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순서에서 알 수 있듯 이번 도쿄 여행은 사유링 전달회가 목적이었음.
하지만 시간 순서로는 이틀째의 성지순례가 먼저이기에 성지순례 이야기부터 쓰도록 하겠음.
참고로 첫째날은 상영회 후기에서..
내가 잡은 호텔은 도쿄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오오테마치 역 바로 옆에 위치했었음.
처음엔 도쿄역에서 꽤나 멀기에 잘못잡았나 싶었는데 오오테마치역에서 시부야, 신주쿠 이 지역까지의 접근이 매우 편리했기에 만족스러웠음.
둘째날의 성지순례는 일정 자체가 조금 빡빡했는데, 그 이유는 오후 4시쯤부터 도쿄에 비가 올 예정이었기 때문.
또한 그 후 19시에는 슈스 12화가, 그 뒤에는 니코나마가 기다리고 있었기에 결국 16시쯤이 타임 리미트였음.
설상가상으로 내가 시부야 스카이 예매해둔 시각이 오전 10시 20분이었음.
그 전에 뭘하기엔 되게 애매했기에 결국 10시-16시 사이에 성지순례를 끝내야하는 일정이 되고 말았던것.
일정 빡빡한건 빡빡한거고 어쨋든 기세 좋게 시부야 스카이로 향했음.
14층까지는 유리 엘리베이터라서 겁나 무서웠다 ㅋㅋ 내가 고소공포증까지는 아닌데, 유독 유리엘리베이터를 못 탐. 손발 덜덜 떨리고 식은 땀 나는 정도?
그래서 갤에도 막 45층가는건 유리 아니지?라고 물어봤었는데 착한 갤럼이 아니라고 해줘서 시부야 스카이를 갈 수 있었음.
만약 유리 엘리베이터였다면 아무리 성지에 사유링이 갔던 곳이라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음. 아니면 한 두시간 정도 고민하다가 탔던가.
하여간 14-45층 고속 엘리베이터는 깜깜했고, 덕분에 마음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밑에는 사진.
사유링 구도로 찍은 사진도 있는데, 내 얼굴이 화면 삼분의 일이라 굳이 올리진 않겠음.
실외라 바람도 시원하고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인데다가 경치도 되게 좋았어. 성지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가볼만한 관광지인거 같음.
단점은 사진찍기 좀 애매하다는거?
그리고 역시 밤에 오는게 좋을거 같음. 낮의 경치도 예쁘지만 야경은 못참지..ㄹㅇ
나도 만약 비가 안 왔으면 일몰시각이나 밤으로 예약했을거임.
이렇게 첫번째 관광지 시부야 스카이를 보고, 바로 옆의 스크램블 교차로로 향함.
여기는 뭐 워낙 유명한 곳이라 성지 아니더라도 다 아는 곳일거임.
jr시부야역 빠져나오면 보이는 거대한 횡단보도인데, 여기가 리에라의 도쿄무대 및 결과 발표가 있었던 곳임.
여기도 밤에 오는게 성지순례의 취지에도 맞고 더 예쁘지만, 밤에는 많이 와본데다가 역시 '비'가 온다는 예보 땜에 오전에 들렀음.
나름 각도 맞춰서 찍어본 사진 두 세장만 올려봄.
저기 영상 나오는 곳에 결과 발표했을거임
가로로 누운 직사각형 같은 건물 저 위에서 싱샤스 공연했던걸로 추정
다음으로 간 곳은 요요기 공원.
시부야에서 요요기 공원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기에 도보로 이동했음.
요요기 공원은 한번 가봤었지만, 동선상에 위치하기도 하고 2기도 나왔으니 한 번 가보기로 했음.
그런데 입구쪽부터 뭔가 어수선하더라고. 노래소리도 들려오는거 같고.
요요기페스 무대쪽으로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화려한 유니폼 입은 횽아들이 춤추고 있고, 그 옆에는 천막들이 막 펼쳐져있었음.
큐슈 페어 고기 마츠리인가? 뭐 그런거 하더라고.
