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이브 선샤인 마이너 갤러리 저장소

제 목
번역/창작 물갤문학)"여기 탕양." "고마워요 헤안나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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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니가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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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3-18 20:17:04
 

아침조례 시간 전. 나 아라시 치사토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보고 말았어.


오랜만에 리에라 아침연습이 없는 한가로운 날. 월요병 탓일까 노곤노곤해진 몸을 책상에 기대고 얼굴만 살짝 들고 있었는데 쿠쿠가 스미레한테 다가오지 뭐야? 그래서 계속 지켜보고있었는데...


"저번에 빌려준 지우개 돌려주실래요?"


흐음. 지우개 빌렸었구나.


"여기 탕양."


"고마워요. 헤안나양."


"??"


뭐야X발.


쿠쿠는 귀여운 팬더모양 지우개를 받고는 유유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어. 스미레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턱을 괴고 창가쪽을 바라봤어. 아니. 어떻게 된거야 이거.


둘 사이에 저런 딱딱하고 사무적인 호칭이라니.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놀랄 틈도 없이 휙 지나가 버렸어. 마치... 마치... 길고양이를 발견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꺼내자마자 고양이가 없어져버렸을 때처럼...


나는 조용히 주변을 둘러봤어.


이변을 감지한건 내 주변에 있던 애들뿐... 카논이는 자리가 떨어져 있어서. 눈치를 못 챈 듯 싶었어.


이게 어떻게 된거지? 둘이 싸운건가?


주변에 있는 애들이 설명해달라는 듯이 나를 바라봤어. 나는 나도 모르는 일이라고 머리위로 가위표를 만들며 도리도리 고개를 흔들었어.


정말. 이쪽이 묻고 싶을 정도라구.


만약에 정말 싸운거라면... 아니 그럴 가능성은...


충분한가... 여태까지 너무 신경안쓰고 있었어. 만약 리에라 전원이 다 박터지게 싸워도 저애들 둘만을 절대로 싸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맨날 싸우고 있긴하지만 그건 애정?이있어서 그런거고 저런 정적인 분위기가 오히려 무섭단 말이야.


뭔가 집히는거 없나? 저번 주 금요일날 둘이 어땠더라... 단톡1방엔 뭐 이상한거 없었나???


... 모르겠어.


이렇게 복잡미묘한 분위기를 안고 조례가 시작됐고 나는 1교시 내내 신경쓰여서 수업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어.



"저기 카논아~ 화장실 같이갈래?"


"응? 좋아 치이야."


카논이는 앞으로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지 모른채 순진한 표정으로 일어났어. 지금은 네가 진심으로 부럽다...


나는 쿠쿠나 스미레가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슬쩍 체크하고 카논이의 손목을 잡고 음악과 교실쪽으로 향했어.


"잠깐. 치이야. 어디가는거야?"


"일단 따라와!"


비상사태라구. 리에라 존속위기라구.


나는 음과 교실에 들어갔어. 카논이는 문 밖에서 기다리려는지 들어오지 않았어.


음과시절 친구들이 인사하는걸 건성으로 받아준 뒤 렌이의 손목을 잡았어.


"치사토양?"


"지금 시간 돼?"


"되기는 됩니다만... 꺅!"


시간이. 없단말이야. 나는 렌이의 손목을 잡아끌었어.


"그럼 잠깐 따라 나와줘."


나는 렌이랑 카논이를 데리고 한 층위로 올라갔어. 본래라면 3학년 교실이 있는 층이 될테지만 유이가오카에는 3학년이 없어서 비교적 조용한 층이었어.


"카논아. 너는 아까 못봤지?"


"뭔데그래 치이야?"


"네. 갑자기 무슨..."


둘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말했어.


"둘다 진정하고 들어..."


"응."


꿀꺽.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건지 두사람도 긴장한듯한 모습이었어.


"스미레랑 쿠쿠가 싸운거 같아."


"...?"


내 말을 듣고는 두사람은 명백히 질렸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어.


"뭐야~ 하루이틀도 아닌데."


"그걸 전하시려고 일부러??"


