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번역/창작 [SS번역] 은방울꽃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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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의시어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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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27 03:50:56
「오늘은 카호 양, 없었지……」
요즘 연습 부담을 높이고 있어서 말야.
어제 카호 양이 지친 게 눈에 띄어서, 오늘은 휴식일인 걸로 카호 양을 억지로 쉬게 했습니다.
소란스러우면서도 활기찬 카호 양이 없는 부실은, 조용하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외로워.
「……의존, 하고 있었던 걸까.」
홍차를 잔에 따르며, 의자 깊숙이 몸을 걸친다.
후우, 하고 숨을 내쉰다.
카호 양의 밝은 모습은, 틀림없이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어.
선배들이 은퇴하고, 메구미가 활동을 중단하고, 츠즈리와 둘뿐이 된 후.
오히려, 정적이야말로 일상이었어.
*릴리 뮈게ーー홍차로부터 은방울꽃 향기가 부실에 퍼져나간다.
*마리아주 프레르의 가향 홍차
츠즈리가 이 홍차를 좋아해서, 자주 우리곤 했지.
둘이서만이라도, 어떻게든 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잘 맞지 않아서.
유닛이 아니라, 각자 솔로로서 무대에 섰다.
그건, 역시 외로웠어.
은방울꽃의 꽃말은 「치유」.
그리고…… 「다시 온 행복」.
츠즈리가 이 꽃말을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직감으로 다시 올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 홍차를 좋아했던 걸지도 몰라.
「지금은…… 무라노 씨가, 있으니까.」
아주 조금, 가슴이 아파.
지금의 츠즈리는, 무라노 씨에게 푹 빠져 있지.
츠즈리는, 정말 즐거워 보이고, 한 눈에 보기에도 밝아졌어.
……그건, 나로서는 할 수 없는 것이었나.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어머.」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린다.
들어오세요, 하고 대답하니.
……나타난 것은, 무라노 씨.
「안녕하세요, 무라노 씨.」
「안녕하세요, 오토무네 선배.」
「어머, 츠즈리랑은 같이 안 왔어?」
「네, 오늘은 볼일이 있다고 하셔서. 괜찮다면 스리즈 부케의 연습을 보며 참고하고 싶어서 왔는데……요.」
부실을 힐끔힐끔 둘러보는 무라노 씨.
「그게…… 카호 양이라면 오늘은 휴식이야.」
「에, 설마 다치기라도 했나요?!」
「아니, 지친 기색이 보여서, 만일을 위해 오늘은 쉬게 했어.」
「다행이다…… 그런 거였군요.」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무라노 씨.
「……」
「……」
그래.
단 둘이서 이야기할 기회라고 해도, 지금껏 거의 없었지.
지금은 카호 양도 츠즈리도 없고.
둘 중 한 명이라도 있으면, 이야기하기 쉬워질텐데.
「……오늘은, 봄다운 날씨라, 따뜻하네요.」
「……그, 그렇네.」
「……」
「……」
……견디기가 힘들어.
어떡해야 좋을까.
「그게…… 홍차라도 한 잔 어때, 무라노 씨.」
「앗, ㄴ, 네. 마실게요.」
안심한 듯한 얼굴을 하는 무라노 씨.
딱히 싫어하고 그런 건 아닌데 말야.
ーー츠즈리를 빼앗겨 버리고 말았다ー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는 있지만.
결국, 이런 생각이 들고 말아.
「감사합니다. ……와, 향기가 좋아요.」
「그래. 츠즈리가 이걸 좋아해서. 자주 마셨어.」
「츠즈리 선배가…… 그렇군요.」
그렇게 말하니, 미묘한 얼굴로 마시기 시작하는 무라노 씨.
순수하게 츠즈리를 존경하고 있겠지.
……그래서인지. 조금, 장난치고 싶어졌어.
「후훗, 마시고 싶다고 자주 응석을 부려서 말야. ……무라노 씨도, 응석 받아 주느라 곤란하지?」
「아뇨. ……츠즈리 선배는 저에게 응석부리거나 의지하지 않으세요. 도시락을 만드는 것도, 아침에 깨우러 가는 것도, 제가 멋대로 하는 거니까…… 미숙, 하니까요.」
「그래……」
실은 알고 있어.
나에게 응석을 부렸다는 것도 거짓말.
츠즈리는, 이를테면 고민이 있다고 해도, 빗속에서도, 홀로 설 수 있는 아이야.
……나와는, 달라.
홍차를 마시며, 눈에 띄게 낙담한 듯한 무라노 씨.
……정말, 형편없는 여자네, 나.
내 뺨을 짝, 하고 양손으로 힘껏 치고.
기분을, 바꿔 놓는다.
