 다른 졸업생들 뒤에서 구경중 AngelSong 2024-12-22 0
5983442 일반 시잘왓다ㅏㅏㅠㅠㅠㅠ ZGMF-X20A 2024-12-22 0
5983441 일반 키미소라 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텐노지히메 2024-12-22 0
5983440 일반 잊겠냐고 돌mong 2024-12-22 0
5983439 일반 키미소라 오냐 ㅇㅇ 2024-12-22 0
5983438 일반 진짜 아 ㅠㅠㅠㅠㅠ LoveLive239 2024-12-22 0
5983437 일반 큰 거 온 다 쿠카 2024-12-22 0
5983436 일반 큰거오냐? Gerste 2024-12-22 0
5983435 일반 슬픈장면인데 시발 연출 머임 꾸까농 2024-12-22 0
5983434 일반 와 키미소라 타코파파티 2024-12-22 0
5983433 일반 누가 봐도 성불하는 거잖아ㅋㅋㅋ 호시조라당 2024-12-22 0
5983432 일반 저기는 어른이 되면 사라지나봐 관악맨 2024-12-22 0
5983431 일반 ㅠㅠㅠㅠㅠ 하이버스 2024-12-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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