아. 조금 말하는 방법이 잘못됐었나.


"아니. 진짜 심각하다니까?"


"아무리 심각해도 두사람은 금방 들러붙는걸~"


"두분이 붙어다니는 건 그림이 되죠~ 음과에도 숨은 팬들이 많답니다. 후후."


흐아...


"그게... 둘이 서로 성씨로 불렀다니까? 그것도 양을 붙여서."


""...?""


"음... 뭐라고?"


후.


"그러니까. 서로 탕양. 헤안나양. 이렇게 부르고 용건만 딱 얘기하고 한마디도 안나눴다구!"


""...?""


"어... 그러니까... 두분이 서로 탕양... 헤안나양... 이렇게..."


"그래."


... 잠시간의 침묵.


"뭐야 그거 X된거 아니냐?"


"으아아아아아아아~ 안돼요. 안돼. 탕헤안나는 안된다구요... 쿠스미여야 된다구요~~"


"아무래도 전해졌구나. 사태의 심각성이."


"아니 왜그랬대? 아니 왜그랬대? 톡1방에서 무슨 징조 있었어??? 없었잖아!! 아니 둘이 주말에 뭐 있었나??? 그러고보니 둘이 갠톡도 꽤 자주하긴 했었던거 같은데..."


"혹시 저때문인가요? 제가 트위터 부계정으로 스미쿠쿠 절대 결혼해~~ 하고 라이브때 둘이 붙어있는 사진이랑 같이 트윗한거 들켜서 기분나쁘다고 두분이 붙어다니지 않게 된건가요? 그런건가요?"


"렌아... 너 그런짓을.... 아니. 일단 지금 파악중이야. 둘다 금요일 이후로 뭐 짐작가는거 있어?"


"호...혹시 그건가? 금요일날 밤에 쿠쿠가 이거 완전 스미레www 하면서 모래무지벌레랑 메론이랑 붙어 있는 사진 올렸었잖아! 그거아냐? 그거아냐?"


"어... 어떡하지... 나 그때 겁나 웃었는데..."


"사실... 전원 웃었죠... 오죽하면 그 시키양도..."


쿠쿠도 참. 어디서 그런 짤을 줏어왔는지...


"아니 잠깐. 그건 거기서 끝났잖아. 스미레가 뒤질래? 하고 바로 진압했잖아! 스미레는 그런거 뒤끝없어!"


내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두사람이 고개를 끄덕였어.


"맞어.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평범하게 대화하고... 혹시 주말에 스미레나 쿠쿠 만난 사람 없어?"


"으으음..."


"아!"


"렌!"


"저. 저는 아니지만 메이양이."


"오오!"


"메이양이 뭔가 쿠쿠양이랑 같이 옛날 스쿨아이돌 공연을 보러간다고!"


"좋았으!"


당장의 가닥이 잡혔어.


"일단 메이를 불러서 얘기를..."


딩동댕동. 수업시작종이 울렸어.


"으으."


"그럼 2교시 쉬는시간! 중앙계단에서 모여서 1학년 교실로 메이 보러간다!"


"응!"


"네!"


2교시. 나는 슬쩍슬쩍 스미레랑 쿠쿠쪽을 흘겨봤어. 흠. 쿠쿠는 꾸벅꾸벅 졸고있고... 스미레는... 필기를 하다가 이따금씩 창 밖을 보고. 다시 필기하고... 뭐... 평범하네. 카논이는 1교시때랑은 다르게 상황을 깨달아서그런지 계속 뒤쪽을 흘깃흘깃 훔쳐봤어. 카논아... 너무 티나. 눈에 띄잖아... 으아아.


만약에. 만약에 정말 둘이 싸운 거라면 어떻게 될까? 물론 최선을 다해서 화해를 시켜야 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자주 티격태격하는 두사람인만큼 한번 크게 싸워버려서 다시는 전처럼 돌아갈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리에라도 둘로 나뉘게 될까? 아니면 두사람 다 리에라를 그만둬버리는걸까? 스미레도 쿠쿠도 둘 다 리에라의 고참. 쿠쿠는 창립멤버. 스미레는 먼저들어와서 누구보다 열심히 한 멤버. 안돼. 두사람 없는 리에라는 상상할 수가 없어.


