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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창작 SS) 러브라이브 레전드 스테이지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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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고라파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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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6 08:35:01
 


제6화. 여기로 와줄래? 여기로 오란 말야!(2)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리코가 머리에 느낌표를 띄우더니 손짓으로 요시코를 불렀다.

"왜 그러는데?"
"있잖아…"

그러고는 소곤소곤.
니코 씨에게 들리지 않게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에엣? 내, 내가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는데!?"
"쉬잇! 요시코가 해야 효과가 있단 말야. 그리고 요시코의 마음도 다르지 않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한참을 그러다가 이내 결심을 굳혔는지, 요시코가 크게 심호흡하곤 니코 씨의 곁으로 다가갔다.

"저… 니코… 선배."
"서, 선배? …흠흠! 응. 그래. 왜?"
"예전부터 인사하고 싶었는데 늦게 찾아와서 미안해. 그게 실은…"

그리고 요시코의 고백이 시작되었다.
리코가 등을 밀어줘서 꺼내게 된 마음이긴 하지만, 그건 거짓 없는 요시코의 진심이 담긴 고백이었다.

"부, 부끄러워서 그랬어. 난 아이돌이긴 하지만 굉장히 소심해서 상처받는 걸 무서워하거든. 그래서 혹시나 선배한테 거절당할까 봐… 아니면 날 만나고 나한테 실망할까 봐 다가가지 못했어."

우리 요시코 너무 기특해!
어쩐지 내가 감격해서는 울컥하고 있을 때, 니코 씨의 표정도 사르르 풀리는 게 보였다.

"바보같이. …쓸데없는 걱정하기는."
"응. …네?"
"몰라. 됐어. 실망 같은 거 안하니까 신경 쓰지 마. 항상 곁에 있던 친구들 없이 혼자서 하려니까 무서웠던 거지? 그런 심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니코… 선배."
"기댈 사람이 가까이에 있는데 빙빙 둘러 오다니, 무슨 천사가 그렇게 겁이 많아? 흥."

둘 다 기분 좋아 보이는 표정이니 잘 풀린 걸까?
그때 니코 씨가 슬쩍 곁눈질하더니 툭 던지듯 물었다.

"…그리고?"
"네?"
"더 할 말 없어? 오늘 팬미팅 어땠다든지."

잠시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우리는, 밝아진 표정으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답했다.

"아주 멋졌어요!"
"두, 두근두근했어."
"팬들도 기뻐하더라구요."

니코 씨의 입꼬리가 움찔움찔.

"그리고?"
"의상이 정말 예뻤어요. 미니 라이브도 최고였구요."
"그리고 또?"
"네? 아… 안무가 참 귀여웠어요."

그 후로도 니코 씨의 '그리고?'는 한참 이어졌다.
답변할 내용이 다 떨어져서 난감해하고 있던 순간.

드르륵.

"언제까지 애들 괴롭히고 있을 거야?"

대기실의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왔다.

…!
컬이 들어간 빨간색 머리카락.
영롱한 보랏빛 눈동자에 고양이 같은 눈매.
'고고한 아가씨'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그녀 역시

"마키! 어, 언제 왔어?"

뮤즈의 멤버다.

"언제 오긴? 팬미팅에 초대한 건 니코면서. 그러게 말했잖아. 별다른 일이 없다면 항상 올 테니까 일일이 티켓 보내주지 않아도 된다고."
"그, 그렇긴 하지만 안 올 수도 있잖아!"
"내가 안 온 적 있었어?"
"없긴 하지만 오늘이 그 첫날이 돼 버릴 수도 있다구. 그런 건 싫거든?"
"그게 뭐야? 의미를 모르겠어."

검지로 머리카락 끝을 꼬던 그녀가 시선을 우리에게 돌렸다.
예상치 못했던 만남에 잔뜩 긴장한 우리를 위해서였는지, 살며시 미소를 흘리며 인사했다.

"반가워. 난 니시키노 마키. 도쿄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어. 마키라고 불러."
"앗! 네. 안녕하세요, 마키 씨. 저희는 아쿠아예요."

내가 대표로 인사했다.
이제 숨길 이유도 없었으니 아쿠아의 이름을 댔는데… 마키 씨가 잠시 멈칫한 듯 느낀 건 내 착각일까?

"응. 니코한테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어.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일부러 찾아와줘서 고마워."
"아, 아니에요. 꼭 그러고 싶었거든요. …여기서 마키 씨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해서 많이 놀라긴 했지만요."

그러다 순간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졌다.
마키 씨가 니코 씨한테 전해 들었다면

"아! 그럼 니코 씨가 오늘 저희를 팬미팅에 초대했던 건 이유가 있었던 거군요?"

마키 씨와도 만나게 해주려고 그랬던 거다.
다행이야.
니코 씨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왔는지 알고 있었고, 그걸 위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거였어.

"흥. 단순한 우연이거든?"

거짓말인 게 너무 티나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일단 삼키고 미소만 지었다.

그때, 다른 친구들과 마저 인사를 나누던 마키 씨가 리코에게 물었다.

"네가 리코구나?"
"앗, 네! 사쿠라우치 리코라고 해요."
"손 좀 줘 볼래?"

그녀는 리코의 손가락을 펴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넌지시 말했다.

"정말 예쁜 손가락이네."

후다닥!
어째서인지 빠르게 달려온 니코 씨와 요시코가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

"새까만 후배까지 꼬시려고?"
"선배가 달랬다고 덥석 손을 주면 돼?"

각자 마키 씨와 리코에게 핀잔을 주었지만 정작 두 사람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이상한 소리하지 마, 니코. 길고 유연해서 피아노를 치기 좋다는 뜻으로 한 말이야."

