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훈 1
봄이 내음을 풍기고, 여름은 흘러, 가을은 지나가 버려.
슬슬 다시 겨울이 쌓이고, 코를 간지럽히는 봄내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걸까.
...그렇네, 시간은 계속 나아가.
내가 멈춰서도, 뒤돌아봐도, 상관하지 않고.
하늘은 제멋대로라, 계속 바라보고 싶다고 바랐던 풍경들도 흘러가 버려.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린다면 내가 보고 싶은 풍경은 언제까지고 볼 수 없어.
비는, 개기 마련이니까, 좋아해.
제멋대로인 건 내 쪽이라는 걸 깨달았어.
지나가버리는 시간을 받아들이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받아들이자.
날아오르기 위한 날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맡겨져 있었어.
날개가 말해줬어. “넌 이미 괜찮아” 라고.
“날개에 몸을 맡기지 않더라도, 내딛을 두 다리가 있어“ 라고.
힘껏 내딛는 지면은, 무서워.
하지만 각오하고 한 걸음 내딛으려고 했어.
아무런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어.
아름다운 하늘을 날고 있었어.
날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왜냐면, 날개는 나 자신이었으니까.
특훈 2
이것이, 버드케이지(새장).
나의, 이소(巣立ち).
미래의 노래.
나에겐 이 새장이 정말로 아름답게 보였어.
땅바닥에서 뒹굴며, 그저 날개를 애타게 그리고 있던 때에 눈에 들어온 새들의 거처.
새장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새들로 가득 차 있었어.
그 안에서 “마음대로 날아도 돼” 라는 말을 들어도, 무서웠어.
나는 모두와는 달라.
하늘과 바다의 애매한 수평선 탓에 어디까지 날아도 좋은 건지 알 수 없었어.
까딱하면, 물에 닿아 젖어버린 어린 날개로 가라앉을 뿐이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가라앉아서, 괜히 더 겁이 났어.
그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진짜 날개가 어느샌가 내 곁에서 날갯짓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바랐어.
하지만, 아니었어.
나는 어느샌가 하늘로 날아오르지 않고 그저 스스로의 쓰지 않는 날개를 바라보고 있게만 되었어.
앞으로, 진짜 자유가 기다리고 있어.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좋은, 자유.
그것은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지만, 지금의 나는 자유를 바라고 있어.
새장을 동경해, 거기에 손을 이끌려, 날개를 얻었어.
이제 과거의 내가 아니야.
괜찮아.
자, 다음은 어디를 목표로 할까?
머나먼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진심으로, 기대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