다른애들이 싸우면 이정도로 걱정안해. 걱정안하는데.


그 누구보다 친한 두사람이 그러니까. 정말 걱정이 돼..


그러니까...


그런일 안일어나게 발벗고 나서야겠지.


이 아라시 치사토님이!


딩동댕동.


나는 카논이랑 눈빛을 교환했어.


그리고 다시한번 흘깃 스미레랑 쿠쿠쪽을 번갈아봤어.


평소같았으면 쿠쿠가 스미레 쪽으로 가서 있는얘기 없는얘기 다했을텐데. 여전히 요지부동.


"후..."


"저기 치사토야.."


그러던 중 나나미가 나를 불렀어.


"미안. 지금 좀 바빠서."


진짜 미안.


나는 카논이랑 같이 중앙계단으로 향했어.



"오셨군요."


렌이는 우리보다 먼저 중앙계단에 도착해 있었어.


"그럼 가볼까요."


렌이를 따라 우리도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어.


"그래서 어떻던가요?"


"위험해. 쉬는시간인데도 서로 말한마디 안했어."


카논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평소같았으면. 흐음 스미레~ 뭔가 이해 안되는거 없나요? 없거든! 이런식의 대화가 오가야 되는데! 교실이 자기들 둘만의 것인 양 만담을 나눠야 되는데!"


카논이의 성대모사를 듣고 렌이가 반응했어.


"뭔가요 그거! 너무 존귀해요 뭐냐구요 그 꽁냥거림 아아 저도 보고싶어요 이번일이 해결되면 반드시 보통과로 놀러가서!!"


"앗. 렌아. 괜찮아? 또 코피날거 같아?"


"괘... 괜찮답니다..."


괜찮다면. 다행이지만. 그건 그렇고 렌은 우리가 붙어 있는게 뭐가 그렇게 좋은걸까?


"그건 그렇고 렌아. 메이랑 쿠쿠가 만난건 어떻게 안거야?"


카논이가 의문을 표해왔어.


"아. 그건 금요일날 밤에 메이양이랑 같이 온라인 게임을 즐겼거든요. 거기서 메이양이 말해주셨어요. 무지하게 구하기 어려운 티켓인데 쿠쿠양이랑 합심해서 2장 구했다구요."


"흐음. 리에라에 부장인 내가 모르는 사조직이 많이 융성하고 있군..."


"사조직이라니 치이야."


뭐 다들 개인적으로도 사이가 좋다는 걸까나. 그 왜. 분명 같이 다니는 친구지만 둘만있을땐 어색한 사이 같은것도 있잖아. 그런것보단 낫지 뭐.


그리고 도착한 1학년 교실.


"누가갈래?"


"으음... 나는 좀..."


우리는 렌이를 바라봤어.


그리고 나는 렌이 어깨에 손을 얹고 고개를 끄덕였어.


카논이도 나를 따라해서 똑같이 행동했어.


"엣? 제가 가는 건가요?"


"여기선 권력자가 깔끔하게 가자."


"응. 내가가면 애들이 흥분할거야... 왠진 모르겠지만."


아니... 나는 좀 알거 같아 카논아...


"후우. 어쩔 수 없군요. 저 하즈키 렌. 유이가오카 1대 학생회장의 명예를 걸고..."


"시간없어!"


렌이는 위풍당당하게 1학년 교실로 들어갔어.


"앗! 렌선배 무슨일임까?"


키나코의 우렁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아주 학생회장 행차하셨다고 광고를 하는구나. 쟤는."


"그게 매력이거든."


"그렇긴 해."


동글동글 만마루같은 키나코의 마음. 부디 도시의 어둠에 물들고 깎이지 말아줘.


"오. 렌선배. 웬일이야?"


"잠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메이양?"


"오...오우..."


우리는 메이를 데리고 나와서 한적한 곳까지 이동했어. 이동하는 와중에도 리에라를 비롯한 1학년 후배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우리를 계속 지켜봤어. 


