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또 홍수가 남
늘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에 좀 심하게 남
사실 이건 한두번이 아닌데
2011년 지금부터 딱 11년 전에 서울권 집중 호우로 강남 일대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해서 인명피해를 입었음
그 이후로 서울은 바뀌었을까
글쎄 공사는 열심히 하지만 뭐 바뀌었나
서울 얘기를 하기에 먼저 우리에게 친숙한 누마즈와 그 주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여긴 누마즈 옆동네 오히토정
지금은 이즈노쿠니시로 합병되었음 여긴 슈젠지정과 함께 1958년 가노가와태풍 당시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곳으로
202명의 사망자가 발생함 이 항공 사진은 태풍이 오기 한참 전 1947년 미군이 촬영한 오히토정 일대 항공사진임
강 남쪽에 주목
이건 1962년 일본 정부 항공 사진
모여있던 마을이 통채로 사라지고 프로젝트 주택 같은 것들이 생겼음
저기 마을이 태풍으로 범람한 가노강 물에 통채로 휩쓸려 간거
이 오히토 정에서만 20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행방불명됨
가옥 또한 총 750채가 피해를 입었음
강이 부딫히는 곳은 범람 위험이 크기 때문에 남쪽의 피해가 컸음
이건 1947년 미군의 누마즈 항공사진
가노강은 일본 유수의 다우지인 아마기고개에서 내려오는 본류와
역시 다우지인 후지산기슭에서 내려오는 키세강이
누마즈 직전에서 합류해서 시내로 흘러 내려오기 때문에 범람을 막기 힘듬
그렇다보니 홍수가 시내를 덮칠 위험이 있어 제방 정비도 당시에 이미 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노강 태풍 당시에는 시내가 다 잠기긴 했지만
누마즈는 인명피해 없이 가옥 침수 피해만 입음
잘보면 항공 사진에서도 제방이 보임
누마즈시가 원체 비가 오면 늘상 침수 되는 곳이다 보니 당시에는 남쪽으로 갈 수록 가옥이 적어짐
강 하류는 만조랑 호우랑 겹치면 그냥 물속에 들어가서 사람이 살 수가 없었음
그리고 65년도에 가노강방수로가 완공됨
사실 가노강이 워낙 일본 하천 답지 않게 하상계수가 크고 범람이 잦아서 51년부터 짓기 시작했다는데
완공되기 7년전에 태풍이 와서 다 박살내버린거임
그래도 방수로 생긴 이후로는 큰 피해가 없었고
특히 2019년 이즈 지역에 700mm가 넘는 호우가 들이닥쳤을 때도
누마즈시를 지켜내서 7400억엔에 달하는 피해가 예상되는 재난을 막아냈다고 함
2021년 아타미 산사태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이즈지역엔 600mm가 넘는 호우가 내렸는데
역시 무사히 지켜냄
그리고 누마즈시에는 가노강 방수로 뿐만 아니라 제방도 있음
2014년 건설된 시모가와라 하안제방은 당시 일본 전국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하자
누마즈시의 요청으로 2015년에 지어진 제방인데
무려 13m나 되는 제방을 올렸음
그리고 이 제방은 2019년 대홍수 강물이 기존 제방 높이는 넘어섰지만 증축된 높이는 넘지 못해
누마즈를 지켜냈다
이 제방이 없었으면 오란다관은 침수됐을거임 여기가 바로 오란다관 있는 동네거든
누마즈는 이름에 늪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처럼 연약지반에 홍수가 잦은 곳이지만
물과 싸워온 역사에서 물은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알고 있고
재난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시정과 방재에 반영하고 있어
최근에 잦아진 호우에서도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떠한가
늘 침수되는 강남역일대 69년 항공사진임
빨간 원으로 표시한데가 항공사진상 확인되는 물길임
2011년 당시에도 거하게 침수되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침수됐는데
여기 강남역이 저지대라 물이 모이는 곳임
지금도 반포천 같은 한강의 지류가
강남역 지하에 잠들어있어서 상습 침수의 원인이 됨
여긴 삼성역~선릉역 일대 항공 사진 위는 78년 아래는 69년 항공사진임
