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1. 유이죠 학생들의 응원으로 좌절 극복하는 스토리는 다 괜찮은데
2. 그 감동적인 깨달음을 하필 교내 라이브로 때워버려서
3. 그림 상 좀 셀프 북장구뚝스딱스가 되어 버린 게...
이하 장문
쥿키럽라는 애초에 라이벌을 제 2의 주인공으로 삼을 생각이 없고 (예우는 해주지만) 라이벌을 위한 서사도 딱히 마련해 두지 않음
플레이어블로 나오지 않고 외전에 주인공으로 안 나오는 인간형 보스라고 생각하면 됨. 섬을 가라앉힌 그 게임으로 따지자면 시뇨라 같은 거지
고로 쥿키 럽라에서 서사는 오로지 주인공 그룹에게만 있을 뿐이고 라이벌은 멘토나 허들로서의 기능만 함.
어라이즈나 서니파는 (넘어야 할 산이자 선배로서 끌어주는) 멘토, 성설이랑 마가렛은 (당장 꽝대꽝으로 붙어야 하는) 허들.
따지고보면 어쩔수 없지. 1쿨짜리 애니에 주인공이 보통 9명이나 되는데 거기에 주인공 몇명을 추가로 더 넣으면 전개가 터지니까
그런 점에서 고유한 좌절과 극복 이야기를 보여준 성설이 독특하고 예외적이며 각별했던 거야.
그것도 사실은 극장판에서 방 한칸 분량 내서 이야기 매듭지을 수 있었던 거고. 기존 라이벌 문법에서 한 발짝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뿐이지, 어디까지나 그 역할은 허들이었음. 대낮에 공중제비 하는 애들을 어케 이겨?
요컨대 날쌩마를 평가하려면 '아니 또 란쥬식 사기캐 입갤 스토리임?'이 아니라,
'이 자식이 리엘라를 더욱 높이 도약하게 만드는 허들로서의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를 따져봐야 함.
결국 쥿키 작품에서 이런 친구의 역할은 '자기 고유한 서사'를 갖고 '완성도 있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오직 성장을 위한 뜀틀일 수밖에 없으니...
어그로로 신경 긁고 라이브로 실력 증명하고, 니들 지금 똑바로 하고 있는거 맞냐? 이 질문을 던지는 구조는 사실상 란쥬와 똑같거든
구도도 똑같아
마가렛이 던진 질문 자체도 닌자액션때문에 전달이 안 돼서 그렇지, 그렇게 알맹이 없는 화두는 아니었음
키나코 합류로 인해서 연습량에 고민을 겪은 리엘라였지만 결국은 빡세게 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는데, 그건 그렇다 치고 러브라이브 우승을 위해서 필요한 게 고작 그거뿐이냐?
당장 노래해 보라고 했을 때 카논은 노래한 게 아니라 어리둥절해했고, 서니파의 우승선언을 듣고 발끈하지는 못할 망정 응원한다고 했으며, 자기를 우승후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음.
나아가 오토노키나 우라노호시 때와는 달리 리엘라는 유이죠 폐교라는 위기감도 딱히 지니고 있지 않음. 즉 목숨을 걸고 이겨야겠다! 라는 동인이 없음.
유일하게 쿠쿠를 중국으로 돌려보내기 싫은 스미레 정도가 우승 욕심이 강할텐데, 이마저도 럽라 우승은 동거와 결혼을 위한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지.
그 가장 큰 증거는 '우승'이라는 목표에서 '출장'으로 허들을 낮출 수 있었다는 거임.
나중에 그 스탠스를 버리기는 했지만, 진짜 우승을 노리는 우승후보라면, 그리고 우승할 자격을 얻을 정도의 강한 의지가 있다면 애초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조차 없는 것 아니겠음?
보통 과거에 머장이 이러면 싸다구 맞았거든
요약해서 "쿠야시이!" 그리고 "카가야끼타이!"가 아직 부족한 거지. 마가렛한테 털린 건 리엘라가 아직 실력 부족이어서가 아님. 쿠야시이 및 카가야끼 부족임.
그걸 한 마디로 압축한 게 라이브에서 "선택받는 건 '강하게 바라는' 자뿐"이라고 한 가사임. 노력하는 건 알겠는데, 정말 우승을 '바라고' 있는 건 맞냐?
여기서... 그럼 마가렛 본인이 우승을 얼마나 강하게 바라고 계신데요? 는 중요하지 않음. 이 부분은 쥿키라서 다뤄지지 않을 거고, 또 어쩔 수 없음...