"저기 선배들."


"응?"


"슬슬 말좀 해주지? 나 좀 무서운데."


치차차~ 아무말도 안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있으니까 긴장했구나.


렌이 메이의 얼굴을 끌어 안으며 말했어.


"그래요. 아무리 시급하다고 해도 메이양이 불안해하잖아요. 여린아이라구요."


"에~ 치사해 렌. 언제 그렇게 메이랑 가까워진거?"


"시키양이 없는동안은 저만 이럴 수 있답니다."


이거 좀 무서운 언니들 토크같은데...


"저기 메이야. 너 주말에 쿠쿠랑 같이 스쿨아이돌 공연 보러갔었지?"


"응? 아~ 갔었지 갔었지. 무지하게 좋았어. 근데 그게 뭐?"


나는 다시 질문했어. 되도록 안이상하게.


"그... 쿠쿠 뭐 없든?"


"엉?"


표정이 험악해지는 메이. 아마 저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거... 화난게 아냐.


"그 왜. 있잖아. 아 뭔가 평소보다 풀이 죽었네~ 라든가. 뭔가 안좋은 일 있어보여~ 라든가. 기운이 없네~ 아님 태도가 이상하네~ 기타등등. 뭐 그런거."


"카논아. 그거 너무 직구."


"엑."


"아니. 나도 쿠쿠선배도 라이브 보느라 텐션 올라서 빡콜넣고 응원한거 밖에 없는데? 덕분에 아직도 근육통이 남아있을 정도라고. 목도 좀 갔고."


그러고보니. 조금 목소리가 쉬었네...


"참고로 어떤 스쿨아이돌의 공연이었나요?"


"아! 그거 물어보는거? 역시 물어보는구나! 옛날에 엄청 유명했던 스쿨아이돌인데 이번에 오랜만에 다시 모여서 라이브한거였거든~ 그래서 지옥의 티켓팅을 넘어 나랑 쿠쿠선배가 당당히 연석을 얻었단 말씀!"


"잠깐. 렌아. 시간 없으니까!"


메이도 스쿨아이돌 얘기가 나오면 완전히 빠져들어서는.... 왠지 렌이랑 비슷한 점이 있달까. 둘이 친하게 지내는 것도 이해가 돼.


"근데... 왜? 쿠쿠선배 뭔일 있어?"


"으음 그게~."


"메이양. 큰일이에요... 쿠쿠양이랑 스미레양이 크게 싸운듯해서..."


"응?"


"렌!"


"으아... 저질렀네~."


"응? 선배들 원래 맨날 티격태격 잘하잖아. 신경쓸거 없다구. 입으론 싫다싫다하면서 허리는 찰싹 붙어있다니까. 웃겨 진짜."


"아니그게 이번엔 진짜인듯 싶기에..."


"응? 진짜?"


"그 두분이 서로 성씨에 양을 붙여서 얘기하고 딱 필요한 얘기밖에 안했답니다..."


"뭐? 아니 그거 장난아니네."


"으아아아아! 어떡함까!!!"


"잠깐 키나코! 조용히 하라니까요!


"예견된 사태."


아이고. 두야.


"아...하하하하. 무슨일인가 싶어 궁금해서 따라와봤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얘기를 나누고 계셨던 것이와요..?"


"치사토 선배! 그게 정말임까????!! 스미레 선배랑 쿠쿠 선배가 크게 싸워서 호칭도 바꾸고 말도 안나누고 리에라 해산 위기라는게 정말임까!?"


"둘다. 핵심 툴. 빠져선 안되는 존재야."


"치이야... 우리 괜찮을까?"


"음..."


"아!"


나츠미?


"그러고보니 주말에 좀 이상했사와요."


"뭐야. 뭐가?"


"스미레선배. 주말에 좀 이상했사와요."


여기서 새로운 국면이 나온다고?


딩동댕동.


"예비종이 울렸네요..."


"좋아. 다들 3교시 끝나고 여기로 모여. 리에라 긴급회의야. 나츠미. 이따 자세히 말해줘야돼."


"어뜨케 된거냐고 진짜..."


