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처음에 뷰잉장가서 콜넣고 즐기는 재미로 럽라에 입문했었는데 코로나에 현생이 겹치면서 조금씩 소홀해지고 있었고, 별애니 2기 말아먹고 피날레 발표 개ㅈ같이 하는 꼬라지까지 실망스러운 소식이 겹치고 겹치면서 아예 반쯤 탈덕 상태로 소식도 안 찾아보고 온라인뷰잉도 굳이 안 보고 지난 몇 년을 보냈음.
근데 그래도 17 19년의 내한을 기억하는 내가 니지 내한은 양일 예매를 박아놨었고, 닞장판 선행상영 보고 오니 그래도 죽어가던 럽뽕세포에 활기가 돌아오더라. 기대하는 마음을 안고 화정에 입장했는데... 와... 진짜... 심연이 눈 앞에 펼쳐지니까 처음에는 걍 불쾌하기만 했음. 바로 옆자리에서 안무인지 기도인지 모를 지랄발광을 하면서 눈뽕을 시전하니까 진짜 죽여버리고 싶더라.
심지어 라이브 구성이 MC는 싹다 생략때리고 전력으로 조져버리는 강행군이라 5년 더 늙어서 감기약 도핑하고 온 몸뚱아리로는 감당이 안 되기 시작함. ㅅㅂ 생각해보니 존나 억울하네 그때에 비해 내가 살을 12킬로를 빼면서 운동했는데 그때보다 지구력이 안나오는게 말이냐 슬프다
아무튼 그래서 좋은데 아쉽고 힘든 뭔가 애매한 그런 기분으로 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는데 요란부터 슬슬 시동이 돌기 시작하더니 딱 도키삐뽀가 올라오는 순간 모든 잡념이 사라짐. 힘들고 심기불편하고 그런건 모르겠고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내가 이거 콜은 넣고 죽겠다"라는 일념으로 미친듯이 조지기 시작하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지금 내 눈 앞에 5년만에 나마들이 라이브를 와 있는데 저딴 병신들한테 낭비할 감정이 없다.
거기서부터는 그냥 모든게 다 좋았음. 카난레일도 실패하고 프로젝트도 밍밍했지만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건 "우리가 이런 것도 할줄 안다"가 아니라 "바다를 건너 먼 거리에 있는 우리도 이만큼이나 러브라이브를 좋아한다"는 마음이었으니까, 세토리도 알았겠다 내일 더 열심히 하면 된다 정도 기분이었음.
그렇게 뭔가 득도한 기분으로 맞이한 2일차. 내 자리가 3구역 최전열이어서 몰랐는데 내 등 뒤로 뭔가 지랄이 펼쳐졌다고 들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빕쪽에서 발전기 상습범 한 4놈 보이는거 제외하면 어제에 비해 불쾌할 요소는 없었음. 어차피 내 눈에 안 보이면 없는 것이야.
그래서 2일차는 그냥 순수하게 좋았음. 눈 앞에서 지랄하는 울오들 보이는게 기분은 별로였지만 그 이상으로 나마를 보는게 좋았고, 우하 이지랄 하는게 들렸지만 콜 소리가 더 크면 메아리로 묻어버릴수 있다는 일념으로 더 열심히 조졌음. 어제 토키메키 콜창이 애매했던거 생각해서 난 아예 콜은 포기하고 손만 움직이면서 떼창만 뒤져라 열창함.
프로젝트고 쿠소고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와 줘서 감사하다고, 우리도 이만큼이나 러브라이브를 사랑한다고,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그런 마음만 전하고 싶었음. 전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공연장을 나오면서 "에이 별 병신같은 것들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네" 같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음. 내 피같은 30만원 ㅅㅂ 절대 안되지
운이 좋아서 양일 공원 잘 다녀오긴 했지만 내심 직감하고 있음 아마 나와 럽라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질거란걸. 나는 대학원에 입학해서 점점 바빠지고, 최애인 아쿠아는 이미 피날레를 앞두고 있고, 그 다음으로 좋아하던 니지도 연차는 아쿠아랑 큰 차이가 안 나고, 리에라나 하스는 아쿠아나 니지처럼 특별한 정을 붙일 계기가 없었음.
뷰잉은 사라지고 민도는 안 좋아지고 일생일대의 이벤트인 내한에서조차 쿠소 욕이 념글의 절반을 차지하고, 시대가 변하고 내가 변하고 그렇게 19년도 내한으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많은게 달라짐. 슬픈 일이지만 이미 일어나버린 이상 되돌릴 방법도 없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어쩌겠음.
그래도 최소한 내가 간 공연에서만큼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은 그때도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함. 모두가 그 마음에 미쳐 있던 시절로는 돌아가지 못해도, 나는 최소한 이번 내한까지는 와서 다행이다, 후회 없다 그런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음. 언젠가 그것조차 불가능해지는 날이 내가 정말 럽라를 떠나는 날이겠지만, 최소한 그게 이번 내한은 아니었으니 만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