마키 씨는 그렇게 말하곤 리코와 눈을 맞추고 물었다.

"리코가 아쿠아의 곡을 만드는 거지? 전부 들어봤어. 난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를 특히 좋아해."
"아… 저, 정말 고마워요."

흐으음~
얼굴을 붉히며 다리를 배배 꼬는 리코의 모습을 보니까 요시코의 마음을 알 거 같기도 하구.

위험하다!
마키 씨는 위험해. 뭔가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는 거 같아!

"저, 저도 치카 덕분에 뮤즈의 곡을 접했어요. '꿈의 문'은 제가 스쿨 아이돌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곡이에요. 피아노로도… 자주 연주하고요."

그러고 보니 마키 씨가 뮤즈의 작곡가였지?
둘 사이니까 통하는 게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리코가 순간 고개를 퍼뜩 들었다.
눈가에 살짝 걱정이 얹힌 것으로 보아 품고 있던 고민이 떠오른 모양이다.

"저… 마키 씨는 원래 의사가 꿈이셨나요?"
"응. 어렸을 땐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확실하게 목표로 삼고 나서는 줄곧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
"그럼… 혹시 피아노를 그만두게 되어서 슬프진 않으셨나요?"

리코는 피아노과에 진학하여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커다란 갈림길에 선 리코는, 피아니스트의 길과 다른 길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걸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렇구나."

마키 씨는 어떤 고민인지 알겠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피아니스트가 되면 음악이라는 관점에서 학창시절 걸어왔던 스쿨 아이돌의 세계와 멀어질까 봐 걱정하고 있는 거지?"

속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일까.
리코는 슬픈 표정과 함께 긍정했다.

"네…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 그때의 저를 부정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자꾸만 생겨요."

잠시 말을 고르던 마키 씨는 "아까 내가 특히 좋아한다고 했던 곡 말이야."라며 말을 이어갔다.

"마음이여 하나가 되어라 라이브 영상에서 리코는 안 보이던데, 다른 곳에 있었지?"
"네? 아, 맞아요. 그때 아쿠아 멤버들의 배려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했거든요."
"어쩐지. 도쿄에서 콩쿠르가 열리던 날이랑 겹쳤다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추측하긴 했어."

그 순간 그녀의 입가에 어렴풋한 미소가 걸렸는데, 그건 확신의 미소였다.
이어질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그때 리코는 '피아니스트'였어? 아니면 '스쿨 아이돌'이었어?"
"…!"

커다래진 리코의 눈에 옅은 물기가 어렸다.

"둘 다… 전부였어요!"
"그렇지?"

마키 씨는 산뜻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마찬가지야. 곡은 계속 쓰고 있어. 의사가 되었다고 해서 피아노를 못 치는 것도, 작곡을 못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리코가 저도 모르게 팔꿈치를 굽혀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가 내게 시선을 돌렸다.
나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리코를 향해 손목을 살며시 흔들어주었다.
그날 리코가 선물해주었던 모두의 팔찌가, 아직 우리의 손목에 감겨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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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도저히 피아노를 칠 수 없었을 때, 스쿨 아이돌을 해서 웃을 수 있게 되면 그때 피아노를 다시 연주하면 된다고… 치카가 말해줬었어요."

그리고 리코와 아쿠아는 해냈다.
혼자서는 만들 수 없었던 커다란 빛을 만들고
그 빛이 공간을 넘어서 학교와 듣는 사람 모두에게 펼쳐지고 이어지도록.

"그렇군요. 스쿨 아이돌이어도 작곡가여도 피아니스트여도… 사실 마음은 이미 하나였던 거였어요.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같은 내일을 맞이할 거라는 그 노래의 가사처럼…"

응, 맞아.
그런 마음으로 썼으니까.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노래했으니까.

우린 한참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잠시 후 마키 씨가 말했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던 모양이네."

그리고 덧붙였다.

"하나 더하자면, 꿈의 문은 나 혼자 쓴 곡이 아니야. 합숙하면서 모두 힘을 합쳐서 만든 곡이지."

조금은 부끄러웠는지 검지에 머리카락을 감으면서.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 그 노래가, 리코의 꿈의 문이 되어주었다니 나도 기쁘네. 아마 다른 모두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가만히 듣고 있던 니코 씨는 긍정한다는 듯 팔짱을 끼고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정말 고마워요. 마키 씨한테 이야기하길 잘했어요."

마음의 짐을 벗어 던진 리코는 한껏 개운해진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

"마키 씨는 정말 어른스럽네요. 저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흥. 어른스럽다고?"

그때 니코 씨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너희가 잘 모르는구나. 들어봐. 마키는 있잖아? 작년까지만 해도 산타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구."
"니, 니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앗, 참신한 정보.
정말 의외인걸.

"어디 그뿐인줄 알아? 글쎄 아빠한테는 아직도 파파라고… 읍읍!"

마키 씨가 황급히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 그러는 니코야말로! 오늘 아쿠아 애들이 오는데 혼자서 맞이하기 부끄러워했잖아?"
"푸하~! 내, 내가 언제!?"
"일부러 오늘로 날짜를 잡은 것도 내가 같이 있었으면 해서 그런 거잖아? 혼자서는 무서우니까."
"대은하 우주 No.1 아이돌 니코니를 뭘로 보고! 아니거든? 완전 틀렸거든!?"
"허세 부리기는. 긴장해서 땀 뻘뻘 흘렸잖아? 다 알아!"

두 사람의 아웅다웅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난 어쩐지 아쿠아의 모두가 떠올라서 입꼬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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