"선배들 싸우면 안됨다~~"


"라져."


"알겠사와요."


"흑.. 쿠쿠야. 스미레야.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와 진짜. 오늘 쉽지않다.


정신 바짝.


바짝 차려야지.


교실에 들어갔는데 스미레가 카논이한테 말을 걸었어.


"니들 자꾸 어디 갔다오는거야?"


"아아. 조금... 그치? 치이야?"


"응! 조금...."


"조금이 뭔데..."


스미레는 뭔가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어.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3교시... 길다. 시간이 안가. 스미레. 쿠쿠. 싸우지마. 아니다. 제발 평소랑 같이 싸워줘. 시끄럽게. 너네가 입다물고 있으면, 리에라 분위기가 축 가라앉는단 말이야..


그리고 쉬는시간. 나는 카논이랑 눈을 맞췄어. 맞췄는데.


돌발상황.


쿠쿠가 카논이쪽으로 다가갔어.


"까농! 이번 의상에 대해선데요~ 까농은 포인트로는 어떤 포인트가 좋은지 자세히 들려주실래요?"


"에...에엣? 어... 음."


카논이는 내 쪽을 계속 흘겨봤어. 그런데 그런 카논이를 한순간에 가리는 존재가 내 눈 앞에 섰어.


"치사토."


"어..? 어... 응... 왜... 왜그래 스미레?"


"같이 화장실 가자."


설마했던 더블 트러블. 악재는 겹친다.


하지만. 별 수 있겠어...?


"그래."


같이 가는 수 밖에.


스미레는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한테 말했어.


"치사토."


"어? 어. 왜애?"


"나말야. 부족한걸까?"


뭐야. 뭐가 부족하다는거야 스미레야... 진짜 나 무서워...


"뭐야? 뭐가 부족하다는거야 스미레야?"


"그... 귀염성..."


"응? 뭐라고?"


"귀염성이라면 귀염성이야! 네가 보기엔 어때?"


와... 나 진짜. 상상도 못했다.


"그... 그럴리가 있어? 스미레 네가 얼마나 귀여운데..."


아니 뭐야 진짜로...? 설마 진짜 쿠쿠한테 차였나? 아니 렌이 눈이 정확했던 거였어?? 아니아니 진짜로 쿠쿠랑 싸운게 그렇게 된거였어..?


"아니아니. 외모적인 면 말고... 예를들어 키나코는 어딜 가든 귀여움 받잖아? 그런 종류의..."


왜그런걸 물어보는거지... 왜 그런걸 물어보는거지... 아니 왜 그런걸 물어보는거지...


쿠쿠가 버린건가? 애교있는쪽이 좋다고? 중국여자들은 다 쿠쿠처럼 애교가 있는편인가??? 중국사람들 취향이야 그게??


"사...사랑싸움..."


나도 모르게 입밖에 냈는데...


"응? 사랑?... 그러네. 하고있을지도. 나. 사랑."


"어?"


"으아아~ 날 한번 참 더럽게 좋다~"


스미레는 기지개를 한번 켜더니 멍하니 복도를 걸었어.


"스미레..."


나는 스미레가 교실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전력질주를 해서 예의 약속장소로 갔어.


"헉... 헉... 늦어서 미안..."


"아. 치사토양. 무슨 일 있었나요?"


"어. 갑자기 나랑 카논이랑 둘다 각각 스미레랑 쿠쿠한테 붙잡혀서... 먼저 얘기들 하고 있었어?"


"네. 나츠미양한테 사정을 들었는데..."


"그냥 간단히 요약하겠사와요. 스미레 선배는 주말마다 저한테 스트리밍 강의를 받고 있었는데요..."


"엥? 스트리밍 강의? 그건 또 뭐야."


"앞으로의 쇼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스트리밍스킬이 필요하다고 저한테 배우고 싶다고 하셨사와요."


"또 리에라 내에 내가 모르는 사조직이..."


"사조직...?"


시키가 고개를 갸우뚱했어.


"아 근데 원래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쉴드 제대로 쳐주시는것이죠?"