……이 아이가, 언니의 졸업 공연과 츠즈리의 라이브 사이에 끼어 버렸던 때.
나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어.
임시라고는 해도 부장이기도 한데 말야.
방금의 속죄를 겸해서, 랄 것까지는 없지만.
「오토무네 선배……?」
「미안해, 무라노 씨. ……스리즈 부케의 연습, 이었지. 혹시 괜찮다면, 오늘 나와 함께 연습해 보는……건 어떨까.」
「아, 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벌떡 일어나서는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이는 무라노 씨.
「카호 양에게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조금 엄격할지도 몰라.」
「네, 괜찮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올곧고, 발전하려는 마음을 가진 눈동자.
처음으로 무라노 씨와 눈이 마주쳤지만.
……그건,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것이었어.
-
오토무네 선배가 말씀하신 대로, 연습은 하드했어.
러닝, 대시 등의 인터벌 트레이닝.
푸시업과 복근, 척추기립근 등의 근력 트레이닝.
기초 트레이닝을 충실하게 한 다음, 댄스 연습.
……그렇구나, 카호 양의 몸이 딱딱하게 굳는 것도 이해가 가.
「하아, 하아……」
「어때, 무라노 씨. 조금 휴식할까?」
「아뇨…… 하아하아…… 괜, 찮아요!」
「좋은 근성을 가지고 있구나. 그럼, 계속 따라오도록!」
오토무네 선배의 댄스는, 몸짓 하나하나가 세련되고, 가련한 꽃이 춤추는 듯해.
유성처럼 빛나는 츠즈리 선배와는 또 다른 의미로, 차원이 다른 곳에 있는 느낌이야.
하지만……
「사야카 쨩은, 코즈에 선배랑 닮았네!」
츠즈리 선배 같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순간의 번뜩임에서 오는 게 아냐.
기초와 단련으로, 충분히 강해진 사람에게서 나오는 실력과 자신감.
그리고, 끝없이 연마해서 완성된 작품.
즉, 노력파라는 거야.
분명, 내가 달리고자 하는 길 끝에, 오토무네 선배가 있어.
「……그렇구나. 닮았다, 인가. 카호 양, 보는 눈이 있네요.」
「무슨 일 있니?」
「아뇨. 카호 양이 전에, 저와 오토무네 선배가 닮은 부분이 있다고 해서.」
「카호 양이……? ……그럴, 까나.」
「네! 저 지금, 납득한 것 같아요.」
고개를 갸웃하며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오토무네 선배.
그런 부분도 가련하고, 그림이 된다.
「자, 오전 연습은 여기까지로 충분한 것 같네. 이번에야말로 휴식이야.」
「네. 아, 오토무네 선배. 괜찮으시면 도시락 드시겠어요? 츠즈리 선배 몫을 만들어 와서.」
「어머 그래? 그럼 미안하지만 상대가 되어 볼까.」
-
부실로 돌아와 둘이서 점심.
……처음에는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도, 연습에 열중하는 무라노 씨를 보고 있으니, 어딘가 갸륵함이 느껴지고.
닮았, 구나.
카호 양과 가까워지고, 츠즈리에게 휘둘리고. 연습을 거듭해 성장하는 것에 힘을 아끼지 않는다.
……그럴지도, 모르겠네.
도시락을 꺼내는 무라노 씨를 바라보며, 끄덕이게 돼.
그러고는 등장한 도시락은 원통형 용기.
도시락… 맞지?
「아, 후후, 특이하죠? 츠즈리 선배가 이게 좋다고 하셔서, 밀폐 가능한 스프 자(Jar)를 샀어요.」
「스프 자…… 그런 것도 있구나.」
「네, 뭘 드시고 싶냐고 물으니, 오뎅 먹고 싶어, 라고 하셔서. 이걸 가게에서 찾았어요.」
뚜껑을 여니 안에서는 김이 나는…… 분명히 오뎅, 이네.
「그럼 오토무네 선배, 실례하겠습니다. 아~앙.」
「……에?」
적과 백의 소용돌이 같은 모양을 한 어묵ーーー『아카마키』를 왼손에 쥔 젓가락으로 집어 뻗고 있는 무라노 씨.
에? 에?
「아, 뜨겁진 않으실 거예요. 일단 후후 불까요? 후ー후ー…… 네 드세요.」
「아…… 에, 그게. 에에?」
선의밖에는 느껴지지 않는 미소로 다가오는 무라노 씨.
……틀림없어. 그 아이, 무라노 씨에게 매일 이런 짓을 시켰다는 거야……!
「자, 아~앙.」
「……아, 아~앙.」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는 걸 철저히 확인한 후, 각오 끝에 입을 열고 먹는다.
