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 더워더워더워.
더워ㅡ!
"Too hot!"
안뜰 벤치에 앉아 볼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일본의 여름은,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심지어 매미들의 대 합창이, 머릿속에 흐르는 멜로디를 방해하기까지. 뭐어, 물론 그 정도로 댄스나 노래를 실수하진 않지만ㅡ 어쩔 수 없이 집중력은 떨어져.
하아...... 하고 벤치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툭, 하고 시야가 어두워졌다.
"미아쨩, 괜찮아?"
머리에 얹어진 수건을 걷으니 보이는, 걱정스러운 듯한 리나의 얼굴.
그리고 내밀어진 음료수 병.
"아아, 미안 리나. 괜찮아"
고맙다고 말하며 병을 받아 들으니, 리나는
"다행이다"
라고 작게 말하고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준다.
"오늘 더우니까, 조심해"
뭔가 싶어서 들여다 보니ㅡ 현재 기온, 35도?!
우와, 어째 덥더라니......
"집중도 잘 안 되니, 오늘은 이만 갈까"
조용한 방에서 게임이나 작곡이라도 하는 편이 낫겠어ㅡ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같이 다이바 시티 안 갈래?"
하며 리나가 말을 걸어온다.
아이스크림......
시원하게 에어컨이 틀어진 다이버 시티 안을 떠올린다.
아메리카에도 있는 아이스크림 체인점이 있고, 니지가사키 학생들이 군것질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지.
둘이 다른 맛을 주문해서 서로 먹여주는 모습을 본 적도 있는데ㅡ 조금, 즐거워 보였어.
"Nice idea야, 리나. 가자!"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있는 게 안심되긴 하지만, 친구랑 놀러 가는 것도 즐겁다는 걸.
리나가 내게 알려줬어.
"미아쨩, 골랐어?"
진작 메뉴를 정한 리나의 질문에,
"조금만 더"
라고 대답한다.
몇십 종류나 있으니까, 간단히 정하기 어려워.
Hmm......아. 이 맛, 오늘 리나 옷이랑 비슷한 색이네.
"미아쨩, 엄청 진지해"
곁에서 보고 있던 리나의 말에,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어, 어쩔 수 없잖아"
그야 친구랑 둘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온 거, 처음이니까ㅡ.
......기쁜 걸.
리나는
"응. 천천히 골라도 돼"
라고 말했지만, 뭔가 어린애 취급 받는 것 같잖아?
그래서 리나 옷 색이랑 비슷한 이거랑, 또 하나는, '인기 No.1!' 이라고 써있는 맛을 빠르게 주문했다.
친구랑 먹는 건, 뭐든지 맛있으니까.
"아아...... 죽다 살아난 것 같아......"
테이블 위에 녹아버린 미아쨩이, 아이스크림을 우물거리며 작게 말한다.
"오늘은 정말 덥네. 그래도, 더우니까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게 느껴져"
"하핫. 리나는 포지티브하네"
방금 전까지 더위에 늘어져 있던 미아쨩이 웃어줘서, 나도 기뻐
"미아쨩은 무슨 맛 골랐어?" 라고 물으니,
"캔디 오렌지랑...... 뭐였지, 까먹었네. 먹어 볼래?"
눈 앞으로 아이스크림을 내밀어 온다.
"응. 내 것도 먹어봐"
미아쨩과 교환한 아이스크림을 한입 맛보니, 입안에서 오렌지 맛 캔디가 톡톡 튄다.
"와왓, 톡톡 튀어. 재미있네"
미아쨩도, 내가 고른 소다 플로트와 초코 민트를 맛보고는
"So good! 여름 느낌 나는 상쾌한 맛이네"
라고 기뻐해줬다.
미아쨩이 무슨 맛이었지ㅡ 했던 맛도 한입 먹어본다.
"달콤하고 맛있어"
그렇게 말하니, 미아쨩은 "잘됐네" 라고, 정말 상냥한 표정으로 웃어줬다.
그 상냥한 표정을 보니 가슴이 뭔가 포근해져......
나도, 미아쨩이랑 함께 있으면, 따스하고 부드러운 기분이 든다는 게ㅡ 전해졌다면 좋겠어...... 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문득 미아쨩과 눈이 마주치고ㅡ 생긋 미소지어 주었다. 아직 리나쨩 보드를 꺼내지 않았는데...... 혹시, 내 마음이ㅡ 전해진 걸까?
"그러고 보니, 요전에 했던 게임에서 클리어 못 했던 부분 말이야. 지금 하고 있는 이벤트 보상 무기로 재 도전 해보려고 하는데 어떨까?"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미아쨩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말했다.
"그거, 좋네. 지금 우리집 올래? 리나쨩 보드 '두근두근' "
"갈래 갈래! 아, 그래도, 리나 숙제는 다 했어? 기숙사에선 엠마가 카린한테 착 달라 붙어서ㅡ 숙제 다 끝낼 때까지 공부만 시킬 거래"
"나는 다 끝내 놔서, 괜찮아"
엣헴, 하고 양 주먹을 쥐고 들어 보인다.
그런 나를 보고, 미아쨩은
"하핫. 역시 리나네"
라고 즐겁게 웃어 주었다.
표정을 잘 짓지 못하는 탓에, 마음을 잘 전하지 못했던 나지만.
리나쨩 보드 덕분에, 모두와 조금씩, 마음이 통하기 시작해서.
이따금, 보드 없이도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도 있어.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이 전해지는, 쌓여가는 순간 순간이ㅡ 이렇게나 기쁘다는 걸 알 수 있었어.
미아쨩이나 동호회의 모두들에게도, 같은 반 친구들이나 라이브에 와 준 모두에게도.
앞으로도 더욱,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그럼, 오늘은 클리어 할 때까지 힘내보자!"
그렇게 말하는 미아쨩에게, 내 기쁜 마음이 전해지도록.
'빙긋' 의 마음을 담아, 대답한다.
"물론. 재밌겠다"
공식리나미아는언제먹어도맛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