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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캐스트란 그냥 같은 캐릭터를 응원하는 물순이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캐릭터라는 것이 외형+설정+성우의 조합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세가지 중 한가지라도 잃으면 그 캐릭터는 그냥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 뭇매를 맞을 것 같기도 하다만,

우리가 알던 유키 세츠나는 냉정하게 말해서 더이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누나와 함께 맞이하는 새로운 세츠나는, 그 말 그대로 '새로운 세츠나'일 것이다.

섣부른 추측이겠지만, 이것을 사실 모두들 가슴으로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애써 받아들이기를 거부할 뿐이지.

그리고 정말로 새로운 세츠나라는 것이 우리 앞에 나타났을 때,

우리가 어떤 기분으로 그녀를 맞이하게 될 지는 조금도 예측할 수가 없다.

나는 그것이 두렵다.

그때까지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내가 있을까봐.

작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란, 결국 한가지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충분히 슬퍼하는 것이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며, 인간이 당면하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대부분 그것에 적응하는 것이다.

토모리루 하차와 관련한 이 떡밥이 어쩌면 길고, 지루하고, 돌때마다 슬퍼서 안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그 감정을 바라봐야 한다.

계속 미래만 보고있으면 즐거운 지금이 지나가버리고 만다.

그리고 설령 지금이 즐겁지 않더라도, 미래만 보고있다가는 슬퍼해야하는 지금 또한 지나가버리고 만다.

그러니 모두들 마음과 머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때까지 충분히 이야기했으면 한다.

새로운 세츠나가 등장하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어차피 우리는 토모리루의 세츠나를 추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 새로운 세츠나가 나타나지 않은 지금,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금의 세츠나에 대해 생각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새로운 세츠나를 받아들이지 못할 미래의 내가 두렵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