7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강남이 급속도로 개발 됐는데
강남은 원래 상습침수지대였고 논밭이 즐비하던 곳이였던거는 많이들 알고 있을거임
원래 한강은 남쪽으로 구비치는 현재의 석촌호수 쪽이 본류였고
사실 지금의 한강 물길은 1925년 을축년대홍수로 생겨난 물길로
현재 잠실 신천동의 유래임
을축년 대홍수는 1925년 강남 대부분을 아작낸 대홍수로 여러 백제 문화재가 이때 땅위로 드러나게됨
69년도 항공 사진을 보면 저기 까맣게 꼬불탕 거리는게 전부 하천이다
강남 지하에는 하수도로 위장한 하천들이 아직도 잠자고 있음
실제로 예전에 조사했을 때 선정릉 남쪽의 경우 지하수위가 3m밖에 안됨
이말인 즉슨 땅을 3m만 파면 지하수가 나온다는 얘기임
그냥 기존 하천 위에 도로를 짓고 건물을 지어서 그럼
강남은 누마즈와 비슷한 상습 침수지역이고
2011년 집중호우때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11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재림되고 말았다
사실 서울시도 가만히 있었던건 아님
혹시 중앙지검이나 법원청사에 가본 사람이 있다면
정문 앞에서 늘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음
맨날 공사하고 있어서 딱히 뭐 적혀있지도 않고 볼 때마다 궁금했던 공사인데
이게 바로 강남역 침수의 원인인 반포천의 물길을 돌려서 한강으로 바로 배수하는
반포천 지하 방수로 공사라고 하더라
근데 이거 공사가 늦어도 한참 늦음 18년 쯤에야 시작해서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듯함
여기엔 이유가 있었음
[서울] 시간당 100㎜ 견디는 호우대책 백지화되나 - 조선일보 (chosun.com)
이름을 가릴까 했는데 그러면 더 이상해서 그냥 그대로 씀
사실 서울시는 2011년 7월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고 대대적인 하수도 개보수와 호우대책을 냈음
근데 11월 시장이 바뀌면서 11조원이라는 거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하수도 사업은 대부분 보류되고
광화문광장 개수와 겸한 광화문관거 정비만 남음
광화문도 광화문 광장 지하에는 청계천이 흐르기 때문에
이 일제시대 건설된 하수도를 정비하는건 매우 중요한 사업임
하지만 다른 미래를 위한 방재 사업들도 못지않게 중요했지만 우선도에서 밀려버림
이 보류된 사업들은 2018년 한반도 집중호우때 서울시가 홍수 피해를 입으면서
다시 일부 부활을 했고 반포천 지하방수로, 도림천 빗물펌프장 등 정비중에 있음
그러나 정비사업이 채 완성되기 전에 어제 오늘 시간당 100미리에 달하는 막대한 폭우가 내렸고
시민들은 또다시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만약 저 방재시스템이 완성됐다면 시민들의 피해가 줄었을것임 안일한 행정이 피해를 낳는 것
이와테현 후다이마을이란 곳에 가면 후다이 수문이 있음
이건 1984년 당시 와무라 고토쿠 촌장이 강력하게 주장하여 35억6천만엔이라는 거금을 들여 완성했고
촌장은 이전에 2번의 쓰나미로 마을이 박살난 경험이 있어
절대로 쓰나미를 다시는 겪지 않겠다며 이 수문 건설을 추진함
사람들은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고 욕했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마을을 지켜냈다
방재란 그런 것임 언제 올지 모르는 재난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
하지만 재난이 왔을 때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미래에 올지도 안올지도 모르는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 돈을 쓰느냐
아니면 지금 당장 더 좋아보이는 일에 돈을 쓰느냐
행정의 선택은 시민을 위해서는 어느 쪽이 더 좋은 선택인지는 항상 일이 닥쳐야 알게된다
하지만 우린 재난을 통해 교훈을 얻고 행정에 반영하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음
한국도 예산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미래지향적인 행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