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물붕이 물갤을 하던 중 주딱을 연못에 빠트렸다.
그러자, 연못에서 산신령이 나와 물붕에게 묻기를
“네가 연못에 빠트린게 띠드한테 마작에서 이긴 이 주딱이냐?”
물붕이 대답하길
“아닙니다. 제가 연못에 빠트린 주딱은 띠드와 4번 겨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허접입니다.”
산신령이 다시 연못에 들어갔다 나와 물붕에게 묻기를
“그러면 네가 연못에 빠트린 주딱이 이 자신의 패배를 순순히 인정한 겸손한 주딱이냐?”
물붕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닙니다. 제가 연못에 빠트린 주딱은 마작에서 지고도 자신이 아닌 물갤이 패배한 것이라며 연대책임을 주장한 뻔뻔한 자 입니다.”
그러자, 산신령이 물붕에게 말하기를
“너는 정직한 물붕이로구나. 상으로 세 주딱 모두 너에게 주도록 하마.”
이를 듣고 물붕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으며 이르기를
“아, 셋 다 필요없다고요. 그런것보다 치킨 나눔 좀 해주세요.”
그 날 저녁 물갤로 돌아가는 길, 주딱과 물붕사이엔 어떤 대화도 없었다.
물붕 손에 쥐어진 뿌링클 냄새와 주딱 폰에서 흘러나오는 아키나상치 슈퍼챗 음성만이 그들 사이를 맴돌았다.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