사진, 촬영 금지라서 요요기페스 무대는 못찍었지만, 그 대신 진짜 요요기페스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음 ㅋㅋ
작중에서도 이렇게 공연했겠구나 싶은 느낌?
마침 점심도 안 먹은지라 들어가서 가라아게 사서 먹었는데 느끼하더라. 천막 사이에 서서 먹도록 테이블 같은게 2열로 배치되어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막 섞여서 마스크 내리고 먹었거든.
사실 일본은 실내 마스크까지도 원칙적으로는 '임의 착용'이라 법적으론 문제 없긴해 ㅋㅋ 다만 각 건물이나 가게, 아니면 이벤트 주최측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니까 대부분 쓰고 다니는거고. 공식에서 언제쯤 콜 금지 이런거 풀어줄까 궁금해하면서 먹었다 ㅋㅋ
이건 마츠리 사진이랑 쳐묵한 가라아게. 무대쪽은 안 나오게 찍었음.
요요기 공원 자체는 무지하게 넓어서 다 돌지는 않았고, 조금만 돌다가 이번엔 하라주쿠로 발걸음을 옮김.
이 구간 역시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도보로 이동함.
하라주쿠에는 타케시타 거리, 브람스골목, 오모테산도, 쿠쿠집, 메이집, 스미레 신사 등등등 성지가 엄청나게 많이 있음.
하지만 이전에도 한두번씩은 다 방문했던 곳이기에 이번엔 과감하게 가지 않기로 했음.
이것 역시 비의 영향..
이번에 방문하기로 정한 곳은 롤 아이스크림 가게, 쿠키 가게, 카페 드 라피스, 미나미 아오야마 6쵸메 놀이터였음.
롤 아이스크림 가게 근처는 9화의 스미쿠쿠씬(정확히는 귀가길 스미레가 쿠쿠 뒤를 쫓아가고,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비가 옴과 동시에 쿠쿠가 뛰어가는 그 장면)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고, 리에라 콜라보도 하고 있었기에 가봤음. 안그래도 롤아이스크림 먹어보고 싶기도 했고 ㅋㅋ 근데 줄을 무슨 한시간 가까이 섰음...
사람 자체는 그리 막 많은건 아니었는데 워낙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그런지 줄이 안 줄어들더라고 ㅋㅋㅋㅋ 하필 일요일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사람도 많아서 한참 기다림. 30분쯤 지난뒤부터는 기다린게 아까워서 기다린 느낌이었다 ㅋㅋ
그렇게 기다려서 산 아이스크림.
카논과 만마루 버전으로 시켰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음. 다만 가게 안에 먹을 자리가 없다시피해서 길거리에 서서 먹었다 ㅅㅂ..
972엔인가 하던데 진짜 다시는 안 사먹을듯..? ㅋㅋㅋㅋ
이번엔 쿠키 집으로 향함. 쿠키 집은 엔딩에서 카논이 서있는 가게인데, 여기도 뭔 줄서서 메뉴판 보고 있더라고.
아니 쿠키 사는데 뭔 줄? 싶어서 대충 사진만 찍고 카페 드 라피스로 이동함. 여기는 엔딩에서 쿠쿠가 나온 곳이고, 최근에 리짱도 방문 인증샷 남긴 곳임.
하지만 역시 사람이 많더라. 무엇보다 가게 안쪽부터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까지 전부 여자였고, 대기할 벤치조차 사람이 다 앉아있어서 여기 역시 포기함.
점심 가라아게 세조각으로 떼우는 바람에 카페에서 배 좀 채우려고 했더만, 일요일의 하라주쿠를 얕본게 패착이었다
비 예보 있어서 사람 적을줄 알았더만 진짜 장난아니게 많더라 ㅋㅋ
그 와중에 오타쿠 같은 사람은 거의 없었던게 킬포.
쿠키 카페 다 포기하고 이동한 곳은 놀이터.
이 놀이터는 3화에서 빈붕이가 순간이동 보여준 곳이기도 하고, 아마 어릴적 카논이랑 치이짱이 놀았던 그 놀이터이기도 할거임.
