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제 도쿄 당일치기 썰 사진 하나하나 올리면서 길게 쓰려고 했는데 개노잼 각이라 쓰다 지웠음 ㅋㅋ
어제 참가했던 사유링 사진집 전달회는 시부야 츠타야에서 개최된 것으로, 추첨이 아닌 선착순으로 모집했었음.
처음에는 2회차 있었는데 여유부리다가 놓쳤고, 그 다음에 추가분 열렸는데 그건 대기탔는데도 실패함. 그렇게 포기하고 있다가 9월에 찐찐막으로 2회분이 추가되면서 그제서야 성공했음. 사실 마지막도 우여곡절이 있었던게, 원래는 9월 22일 19시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오류가 떠서 24일로 미뤄진 것. 22일날 신청했는데 티켓이 계속 안 사지길래 또 실패했나 싶었는데 다행히 공지로 오류였다고 하더라고.
선착순 구매 성공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돈이 없어서 도쿄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음. 일본에서 야간버스 한번도 타본적이 없어서 불안했지만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었음. 27일 22시 30분에 출발, 28일 24시 5분(그니까 29일 0시 5분)에 돌아오는 버스를 타는 일정이었는데, 사실 버스 타는거 생각하면 당일치기가 아닌 무박 3일 ㅋㅋ
28일 새벽 6시에 신주쿠 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바로 달려간 건 하라주쿠. 별애니 성지순례를 한 2,3시간 하고 나머지는 스타벅스에 틀어박혀있었음. 버스 타는건 진짜 자신 있어서 야간버스 솔직히 좀 만만하게 봤는데 개빡세더라. 휴게소 멈출때마다 잠 깨서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의자도 존나 불편함 ㅋㅋㅋ 가방도 무겁고 해서 시원한 스타벅스에서 1시간 반정도 시간 떼웠다. 그 다음 11시에 열리는 스미레 신사에서 오마모리 하나 사고, 11시반에 예약해둔 쿡패드 콜캎 먹으러갔음. 사실 오사카 신사이바시 쿡패드 콜캎도 갔었는데 그때 카논 카레랑 카논 음료 먹었기에 이번엔 시키 디저트랑 스미레 음료 마셨다. 맛은 그냥 그랬는데 가격은 역시 창렬이더라. 롤케잌 한조각이 1100엔 ㅅㅂ..
그 다음 게마즈 하라쥬쿠 들려서 충동구매하고 아키바로 향함. 아키바에 굳이 간건 사유링 포토 판넬 전시한거랑 추첨회 참가하기 위해서였음. 참고로 포토판넬은 게마즈 난바점이랑 종류 똑같더라. 전시되어 있는 포토판넬들이 추첨회의 당첨 상품이었는데 당연히 개같이 실패. 사진집 한권 당 기회는 한번이어서 솔직히 극악이긴 함 ㅋㅋ 원래는 아키바에서 시간 좀 더 떼울 생각이었는데 덥고 오타쿠들 많아서 그냥 도망쳤음.
다음으로 향한 건 도쿄 돔. 도쿄 돔 간건 입장료 2900엔의 스파를 이용하기 위해서였음. 근데 아키바에서 시간을 너무 적게 보낸 탓인지 당초 계획이었던 오후 4시 스파 입갤까지 2시간 가까이 비어서 가라오케에 들렸다. 폰 충전도 할 겸 더위도 식히고 음료수도 마시면서 2시간 정도 있다가 스파로 향했음. 근데 스파 들어가자마자 피로가 막 쏟아지면서 졸려 죽을거 같더라. 막 머리도 아파오고 이래서 한시간 반만에 도망쳐 나옴.
머리 세팅도 하고 옷도 새옷으로 갈아입고 개운한 기분으로 나오니까 오후 6시쯤. 내가 성공한 전달회 회차는 마지막 회차라 21시 5분 집합이었음. 근데 뭐 딱히 할것도 없고 저녁도 먹을 겸 미리 시부야로 향했다. 오랜만에 가는 시부야는 여전히 사람이 많더라.. 옛날에는 시부야 가면 텐션 올라가서 막 술 마시러 다니고 그랬는데 어제는 피곤해서인것도 있고 곧 사유링 만난다고 생각하니 긴장한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차분하게 돌아다녔음. 저녁 먹을 곳 찾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서 그냥 큰 건물 식당가에서 먹음. 돈까스 먹었는데 속이 너무 안좋아서 남겨버렸음.. 맛있긴 했는데 음식 먹으면서 올라올 거 같은 기분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야간버스 탈 때 멀미, 긴장감, 피곤함 삼박자가 합쳐진 환장의 콜라보였음.
원래 계획은 시부야에서 저녁 먹고 술 좀 마시면서 시간 보내는거였는데 너무 속이 안좋아서 다시 스타벅스로 향했다. 어차피 이벤트가 열리는 시부야 츠타야랑 스타벅스 건물이 같은데다가, 뷰도 좋아서 아침에 먹었던 블랙 아이스티 먹으면서 1시간 넘게 떼웠음.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대망의 전달회 시간이 다가왔음.
