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실시간으로 봤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렇게 작정하고 나온 렌보다 시즌 2 란쥬 쪽이 몇십배는 더 미웠다.
렌은 가정사가 밝혀지기 전에는 '얘가 사정이 있겠지', 가정사가 밝혀지고 나서는 '이제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도였어.
아마 렌뿐만 아니라 1기생 모두 애니로 처음 알게 된 거고, 애니를 보면서 어떤 아이들인지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라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함. 이 아이들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란쥬는 (지금이야 애니랑 니지욘 덕에 거의 희석됐지만) 시즌 2 당시에 매달 분노에 차서 스토리 까는 글 쓰고 욕하고 그랬고 결국에는 란쥬뿐 아니라 플레이어의 분신인 아나타랑 나머지 니지동 멤버들까지 미워하게 될 것 같아서 챕터 29까지 읽고 결국 메인스토리 읽는 걸 포기해버렸음. 란쥬는 미움받는 걸 전제로 나온 캐릭터도 아니었을 텐데도.
더 자세히 말하자면 란쥬라는 멤버 자체가 미운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도 그로 인해 내가 좋아하던 다른 멤버들이 망가져버리는 게 견딜 수가 없었음.
'이럴 아이들이 아닌데 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거지?'
'내가 지금껏 이 아이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건가?'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이 아이들에겐 자연스러운 반응인 건가?'
기존의 인식과 작중에서 묘사의 괴리가 커지는 걸 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27장쯤에 가서는 란쥬는 이미 회생 불가능하다고 낙인이 찍혀버려서 아예 뒷전이 되어버렸고 나머지 멤버들이 (내 기준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게 더 눈에 밟히더라.
결국 무슨 말이 하고 싶었냐면 슈퍼스타 1기처럼 모든 등장인물들이 시청자에게 있어서 똑같이 새로운 상황이라면 못된 짓을 해도 헤이트가 그렇게까지 크게 박히지 않지만
슼타처럼 이미 기존 등장인물들에 대한 사전 정보와 호감정이 있는데 거기서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타나서 못된 짓을 하면 필요 이상으로 헤이트를 사게 된다는 것.
슈퍼스타 제작진은 렌을 미움받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으면 1기 방영 전까지 렌이라는 캐릭터를 숨기고 있었어야 했고
슼타 제작진은 란쥬가 무난하게 받아들여지길 원했으면 니지동 프로젝트 초반부터 9명이 아니라 12명 모두 공개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