다만 꼬맹이들 여럿이랑 보호자분들이 놀고 있었기에 내가 거기대고 사진찍는건 무리라 멀리서 대충 찍고 말았음.
사실은 안에 들어가서 미끄럼틀 위에도 올라가보고 하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기로 함.
이렇게 하라주쿠쪽 성지 순례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향한건 국립경기장.
작중에서는 '진구 경기장'으로 나오는 곳으로, 결승 무대가 열린 곳임.
안에선 무슨 이벤트인지 뭔지를 하고 있었는데, 들어가진 않았고 밖에만 조금 걸어다녔음.
빈붕이가 앉았던 벤치에도 앉았는데, 옆에 사람들이 다 앉아있어서 사진은 못찍음.
진구경기장 바깥쪽을 대충 본다음, 8화 찬스찬스 무대 배경이 된 곳으로 이동했음.
국립 경기장 바로 옆이니까 세트로 생각하면 될거임.
가니까 나무들이 양옆으로 쫙 깔려있어서 여기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이걸로 이틀째의 성지순례를 끝냄.
호텔로 돌아오니까 거의 16시쯤이었음.
잠시 뒤에 빗방울 떨어지는게 보였으니 예보가 정확하긴 했던듯.
근데 많이 내린건 또 아니라 이정도면 관광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ㅋㅋ
이제와선 좀 아쉽네.
뭐 이 뒤엔 7시에 슈스 2기 막화보고, 편의점가서 도시락 사온 뒤에 니코나마 보면서 도시락 먹고 씻고 유튜브 보다가 잤음.
드디어 대망의 3일차.
3일차는 느긋하게 보낼 예정이었기에 10시 30분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음.
그 다음 향한 곳은 하라주쿠.
이번엔 성지순례가 아니라 옷이나 모자 좀 사려고 갔음.
대충 쇼핑하고 역으로 향하는 길에 타케시타 거리도 지나감.
전에 왔을 때에 비해 리에라 콜라보 자체가 많이 없어진거 같더라. 기간이 끝났나봐.
하라주쿠에서 점심도 먹었기에, 14시쯤 아키하바라로 향함.
엣날에는 낮에 아키바 밤에 호텔 or 가끔 시부야 이 루트였는데, 슈스 판 이후로는 시부야 신주쿠 이쪽만 맴도는 거 같음 ㅋㅋ
뭐 쨋든 그렇게 도착한 아키바.
14시 30분인가에 gigo 콜라보 카페를 예약해두었기에 조금 늦게 올라감.
어차피 한시간 반동안은 내 자리라서 느긋하게 즐겼음.
판떼기들이나 사인, 문구들 사진찍고 음료 하나로 약 한시간 정도 뻐기다 나옴 ㅋㅋ
코스타는 쿠쿠였는데, 어떤 사람이 쿠쿠랑 바꿔달라길래 스미레로 바꿔먹음.
밑에는 콜캎내부 사진 몇장.
내가 앉은 자리 바로 앞에 붙어있던 스미레.
각종 판떼기들
음료는 카논꺼 마심.
계산하니까 럽라 관련 크레인 1회 사용권 주길래 카논 작소 츄라이 했지만 당연히 실패.
미련 없이 기고를 빠져나오니까 16시 근처였음.
사유링 전달회 입장시각은 17시부터였기에 이제 뭐할까 고민하다가 칸다묘진을 가기로함.
굿즈나 피규어 둘러보는건 요즘엔 그다지 관심도 없을뿐더러 지갑도 간당간당해서 고려도 안함.
스노하레 들으면서 칸다묘진으로 향하니까 진짜 기분이 묘하더라.
칸다묘진은 최소 10번 이상은 간 곳인데, 갈때마다 뭔가 그리움..
뮤즈 보고 싶다 ㅠㅠ
100엔 던지고 박수 두번 치고 한 다음, 게마즈 아키하바라 본점으로 향함.
가다가 폰을 보니까 시간이 아직 30분가까이 남았길래, 도로쪽 철봉 같은거에 걸터 앉아 시간 좀 떼웠음.
