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일단 나는 모 대학 글쓰는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고, 지금도 과제에 허덕이다가 5시 슈스 보고 뽕에 차버림
슈스 3기가 곡 분위기와 스토리, 개연성까지 골고루 챙기고 있는 와중에, 2기는 어떻게 그렇게 망쳤느냐를 추측해 보기로 했음
과 다니다 보니까 알게 된 게 있는데, 성적 잘 받으려면 교수 입맛에 어느 정도 맞추는 게 유리하다는 생각임. 물론 교수마다 스타일도 다르고 열려 있는 교수님도 많긴 하지만, 쿄고쿠와 쥿키의 관계를 왕년에 학생 잘 굴려서 대작 하나(본편) 낸 꼰대 교수와 그 대학원생으로 비유해 보자고
대학원생 쥿키는 러브라이브 슈퍼스타 1기라는 소설을 쿄코쿠 교수와 완성하고, 모 캐릭터 한 명 서사를 망치긴 했지만 주요 인물 5명을 적절히 배분하며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음. 근데 이제 2기를 만들려고 하는데 위에서 지시가 내려옴(실제로 소설가가 윗선 따라서 글쓰진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설명하겠음)
??:야~ 거 5명은 너무 적지 않아? 본편도 선샤인도 9명으로 룰루랄라했으니까 2기때 4명 정도 더 추가 시켜 봐.
이때 쥿키는 멘붕을 느꼈지만, 일단 하라고 하니까 해야지 뭐 어쩌겠어 싶은 마음으로 글을 씀. 근데 5명이 있는 상태에서 새 인물 4명을 각자의 매력을 살리며 추가하려니까 머리가 쥐어 터질 것 같음. 당연함. 12화라는 한정된 분량 속에서 9명이라는 숫자는 원췌 많을 뿐더러, 9명이 한번에 제로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4명을 추가하면서 기존에 서사가 부족했던 1기 멤버도 서사 보충해야 하니 분량 배분에 힘을 써야 함.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슈퍼스타 2기 초고를 완성하고 쿄 교수한테 제출했는데
???: 카논이 주인공인데 너무 묻힌다~ 그냥 이거랑 이건 카논이 다 해결하는 걸로 바꾸자
이러고 수정해 오라고 함. 초고 쓰느라 머리 빠지는 줄 알았는데 이게 맞나? 싶은 수정 사항을 교수가 요구함.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교수가 이미 그런 식으로 러브라이브라는 대히트작을 만들어냈던 상태라 뭐라 할 경력이 안 됨. 그래서 어떻게든 고치고 또 고치게 됨
카논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개연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 쥿키한테 주어진 시간은 1기 완결 이후 2기 방영까지인 약 9개월 정도밖에 없었음. 말이 9개월이지 애니 제작 기간 빼면 반년도 안 됐을 거임. 그런데 거기서 신캐릭터 4명을 추가하면서+카논을 돋보이게 하고+1기에서 미뤄놨던 쿠쿠 유학 같은 문제까지 해결하는 걸 그 짧은 시간 안에 다 해야 했던 거임. 여기서 보통 뇌에 과부하가 오기 마련이고 그렇게 정신없는 각본 속에서 탄생한 게
러브라이브 슈퍼스타 2기임. 어디에 넣어도 아픈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큰 혹평을 받고 말 안 해도 입이 아플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지닌 채로 마무리됨. 마지막화에 쿄 교수든 쥿키든 위에서 ㅈㄴ 까였을 거임
그리고 쿄 교수는 여기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3기라도 제대로 만들고자 다짐함. 3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2년이고, 쥿키는 긴 시간동안 2명의 캐릭터를 추가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냄. 물론 11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건 어렵지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신캐도 2기 때의 절반인 2명이라 비교적 다루기 쉬워졌음(1명은 2기 출신이라 사실상 1명 수준). 그렇게 각본, 감독, 연출, 음악 팀이 모든 성의를 다한 끝에 나온 작품이 슈스 3기라고 생각함. 본인들도 2번 연속으로 망치면 안 된단 걸 알거든. 그 때문인지 가장 중요했던 8화까지 높은 퀄리티로 나온 거라 생각하고, 이제 와서라도 정신 차린 쿄고쿠에게 앞으로 지금처럼만하자는 메시지를 담는다
근데 렌이랑 키나코는 언제 챙겨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