![3ea8de35eddb36a323ed86e74481736ec88e1c161bd3e3571ce83a6b15688f39a49de04d2ff9020f717fce4f](/api/file/46096088)
그리고 3화에는 리엘라가 거기에 대해 내놓은 답도 잘 나와 있음.
"2등도 잘한거야!
근데 누가 우승 안하겠다고 했냐 쒸발???? 열받네???"
- 유이가오카 전원 -
다시 말해 "우승은 노린다." 그러나 "소소한 성과와 작은 실적 하나하나를 사소하게 여기지도 풀죽지도 않겠다. 왜냐면 우리는 유이가오카의 자랑이기 때문에." 라는 명확한 가치관을 세운 거지
이게 기존 뮤즈나 아쿠아와는 사뭇 다른점임. 둘은 '폐교 저지'라는 명백히 실리적이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고, 활동의 성패는 '우승 했냐 안 했냐'라는 잣대로 가름할 수 있었음.
뮤즈는 성공했으며 아쿠아는 실패했지만 그걸 제외한 모든 것을 얻었지
반면 리엘라는 밑바닥에서 쌓아가는 그룹임. 폐교 위기도 아닐뿐더러 시간도 많이 남은 이들이 우승을 원하는 동기가 있다면, '이왕 시작한 거'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
그런데 3화는 그 '이왕'이 더 이상은 '이왕'이 아니라, '자신들을 등 뒤에서 지켜보고 응원하는 모든 유이죠 학생들을 위해서'로 바뀌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인 거임.
유이죠 학생들 입장에서 리엘라는 영원한 우승후보이자 GOAT이고, 그게 설령 예선을 광탈하거나 중딩에게 발린 뒤라고 해도 바뀌지 않음. 그 사실이 중요한 거지.
유이죠 학생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내용이 없었다면, '망설임은 성장의 인비테이숀', '이번에 죽쒔어도 노력하면 되지'라는 외침은 다소 공허하게 들렸을 거고
문제는.... 라이브 장소임.
단적으로 교내 라이브인 순간부터 서사가 조금 꼬여 버렸다고 생각함. 나는 강당 라이브인 거 보자마자 탄식했음.
전달 방법이 다소 모호하긴 했어도 '바라고 있는 게 맞아?'라는 질문을 던진 건 날쌩마였음. 그렇다면 그 대답을 똑똑히 들려줄 대상도 날쌩마가 되어야 하는데...
교내에서 라이브를 진행해 버림으로써 그냥 우리들이 얻은 정답을 우리끼리만 알고 끝내는 걸로 비칠 수밖에 없어져 버림.
즉, 병먹금 하고 갈 길 가자! 가 되어버린 게 문제임.
![28b9d932da836ef337ec82e34189766e873371383dd44343fcca45b0f4588f2500](/api/file/46096090)
그런 의미에서 이게 좋은 지적이지
유이죠 학생들에게 있어 지고 돌아온 리엘라가 그래도 자랑스러우려면, 그 모습을 유이죠 학생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특히 포니타)가 봤어야만 함.
결론적으로 위 서사를 보고 시청자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다음의 두 가지임
1. 무관에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변함없는 폼과 의욕으로 라이브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 좋지만, 이왕이면 그걸 '자축'보다는 '당당히 만천하에 까발리기'로 표현하는 게 좋지 않았나?
2. 아니면, 교내 학생들 사이에 '리엘라가 또 쵸비했대!' '우승후보라면서 왜 저럼?' '부담감 때문에 더 슬럼프에 빠지면 어떡해?'라는 여론이 도는 걸 알아차리고
우리 리엘라는 나약하지 않습니다. 개년들아 라고 이야기해줄 필요성을 느껴서 "라이브 하자!" 이렇게 됐다고 조금만 더 설명해 줬으면 되지 않았나?
그런 게 없이 그림이 '특별상 자축'이 되어 버리니까 이게 뭔가 묘하게 보는 사람 입장에 따라서 정신승리 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러는 거임.
하다못해 학원제 같은 개방된 라이브에서 이 곡을 피로하고, 중딩이 숨어서 보고 있다가 "...흥!" 하고 떠나는 장면이라도 있었다면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음...
물론 나처럼 딱히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보면 3화를 고평가할 수도 있는 거고. 솔직히 신캐 라이브땜에 별 6개주고 싶음. 사람마다 다 다른 거지
진짜 요약
1. 라이벌 홀대 그만하고 서니파 OVA 내놔 공식 씹련들아
2. 어라이즈랑 성설도 줘
3. 빈눈나도 줘 응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