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이 되고 수 개월이 지나, 입학했을 때 보다 몸도 마음도 성장한 카치마치 코스즈.
나를 향한 챌린지를 하나씩 이루어 갈 때마다, 스스로에게 자신을 갖게 되어 생활에도 여유가 생겼기에 더욱 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치마치는 가방을 들고 살며시 미소지었다.
가방에 달려 있는 건, 챌린지의 증표. 호수 횡단부터 첫 팬 서비스, 라이브 MC, 도시락 만들기 등 다양한 것들이 적힌 배지가 곳곳에 붙어 있다.
「이건 카호 선배가 제안해 준 거고, 이건 히메 쨩이랑 방송에서 성공했던 것! 메구미 선배랑 했던 이건… 큰일이었지. 카치마치도 같이 사야카 선배한테 혼났고… 사야카, 선배한테.」
왠지, 멍해지는 이상한 느낌. 가슴 언저리가 따뜻해지는 것 같다.
「아니, 안 돼! 아침 연습 늦겠어! 카치마치 일생의 불찰!」
갑자기 시작된 허둥지둥 아침 준비.
그 때 거울에 비친 카치마치의 표정은 지금껏 본 적 없는 것이었다.
「하아… 하아…」
「수고하셨어요, 코스즈 씨. 아침 연습은 이 정도로 해 둘까요.」
역시나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짓는 무라노 사야카다. DOLLCHESTRA 소속인 3학년. 피겨스케이팅과 스쿨 아이돌을 함께 하며, 그 양쪽에서 갈고 닦은 노력에서 나오는 연기는 예술품과도 같다.
「코스즈 씨, 성장하셨네요.」
「에?」
갑작스런 칭찬이 당황스럽다. 확실히 스쿨 아이돌 클럽에 들어오고 1년 정도 활동하며, 스쿨 아이돌로서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성장했다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갑작스럽다. 원래 다른 사람을 잘 칭찬하는 타입이라고 해도.
「왜, 왜 그러세요, 갑자기? 카치마치는 카치마치인 채입니다만!」
「코스즈 씨가 코스즈 씨가 아니게 되면 곤란합니다만… 그런 말이 아니라, 처음 당신과 만났을 때에 비해 연습 하나만 봐도 성장이 느껴져요. 오늘 실수한 적이 있나요?」
「아…」
실수하지, 않았다. 스텝도 안 틀리고 잘 밟았고, 노래도 깔끔하게 불렀다. 체력도 틀림없이 붙어가고 있다.
「그치만, 카치마치는… 확실히 조금은 진보했을지도 모르지만, 사야카 선배에 비하면 카치마치는…」
「그치만, 같은 말 하지 말고 솔직하게 들어 주세요. 코스즈 씨에게는 코스즈 씨의, 제게는 저의 표현이 있죠. 요즘의 코스즈 씨에게서는 제게서는 나올 수 없는 DOLLCHESTRA의 표현이 나오고 있어요. 정말…」
거기까지 말한 후, 사야카 선배는 카치마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로 말을 이어갔다.
「자랑스러운 후배예요. 저의 자랑이 되어 줘서 고마워요.」
몸이, 뜨겁다. 마음 깊은 곳에서 솟는 행복이라는 감각.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느꼈던 이 감정은… 대체 뭘까. 알 수 있는 건 그저 한 가지.
이 마음이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어.
「저기, 코스즈 씨? 뭐라고 이렇게, 반응을 해 주지 않으면 부끄럽습니다만…」
「에? 아, 아! 카치마치 감동해서 멍하니 있었어요! 카치마치도 사야카 선배의 후배가 될 수 있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사야카 선배와 만나지 못했다면 카치마치는 정말 아무것도 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카치마치가 지금의 카치마치로 있을 수 있는 건 사야카 선배 덕입니다! 감사합니다! 카치마치는… 카치마치는…!!」
「자, 잠깐 코스즈 씨 가까워요! 진정하세요!」
머리에 얹혀 있던 손을 넘어, 무심코 다가가게 된다. 이 순간이 행복하다. 지금껏 흑백이었던 인생에 색이 입혀진 것은 이 학교에 입학하고부터, 그리고, 이 사람과 만나고부터. 정말ー
「그, 리, 고 코스즈 씨가 만난 건 저만이 아니죠? 츠즈리 선배도 계셨죠?」
그렇게 말하며 카치마치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조금 멀어진다.
「츠즈리 선배의 조언이 있었기에, 당신을 도울 수 있었어요. 그 날, 츠즈리 선배가 없었다면 당신을 향한 행동은 틀리고 말았을지 몰라요. 저도 선배 덕에 성장했으니까요. 감사하게도 코스즈 씨가 저를 은인이라고 칭해 주신다면, 저에게 있어 최대의 은인은 선배였어요.
…코스즈 씨? 왜 그러세요?」
「물론! 츠즈리 선배에게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카치마치에게는 은인이에요! 그래도, 지금 제 눈앞에 있는 건 사야카 선배입니다! 그러므로, 카치마치는 사야카 선배에게 최대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자, 지각할지도 몰라요! 어서 돌아가요!」
「에? 아, 네. 그럴까요?」
조금 당황하셨겠지, 사야카 선배.
죄송해요.
「저도 참, 감사합니다, 코스즈 씨. 시간을 까먹고 말았네요.」
그러지 마세요.
더 이상, 카치마치가.
「앞으로도 더 의지할게요, 코스즈 씨.」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지 마세요.
츠즈리 선배 이야기를 할 때 사야카 선배의 얼굴은, 아침에 발견했던 거울 속 카치마치의 얼굴과ー
똑같았다.
「아, 늦었네, 코스즈 쨩. 아침 연습?」
「코스즈 씨, 안녕. …코스즈 씨?」
교실에 도착한 카치마치를 히메 쨩과 긴코 쨩이 맞아 준다. 다만, 카치마치의 모습이 이상했는지, 둘 모두 금방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고 말았다.
「그, 그게~ 맞아요! 카치마치, 사야카 선배랑 아침 연습을 하고… 사야카… 선배… 랑…」
「코스즈 쨩?!」
안 돼. 못 참겠어. 눈물이 멈추지 않아. 좋아했어. 좋아했었어. 처음 알았어. 그 무엇도 될 수 없었던 카치마치가 처음 알게 된 감정. 되고 싶었어. 당신 곁에 있는, 단 한 사람이.
갑자기 따뜻한 감각에 둘러싸인다. 카치마치를 긴코 쨩이 감싸안고 있었다. 긴코 쨩의 얼굴을 보니, 무언가를 깨달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괜찮아, 코스즈 씨. 괜찮아.」
「……」
「코스즈 쨩, 오늘은 연습 쉬고 같이 놀자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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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스즈 씨. 오늘도 연습 힘냅시다! …응? 그 배지. 코스즈 씨! 드디어 혼자서 챌린지를! 축하해요!」
「아뇨, 사야카 선배 덕분이에요. 카치마치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카치마치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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