왠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맛은 괜찮으신가요?」
「……으, 응. 정말 맛있네.」
「후후, 다행이네요. 다음엔 후카시 어떠세요? 네, 아~앙.」
무라노 씨가 방긋 웃으며, 부드러운 핑크색 『후카시』와 함께 다가온다.
그 또한 맛있어 보여서, 저항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아, 아~앙……」
그렇게, 결국 다 먹고 말았다.
중간에 몇 번이고 그만두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구?
하지만 방긋방긋 웃으며 한 점 의심도 없던 무라노 씨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는 노릇, 이잖아.
……그래, 츠즈리가 나쁜 거야.
정말, 다음에 만나면 주의를 줘야겠어.
-
도시락, 오토무네 선배는 부끄러워 하시면서도 다 드셔 줬어.
……실은, 나도 부끄러웠지만.
오토무네 선배와, 조금 거리를 느끼고 있었어서.
큰맘먹고 해 봤는데, 성공해서 다행이야.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츠즈리 선배와는 달리, 새빨개져서 입을 여는 오토무네 선배.
거기서, 어딘가 색기도 느껴지고, 다른 의미로 부끄러워졌을지도 몰라.
점심 휴식도 끝나고, 오후 연습 시작.
오전에는 내 능력을 파악하신 걸까, 오후 연습은 더 하드하게 가셨어.
하지만, 기분좋은 엄격함이야.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도 확실히 힘이 붙는 걸 실감하며, 오토무네 선배와 함께 연습을 계속했어.
「하아…… 하아……」
「후우…… 후우…… 잘 따라와 줬네, 무라노 씨. ……역시 대단해, 이렇게나 체력이 좋을 줄이야.」
「아뇨…… 하아…… 하아…… 오늘은,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후후, 천만에요.」
빙긋 웃는 오토무네 선배.
아름다운 꽃이 천천히 피는 것만 같아서, 시선을 빼앗겨 버렸어.
……이런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해야겠지.
가슴의 고동을 숨기기 위해, 그렇게 결론짓고서.
-
연습이 끝난 뒤.
릴리 뮈게를 무라노 씨가 리퀘스트해서, 다시금 홍차를 우렸어.
부실이 은방울꽃 향기로 다시 가득차.
다만, 같은 향기일 텐데, 받는 인상은 아침과는 전혀 달라.
웃는 얼굴로 차를 기다리는 무라노 씨에게, 때때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아.
노력가인 그녀의 올곧음에 단순히 호감을 가졌다. 그저, 그것뿐이야.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을 납득시키며, 우려낸 찻잔을 무라노 씨 앞에 두고.
「다시 온, 행복.」
「에……?」
「은방울꽃의 꽃말이야.」
「그렇군요.」
「……」
「……」
침묵.
하지만, 아침과 다른 점은.
무라노 씨도, 그리고 분명 나도.
……미소짓고 있다는 것.
초조한 시간이 아닌, 안심되는 시간.
「……어머?」
무라노 씨의 목에, 무언가 붙어 있어?
「무라노 씨, 움직이지 마.」
「아…… 엣……?」
슥 하고 목의 검은 점을 손가락으로 훔쳐내.
「앗……」
움찔, 하고 무라노 씨의 몸이 떨려.
「미, 미안해. 뭐가 붙어 있는 줄 알고.」
「아, 아뇨. 그거 아마 점일 거예요. 목에 점이 있거든요.」
「그, 그래……」
착각한 탓에, 얼굴이 붉게 물드는 게 느껴져.
무라노 씨가 빨간 건…… 내가 만져서, 일까.
「……」
「……」
다시 한 번, 목을 만져 본다.
「……좀 더, 자세히 봐도, 괜찮을까.」
「……네……」
무라노 씨는 몸을 떨며, 눈을 꽉 감고 있어.
나는, 그 목덜미를……
「코즈에 선배ー!!! 덕분에 카호, 충전 100%가 되었어요!!!」
기세 좋게 열린 문과, 커다란 목소리.
팟 하고 떨어지는 무라노 씨와 나.
「이야~ 에너지가 남아돌아서, 무심코 와 버렸어요!! 어라. 코즈에 선배도 사야카 쨩도, 무슨 일 있어요?」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아무 것도. 활기차 보여서 다행이네.」
「마, 맞아요 맞아요. 지쳤다고 해서, 걱정했다구요?」
「사야~ 볼일 끝났어~」
이어서 츠즈리도 나타나고, 부실은 활기로 둘러싸여.
「다시 온, 행복인가.」
무라노 씨와 눈이 마주치니, 우리 둘 다 안심한 표정인 듯, 아쉽다는 표정인 듯, 그런 얼굴.
만약, 거기서 카호 양이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은방울꽃의 향기, 다시 맡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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