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높음)
때는 바야흐로 뷰잉이 넘쳐 흐르던 17-18년
어느 해외 팬미팅 뷰잉날
브로마이드 정리권 타천글과 브로마이드 구매 성공의 기만글들이 뒤섞인 한바탕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물나눔글과 건전지 나눔이 주를 이루던 갤러리를 보며
남들보다 한발 앞서 뷰잉장으로 들어선다
언제나와 같은 곧 땀냄새로 절여질 꿉꿉한 영화관 냄새
영화관 로비에서부터 온갖 굿즈로 도배하고 있었기에
별다른 준비는 필요없이 앉아 기다리는 동안 점점 좌석은 채워져간다.
곧이어 접혀있는 시트를 내리고 누군가 옆자리를 채웠다
10분, 20분 시간은 흘러
뷰잉 시작 5분도 채 남지 않은 순간까지
블레이드를 꺼낼 기색도 없이 가만히 앉아
화면만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이 왔다
’뉴비구나‘
말검충을 혐오하는 나였지만
이제는 얼굴도차 기억나지 않는 고인물에게 받았던 그 은혜를
나또한 다른이에게 똑같이 베풀고자 조심히 말을 걸어본다
“저기 혹시 블레이드 없으면 빌려드릴까요?“
”네?“
갑자기 말을걸어 당황한듯한 눈치였지만
곧이어 두볼을 붉히며 다시 말을 잇는다.
”아, 네 저 뷰잉이 처음이라, 빌려주시면 감사히 쓸게요”
쿠소가 아니었던것에 나 또한 안심
지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예비용으로 가득채워온 블레이드 가방을 열어재낀다
“와…. 많네요..“
놀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뉴비
가방에서 한손에 가득찰 정도로 두꺼운 블레이드를 두개 꺼내
손에 쥐어준다
”여기요, 하나 더드릴까요?”
“아뇨아뇨 하나만 주시면되는데….”
“이왕이면 양손으로 흔들어야죠, 부족하시면 중간에라도 말씀하세요”
“감사합니다 조심히 쓸게요”
익숙하지 않은듯 블레이드를 몇번이고 쳐다보고는 밑바닥의 버튼을 찾았는지 블레이드의 전원을 넣는데 성공.
색상 변경 또한 익숙치 않은듯 버튼을 쳐다보며 몇번이나 누르면서 색깔을 맞추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을 힐끔힐끔 쳐다보던중
’혼키오- ‘
노랫소리에 눈을 반짝이며 일어서는 옆자리 뉴비
너와 함께하는 뷰잉이 시작된다
———
즐거운 시간도 한순간
뷰잉이 끝난후.
콜은 엉망진창, 블레이드는 거의 흔들지도 못하고
버튼을 보며 색 변경하느라 뷰잉은 제대로 봤는지
걱정이 먼저 앞섰지만 이윽고
“감사합니다! 진짜 재밌었네요 이거 잘썼습니다“
옷으로 손잡이를 몇번 슥슥 닦고는 쑥 건내는 블레이드.
넘겨받는 순간 안도감이 몰려왔다
”별거 아닌걸요. 즐거우셨으면 다행이네요.“
”다음에 또 뷰잉 보러와야겠네요”
담담하게 감상의 마무리.
인사를 나누고 서로가 갈길을 나선다
언젠가 연이 된다면 또 만나겠지
우리가 만날장소는 정해져있으니까
끝.
위 내용은 실화를 되는대로 각색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