"으응. 그럼 당연하지."


"어쨌든 주말엔 그날따라 스미레선배가 조금 상태가 이상했달까... 뭔가 조금 얼이빠진 듯한...?"


"구체적으로 어떻게?"


"으음... 조금 답지않게 정신이 딴데 팔렸달까... 의기소침했달까..."


"그거 엄청 스미레답지 않네..."


"확실히 그렇네요..."


"스미레선배는 그런모습 어울리지 않슴다..."


"그리고 다른날이랑 다르게 금방 강의를 끝냈사와요. 왠지 그럴 기분이 아니라나 뭐라나."


"응? 그게 다야?"


"다인것이와요."


"... 의기소침한 스미레... 그러고 보니 여기 오기전에 스미레가 갑자기 그랬어..."


"네? 무슨 일이 있었나요??"


렌이 황급히 물었어.


"..."


"치사토...선배?"


시키의 목소리.


내가.


내가 이걸 지금 말해도 될까?


사랑이라고 했어. 내가 이걸 지금 모두에게 말해도 되는걸까? 좀처럼 고민을 말하지 않는 스미레야. 그걸 내가 함부로 말해도 될까?


"... 사귄다는건. 그사람의 인생에 엮이는 걸 각오했다는 것."


"선배?"


"사람을 사귄다는 건. 그사람의 인생에 엮이는 걸 각오했다는 것."


"오우... 선배 갑자기 뭔가 좋은말 하네..."


"멋있슴다."


"근데 그래서 이제 우리 뭐하는것이와요?"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어.


미안 스미레야. 너는 털털하니까. 나를 용서해줄거라 믿어.


그리고 솔직히... 이걸 누가 참을 수 있겠니...



4교시가 지나간다. 천천히. 평온하게. 이 평온함은 뭘까. 폭풍전야? 그 폭풍의 눈에 있는 두사람. 쿠쿠와 스미레. 여전히 두사람 사이에 흐르는 이상기류... 이상없는 이상기류.

나는 이 분위기가 싫어. 둘이 틀어지는게 싫어.

그리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어.


나는 조용히 도시락을 들고 스미레랑 쿠쿠에게 말을 걸었어.


"같이 도시락 먹자."


스미레랑 쿠쿠는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더니 말없이 책상을 붙였어.


괜찮아. 분명 괜찮을거야.


같이 밥먹으면 분명 괜찮아져.


한솥밥먹는 식구인걸.


쿠쿠는 도시락 뚜껑을 열었어. 귀여운 문어모양 비엔나가 잔뜩... 쿠쿠. 요즘 요리가 는것 같네...


"저기 치이야?"


"응?"


"밥 먹기 전에 할말이 있는데."


"응."


카논이의 미묘한 표정에 정신이 팔렸던 그때...


"아. 쿠쿠. 그 소시지 맛있어보이네. 내 메론조각이랑 바꾸자."


"후후~ 이쁘죠. 특별히 이번만 바꿔드리죠~"


"엥."


"아...하하.."


갑자기 너무도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쿠쿠와 스미레.


어색하게 웃는 카논.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응? 왜그래용 치사토?"


"무슨일이야. 갑자기 큰소리를 내고."


"아니 너네 싸웠던거 아니었어?"


"응? 아니 오늘은 안싸웠는데."


"아까 싸우지 않았어요? 쉬는시간에."


"아. 그랬나?"


"카노오온... 이게 어떻게된거야..."


"사실... 나도 아까 3교시 쉬는시간에서야 안건데... 둘이 별일 없는거 같더라고."


"쿠쿠. 스미레. 그럼 너네 아침에 그건 뭐였어? 성씨에 양 붙여서 부르던 그거."


"응? 아아. 그거? 몰랐는데 애들이 좀 걱정한거 같더라고? 너도 걱정했어? 별건아니고 쿠쿠는 중국인이잖아? 중국에서는 성으로 부르는게 보통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얘도 거리감도 모르고 그냥 이름을 요비스테로 막 부르기도하고.. 어쨌든 그래서 쿠쿠가 일본인의 감성을 느껴보고싶다고 나랑 서로 성으로 불러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그럼 왜 스미레한테만..."


