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라이브의 어디가 좋았다 그런건 아카이브도 있고, 다른 사람들 후기가 더 맛깔나게 썰 잘 풀거라 생각해서
나는 개인적으로 느꼈던 점 위주로
미래의 나를 위해 기록을 남긴다는 느낌으로 적어보려고 함
최종장 이전에 참가했던 라이브가 캣츄 미야기 2일차였는데
당시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고 굉장히 우울했던 나날을 보내던 중이라 라이브를 보러 가는게 쓸모없고 의무적으로 가는 느낌이 너무 들었어
막상 가서는 재밌게 잘 즐겼지만
라이브가 끝나고 나선 다시 우울한 상태로 다시 돌아왔고
캣츄한테 에너지 받았으니 한국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해야된다라는 일종의 압박감도 느꼈음
그러다가 캣츄 팬미 다음주 새벽에 집에 돌아오고나서 쓰러지고 그 뒤로 과호흡이랑 두통 지속되고 사람이랑 아예 의사소통이 안되길래 정신과 가서 진료받았는데 만성 우울증으로 인한 함구증이라 하더라
사회적 통념이나 개인의 신념 등을 개인의 자아보다 더 중요시하는 초자아가 강해서 계속해서 스스로 자아를 깎아먹고, 그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전달물질 중 만족감을 담당하는 세로토닌이 아예 바닥을 쳐서 무슨 일을 해도 성취감이 없고 성과도 안나올거라고
그래서 7월 초부터 지금까지 한달 조금 넘는 시간동안 여태껏 하던 일도 잠시 쉬고 매주 상담치료 받으면서 매일 항우울제 먹고 있었음
그러면서 최종장 날이 다가올때마다 또 점점 불안해지고 걱정이 드는거임. 지금 내 상태가 이런데 가서 재밌게 잘 즐기고 올 수 있을까?
앞서 말했던 상태때문에 5월 중순부턴 거의 휴덕에 가까운 상태라 미야기 팬미 빼곤 나머지는 뷰잉도 안봤거든
물론 라이브가 시작되고 나면 또 도파민 터져서 재밌게 즐기고 오겠지만 라이브가 끝난 이후에 몰려오는 그 우울함을, 미야기 팬미때 느꼈던 그 감정이 다시 올라오는게 너무 두려웠어
그렇게 라이브가 시작되고 토크 파트까진 이전과 다름없이 웃으면서 즐기다가 이제 라이브 파트 들어가는데
젤리피쉬였나 뉴트럴때였나 그때부터 이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기 시작한게 느껴지더라
이전엔 순수 도파민만 돌았다면 이번엔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같이 나오는듯한 느낌? 즐거움과 만족감이 같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더라
그때부턴 진짜 200퍼센트 즐기는자 모드가 되어서 블도 역대 내한과 직관 갔던 것보다 더 힘차게 흔들고 콜도 시원시원하게 넣고
그러면서 세트리를 한곡 한곡 감상하는데 곡이 많아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의상들도 이번엔 다양해서 리에라 퍼스트때부터 여태까지의 추억들을 돌아보는 느낌을 많이 받았음
특히 샤오싱싱 의상을 입은 쿠카의 샤오싱싱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있으니... 괜스레 퍼스트때가 생각나서 아 지금까지 리에라 응원해와서 정말 다행이다. 나 아직까진 리에라 진짜 좋아하는구나 라는 느낌이 확 하고 들더라
그러고 토코나츠, 논픽션부터 시작해서 멤버 솔로곡, 점인뉴월, 세키라 쭉 듣고있으니 저절로 머릿속에서 세컨, 서드, 포쓰, 핍쓰때의 추억들도 촤르르 지나가고
그렇게 정신없이 더블앵콜인 투비컨까지 빡콜 넣고
애니3기 PV에 엄청 환호하고 라이브가 끝났는데 라이브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만족감이 하네다 공항 가는동안 계속 남아있었음
오히려 역대 참가했던 라이브 이벤 중 최고로 만족스러웠고 행복하다라는 느낌이 이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던거 같음
지금까지 받아온 치료와 약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라이브를 통해 확실히 내가 잘 회복하고 있다는걸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 일을 다시 시작하고 나서 스트레스가 다시 찾아와도 이번에 느꼈던 행복이란 감정을 기억하고 소중히 간직하면서 나아갈 수 있을거란 자신감도 좀 받은거 같아서 리에라한테 그저 고마운 마음 뿐임
라이브 끝나고 하네다 게이트 앉자마자 코피 터지기 시작해서 어제까지 계속 상시 코피 상태였을 정도로ㅋㅋㅋ
그 정도로 인생에 있어 최고조로 즐기고 온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