물론 트위터 이런거 서치하면서 사유링한테 무슨 말 해야할지 존나 고민했다 ㅋㅋ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시간 따져보고 별짓 다했음 ㅋㅋㅋ
이번 전달회는 시부야 츠타야 때랑 다르게 추첨제라 시간이 조금 길 줄 알았는데 후기 보니까 비슷한거 같더라고.
인사하고 특전 받으면서 감사합니다 그 후 두마디 하면 끝 이 정도 감각이어서 무슨 말할지 고민되더라.
그러다 17시가 되어 게마즈 6층으로 가니까 신분증 검사하면서 주소까지 다 따져보더라고.
당연히 난 본인 맞는데 좀 쫄리더라 ㅋㅋㅋ
심지어 게마즈에 등록된 주소가 달라서 학생증까지 보여줌 ㄷㄷ
들어가니까 의자들 쫙 깔려있고 오른쪽부터 채워서 앉아라고 하더라고.
무슨 토크쇼하는 그런 배치였음.
핸드폰도 못쓰게 해서 멍하니 앉아있다보니까 개연시간인 17시 30분이 되었음.
시부야 츠타야에서도 봤던 아저씨가 몇마디 하더니 사유링이 들어왔는데, 보는 순간 진짜 여신인줄 알았음.
검은색 드레스였는데 진짜 비율도 미쳤고 얼굴도 너무 예쁨.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더라.
그렇게 짧은 인사 뒤에 가림막이 쳐지고 오타쿠들이 한명씩 들어가기 시작함.
아무리 가림막이 있더라도 목소리가 넘어서 들려오는데, 가끔 '다이스키데스!' 이러는 오타쿠도 있어서 웃기더라 ㅋㅋ
나이 지긋이 먹은 아저씨도 계시고, 양복입은 분도 계시고 하는데 나올때 다 싱글벙글해서 나오는게 보기 좋았음.
난 딱 중간쯤?이었는데 한사람당 많으면 15초 정도라 금방금방 줄어들더라고.
두근대면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어느새 내 차례였음.
스태프 안내에 따라서 가방 놨두고 가림막 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앞에 사람 목소리가 들리긴하는데 뭐라는지는 전혀 귀에 안들어오더라 ㅋㅋ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음
먼저 들어가면서 '오방데스' 하니까 사유링도 '오방데스'해주더라.
'시부야 츠타야에 이어 오늘도 만날 수 있어서 기뻐요.'까지 이야기하고 바로 준비해온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사유링이 기뻐요라는 말에 답을 해주려고 하는거야.
순간적으로 그걸 놓쳐서 사유링이 입을 열었는데 다음 문장을 시작해버림. 근데 나는 이미 말을 시작해버렸고, 사유링도 말을 멈춘 탓에 되돌릴수가 없더라..
이것 땜에 마음속으로 식은땀 ㅈㄴ 흘렸음. 내가 말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사유링 말 듣는게 목적인건데 긴장해서 씹오타쿠짓 해버렸다 싶은 생각에 자괴감도 ㅈㄴ 들고.
그래도 어쨋든 준비해둔 말 하긴 해야하니까 정신 부여잡고 끝까지 말하는데 성공은 함. 내용은 대충 '나도 앞머리 세팅하는게 코다와리인데 사유링이랑 똑같아서 기쁘다' 이런 내용이었음.
사유링이 그 말 듣더니 내 앞머리 1,2초 쳐다보고 '캇코이' 해주더라 ㅋㅋ
이거 들으니까 걍 앞에 실수했던거 다 날라가고 존나 행복했음
예쁘고 커엽고 목소리도 좋고 대응도 너무 잘해줘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고였음.
시부야 츠타야때랑 비슷한 시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둘 다 너무 행복했다...
전달회는 수십번을 가도 신선하고 행복할거같음.
그렇게 특전으로 받은 '사진집 어나더 커버' 손에 들고 야키니쿠 쳐묵하고 신칸센 타고 집에 도착해서 글 싸는 중임.
휴일도 끝나고 도쿄 여행도 끝나서 존나 현타 오는데 어쨋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