"엑. 그야 다른 친구들한테 그런 거리감 느껴지는 호칭 못쓰쟈나용. 후후."


"너 어째 곱게 안들린다 그거어?"


"흥. 흔쾌히 허락해준 주제에. 왜 이제와서 따지는건가요 헤안나양!"


"그럼 왜 말안하고 있었던거야 너네?"


"네? 계속 얘기 했는데용?"


"응. 계속했어. 그냥 너네가 종 땡치자마자 나가서 못본거 아니야?"


"아하하. 아까 3교시 쉬는시간에도 스미레가 돌아오자마자 우리한테 말 걸더라고..."


카노오오온... 그런거라면 빨리좀...


"참고로 나도 아까 얘기해주려고 했어."


나나미...


"그런줄도 모르고... 난 둘이 사랑싸움이라도 한줄알고..."


"잠깐. 사랑? 무슨소리야 그거."


"그야 너. 아까 사랑이 어쩌고 했잖아... 나는 영락없이 귀염성없는 스미레가 쿠쿠한테 차인거라고만..."


"에엣? 왜 이런 모래무지벌레랑 쿠쿠가? 치사토. 뭔가 말하는게 스위치들어간 렌렌처럼 됐다구요!"


"사랑? 그얘긴 못들었는데!"


"아아. 아냐아냐. 그건 쿠쿠랑 상관없는얘기... 그보다 치사토. 입이 무거울거라 생각했는데. 바로부네...? 카논만 입이 가벼운게 아니었어..."


"아하하."


그러고보니 카논이 1학년때 별에 별거 다 퍼트렸었나...


"헤에에~ 스미레의 사랑? 헤에~ 뭐. 쿠쿠는 한개도 관심없지만요... 흐으응~"


흥미진진한 쿠쿠... 왠지 언짢아보이기도 하고?


"암튼! 그럼 진짜 뭐야?"


내 질문에 스미레는 끄으응 소리를 내며 말했어.


"... 으으... 사실은 요즘 나츠미한테 배워서 스트리밍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 그거라면 들어서 알고있어."


"아니 걔도 퍼뜨렸단 말이야?? 진짜 누굴믿어야되는거야..."


"암튼... 그래서 뭔데 스미레?"


카논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


"사실은... 좀처럼 시청자들이 원하는걸 알수가 없어서... 역시 좀더 귀염성있는쪽이 좋은걸까나... 하고..."


"아. 그래서 귀염성얘기를..."


"그럼 사랑은 뭔데요! 무슨 얘기냐구용!"


쿠쿠... 왜 소리를...


"응? 아아. 누군가의 마음이 알고 싶어서 하루종일 골똘히 생각하는거... 이거 어떻게보면 사랑이 아닐까 해서."


"..."


"엥? 뭐야. 반응좀 하라면 해!"


질렸다.


"스미레도 꽤 소녀다운 말을 하는구나아~"


"읏. 시끄러 카논!"


"흐흥~ 모래무지벌레가 그렇죠 뭐. 시답잖은 소리였군요 역시!"


"탕양은 좀 조용히 하지~?"


"스미레. 미리사과할게."


"응?"


"미안."


"뭐야 치사토..."


그 이후로 렌이가 1학년들을 이끌고 2학년 보통과 교실을 쳐들어온건... 조금... 아주 조금 나중이야기. 나는 조용히 뒷문을 통해 빠져나갔어. 미안해 얘들아. 미안해 스미레. 미안해 쿠쿠. 아라시 부장도 가끔은 실수를 한답니다.






 


















쿠카 2023.03.18 20:30:03
카논의발가락 나츠미 말투 한국어로 번역한거 잘했다 리에라 애들 관계성 빠지지 않고 잘살린것같음 보는내내 입꼬리 씰룩거렸다 2023.03.19 00:13:07
노나카코코나 2023.03.19 00:29:20
토끼단조무래기 스미쿠쿠가 잘못햇네 2023.03.19 00:57:47
aewJsdysl 개존잼 2023.03.19 02: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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