21시 좀 넘어서 해당건물 6층으로 올라가니까 이미 오타쿠들로 드글드글 하더라. 근데 잘생긴 사람 의외로 많아서 놀랐음 ㅋㅋ 진짜 오타쿠 같은 사람 3할, 평번한 사람 3할, 잘생긴 사람 2할 정도. 직원 분이 접수도 하고 안내도 하고 하는데 오후 2시부터 그러고 있었을 생각하니까 불쌍하더라. 근데 시부야 츠타야는 원래 이런 이벤트 종종 여는 거 같으니 익숙해져있을 수도..? 하여간 스마트폰 티켓을 참가권으로 교환 받고 계단 쪽에서 줄서서 대기탔음. 전달회 열리는 곳은 8층이었는데 3층이랑 4층 중간계단까지 내려갔었음 ㅋㅋ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데 계단 구조가 옆을 보면 1층까지 다 보이는 그런 느낌? 이라 고소공포증 좀 있는 나는 무서워 죽는줄 알았음. 속도 안좋고 긴장도 되는데 높기까지 하니까 환장하겠더라. 근데 내 앞에 선 오타쿠가 계속 중얼중얼 존나 긴장해있길래 그 덕분에 마음이 좀 놓임. 주변 둘러보니까 막 기타 메고 온 사람도 있고(백퍼 컨셉임 ㅅㅂ ㅋㅋ) 자기 이름 이름표에 적어서 달고 온 사람도 있고, 사유링 인형 만들어서 온 사람도 있고, 이타백 들고 온 사람도 있고 뭐 온갖 사람 다 있었는데 올라가보니까 개인 물건들은 바구니에 다 담아라고 하더라 ㅋㅋㅋ 기껏 들고 온 거 하나도 못 보여준 오타쿠들 불쌍했음..
8층에 입구에 들어서니까 사유링 목소리 들리기 시작하는데 진짜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음. 리에라 라이브 직관도 몇번 해보고 mc도 들어봤지만 마이크 없이 그냥 목소리 듣는건 처음이었거든. 비록 분리대?같은거 설치되어있어서 모습은 안 보였지만 목소리 듣는것만으로도 너무 좋더라 ㅋㅋ 대충 보니까 오타쿠들 한마디 정도 하면 끝나는거 같았는데, 역시 이 정도로 인원 많은데 시간 많이 주는 건 힘들겠지 라고 납득했음. 사람이 한명씩 줄어들고, 내 차례가 다가왔음. 솔직히 가방 너무 무거워서 이거 어케하지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짐 맡아줘서 개꿀이었다 ㅋㅋ
안내해주는 사람 말 따라서 분리대 뒤쪽으로 올라가는데 사유링 얼굴 딱 본 순간 진짜 너무 예뻐서 머리속이 하얘지더라 ㅋㅋ 실물이 진짜 깡패임..
인사 주고 받고, 한국인 유학생인데 칸사이에서 왔다고 하니까 놀라면서 '간밧떼 구다사이'하는데 세상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음. 나가야하나 싶었는데 사유링이 계속 눈 마주쳐주면서 바라보길래 한 두마디 더했음. 근데 이 한두마디 더할 때 갑자기 말이 안튀어나오는거야. 내가 한국말은 둘째치고 일본어도 제대로 못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살면서 처음으로 더듬거려봤다.. 개쪽팔렸는데 사유링은 물론이고 옆에 서계신 남자분도 재촉 안하고 기다려줘서 끝까지 말할 수 있었음. 너무 고맙더라..
그렇게 10초? 15초? 정도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오는데 긴장이 풀려서인지 아님 행복해서인지 발걸음이 존나 가벼워졌음.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고 해야하나 그전까지 너무 피곤하고 컨디션 이보다 나쁠 수 없다 정도의 상태였는데 진짜 날라갈 거 같아서 나오자마자 술 몇 잔 마심 ㅋㅋㅋ
전달회 후기 보니까 나보다 길게 말한 사람도 있던데, 이게 걍 오타쿠들이 나간게 문제인거 같음. 내 앞에 네 다섯명만 해도 인사만 하고 받고 바로 나가서 5초 컷이었거든. 사진집 받고도 말하려고 하면 충분히 기다려주는데 솔직히 그게 쉽지가 않으니까.. 나만 해도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으니 남말할 처지도 아니고 ㅋㅋ
술 좀 마시고 시간 보낸 다음 버스 터미널로 가서 한 두시간 땅바닥에 앉아서 폰 보면서 시간 보내다가 야간 버스타고 돌아왔다. 돌아올 때가 더 좆같았는데 그냥 그럴려니 하기로 했음. 가벼운 마음으로 야간버스 탔다가 진짜 개고생했는데, 후회는 전혀 없다...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몇장 올리고 끝냄. 힘들었지만 너무 행복한 하루였어.
(도쿄 콜캎)
(오사카 콜캎에서 먹은거)
(아키바 게마즈)
(난바 게마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