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코즈, 뭐 좋은 일 있어?"

"후에?"

어느 5월 중의 부실, 간만에 츠즈리와 둘만의 티타임이 시작되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질문에 코즈에의 꼬인 혀에서 나온 대답이었다.

"가, 갑자기 무슨 말일까시라"

"오늘 코즈, 입꼬리가 귀에 걸려있어. 어제보다도 더."

"그, 그래?"

"산타상한테서 선물 받았어?"

"지금은 5월인다케레도..."

말할 수 없다.

지금의 들뜬 기분이,

진짜로 산타에게서 선물을 받아서도 아니고, 똑부러진 긴코가 스리즈부케에 새로 들어와서도 아니고,

그저 단순히,

'생일을 맞아 이번 주말에 고향인 나가노에 갔다오는 카호와 단★둘★이 가게 되기로 한 것뿐이라고는,

절대로 말 못하지. 메구미에게는 당연하고, 츠즈리에게도.'

"?"

'하지만, 지금 이 호기심을 가져버린 츠즈리에게 둘러댔다간,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작년의 약속이...'

"체~스토!!! 교실에서 부실까지 1분컷 챌린지! 성공이에요! 카치마치 간바리마시타!"

"오~ 스즈다~"

귀신같은 타이밍에 날아와준 코스즈 덕분에 츠즈리의 관심이 옮겨갔지만,

복도에서 달리면 위험하다는 내용의 설교는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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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어요, 코즈에 선배!"

ss작가가 잠시 한눈 판 사이 도착한 나가노. 코즈에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한 화훼 농가.

"에헤헤... 어서 오세요! 히노시타 가에!"

비닐 하우스의 군락이지만, 그 너머로도 은은하게 느껴지는 꽃향기들.

"겐로쿠엔다와..."

"에에~ 코즈에 선배네 집도 이만했던걸요! 겐나나엔이었잖아요!"

"후훗, 그럼 겐하치엔이라고 해둘까시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걷는 둘.

집 문을 여니 현관에 카호를 똑 닮은 아이가 있었다.

그것도 둘이나.

'나와 카호의 딸이라면 저렇게 클까시라~' 하고 피어나려던 망상을 잠시 접고,

"이 아이들이?"

"네, 제 여동생들이에요. 후타바, 미노리? 이쪽은..."

카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 아빠!! 언니가 여자 데리고 돌아왔어!!""

"잠깐,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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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애니에서 나온 말을 그대로 따라할줄이야.

내 아이에겐 이상한 아니메 말고 스쿨 아이돌을 보여달라고 기카이상에게 일러둬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히노시타 가의 식구들과 마주앉은 저녁식사.

"하스노소라 여학원 3학년, 오토무네 코즈에다토 모오시마스. 카호와는 같이 스쿨 아이돌을 하고 있습니다."

"어머~ 실물로 보니 더 미인이네~"

"아이, 어머님도 참..."

"카호의 운명의 사람이라길래 어떤 아이일까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참한 애를 데리고 왔대~"

"어, 어머님?!?!"

"아유 숨길거 없어요~ 후타바랑 미노리도 언니야가 이쁜언니야랑 같이 있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카호 얘, 꼭 잡아라?"

"아 엄마~!"

"크, 크흠, 그래도 카호가 18살이 될 때까진 건전하게 연애하겠습니다."

순간 정적.

'망했다와...'

흐름에 탔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나가버린 걸까.

카호 어머니와 카호의 눈빛이 미묘하다.

"아...아하하! 그렇지~ 그런 건 18살이 된 이후에 하는 게 맞지~"

""그런 게 뭐야??""

"나, 나중에 알려줄게! 아하하..."

귀까지 빨개진 카호를 보면서 코즈에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교제를 인정하지 않는 느낌이 아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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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했던 식사 시간이 지난 후,

잠이 많을 나이인 쌍둥이 자매와 일요일에도 화훼 농가의 아침 일과를 빼먹을 수 없는 부모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간 카호네 방.

잠들 준비를 마친 카호 앞에 목욕을 끝마치고 온 코즈에가 방문을 열고 나타났다.

그 표정은, 마치 성모와도 같은 미소.

목욕의 개운함뿐인 건 아니다.

남는 방이 없어서 카호와 한 침대를 쓰게 된 행운에다

부모님께 인정받는다는 당초의 계획을 달성한 것으로도 모자라,

1년의 유예 기간만 버티고 나면 18살이 된 카호와의 [잔양]이 허가된다.

블랙기업도 이 정도면 성과급이다.

"후, 후흐힛..."

자애로운 미소에서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오려 하는 변태같은 웃음소리.

아차 싶으며 수습하려는 찰나에,

"코즈에 선배..."

위기다.

방금 변태같은 웃음을 보고 눈치챘나?

모두의 동경인 스쿨아이돌 클럽의 회장이,

사실은 18살도 안 지난 연하의 후배를 [잔양]해버릴 생각에 머릿속이 가득한 도스케베라는 걸 알아버린 걸까?

"저, 이건 저도 최근에 알았던 건데요..."

뭐지.

무슨 말이 나오려는 거지.

"제가, 어릴 적에 많이 아팠던 적이 있었단 거, 전에 얘기했었죠?"

?

"그거 때문에, 유치원도 제대로 못 다녔어서 부모님 재량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1년 미뤘대요..."

...???

"하 하지만 카호, 분명 올해로 17살이..."

"서류상으론 그렇지만, 사야카쨩이나 루리노쨩 같은 동급생 친구들한테도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대로 지냈고..."

잠깐,

"그렇다는 건...?"

코즈에의 '마사카'를,

"히노시타 카호, 이미 18살이랍니다?"

이 앙증맞은 운명의 사람은 '마지데'로 만들어줬다.

아아, 그래서였구나.

아까 그 어색한 침묵은,

이미 18살이어서 그랬던 거였구나.

그런 코즈에의 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카호는 가까이 다가오더니,

양팔을 목에 감아 끌어안고 이렇게 속삭였다.

"...코즈에 선배."

"?!"

"저는 상냥하게 하는 게 좋아요♥"

히노시타의 18번째 생일 -完-

히노시타의 50가지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