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22년 2학기 기말고사가 한창이던 때
3학년 내신 반영율은 크지 않기 때문에 내신에 사활을 걸고 있던 나에게 있어 그랜드 파이널과도 같은 무대였음
그렇게 기말고사 첫째날, 난 시험을 처참히 망쳤음
아마 그때보다 내 자신이 비참하게 느낀 적도 없었을거임, 그야말로 2년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탑이 무너진 느깜이랄까
집 와서도 펑펑 울기만 했었어
그때 평생 러브라이브의 럽자라곤 옛날에 씻는 법 관련해서 비웃을려고 찾아왔던 때가 전부인 나에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하나의 영상이 다름아닌 ’9주년 페스‘
그리고 이끌리듯 그 영상에 들어간 내 눈에 처음 들어온게 미체험 HORIZON이었는데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압도됨과도 잠시 내가 진짜 별 짓을 다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처음 미체험 호라이즌 무대를 봤을때의 그 감정이 잊혀지지 않아 가사를 보러 찾아들어갔었음
지금가서 누구한테 얘기하면 비웃음 당할 일이지만
‘다시 시작하는거야!’ ’절대, 절대 포기하지마!‘ ‘전부 극복해나갈꺼야!‘
그 어느때보다도 응원이 절실하던 때였어서 그랬는진 몰라도
눈물이 그냥 펑펑 쏟아지더라
솔직히 내가 쓰면서도 세상 부끄러워지지만
순수하게 음악으로부터 위로의 감정을 받은 건 이런 느낌이 처음이었음
그리고 진짜 마법같이 2일차, 3일차에 봤던 과목 총합해서 두 개인가 틀려서
단 한 과목 제외하고 전부 1등급 방어에 성공
이때 처음으로 음악의 힘이란 걸 느끼게 됐지 아무래도
이때를 계기로 럽라에 입덕해서
혹독했던 수험생 시절을 남몰래 지칠때 럽라 노래를 듣고, 야자 끝나고 남은 시간엔 슼패를 하며 럽라와 함께 견디고
이젠 몇달이고 지나버린 일지만 마지막날 전화 추합이라는 기적을 일궈냈으니
아쿠아한테 갖는 감정이 유독 각별함
본적도 만난적도 없는 아티스트들이지만 생명의 은인이란 느낌 참 웃기지 이런걸로 생명의 은인이라니
아무튼 럽라에 대한 관심도 차츰 식고, 간간히 소식만 보던 나날도 잠시
또 소식을 접해서 갤에 찾아오게 됐음
비록 어떻게 보면 보잘 것 없고 유치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아쿠아한테는 아직까지도 매번 감사한 마음 뿐이야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
무튼, 럽라도, 아쿠아도 내 20년 인생 제일 힘든 순간에 나타줘서, 그리고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너무 고맙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