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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은 한여름이 아니면 정상주변에 눈이 상당히 쌓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겐 정상 등산이 허락이 되지 않음
보통 7월 중순부터 일반인에게도 공개가 되는데
때마침 7월 18일이 바다의날(海の日)을 맞아 프로등산러 우엥이의 자문을 얻어 후지산을 정복하기로 계획을 잡고
1박2일 등산 계획을 3주 전부터 세웠음
그런데 씨발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카와구치호 역에 도착하자마자 비구름이 우중충하게 끼어있읍디다
카와구치호 역에서 버스를 타고 후지산 5부능선을 오름
차로는 5부등선까지 접근이 가능하고 그 이후로는 걸어서 10부등선(정상)까지 오름
그리고 아주 멋지게 안개(라고 쓰고 구름이라 읽는)가 자욱
후지산에서 보는 개쩌는 광경은 개물거품된거같아 걍 접을까 생각도 했음
그러나 높은산의 기후는 그야말로 다이나믹
리얼타임으로 구름이 지나갔다 비껴갔다 하면서 구름과 맑음이 지멋대로 바뀜.
어떻게든 날씨가 좋아지기를 빌며 등산 시작.
그리고 입구에서 우마뾰이가 보임
실은 저거 타고 7부능선까지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관광상품을 판매중이었다.
가격은 한 2만엔정도였던걸로 기억함.
그래서 사진만 찍고 얼른 도망갔죠
전에는 안그랬는데 입구에서 왠 직원이 막아서더니
협력기금 도와달라면서 천엔을 뜯어가더라
코로나로 관광 작살났으니까 돈 쪼달렸던건 알겠는데
입산료 명목도 아니고 협력기금이라면서 강매시키니까 기분이 살짝 좆같았음
좆같은 마음을 뒤로한채 후지산 등산코스로 가장 유명한 요시다 루트로 출발
앞으로 험난한 여정이 우리를 기다림미다.
갑자기 날씨가 맑아져서 기분좋게 출발하였으나
언제그랬냐는듯 구름이 또 덮침
그렇게 몇번이고 맑음과 흐림이 반복하는 날씨를 체험하며 등산을 속행.
날씨가 어땠든 등산을 하니 기분이 좋아보이는 우엥이의 모습이다.
후지산 등산루트에는 곳곳에 산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숙박도 가능하고
매점에서 음료나 과자, 라면등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컵라면 하나가 500엔인 등 가격이 씹창렬이다
하지만 이렇게 고도 특성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참고로 화장실 쓰는것도 유료다
여차여차해서 7부 능선에 도착
하늘이 맑아질때마다 잽싸게 풍경샷을 찍어준다
후지산은 신성한 곳이라 토리이가 많다
뇌를 비우고 걷고 걷고 또 걷다보니 이번엔 8부능선에 도착
절반 이상 올라왔으니 점심을 먹어야지하고 가방에서 아침에 사둔 빵을 꺼냈는데
기압차이로 빵빵해져서 당장이라도 터질것같은 기세이다
그 빵빵함은 우리 우엥이 얼굴의 빵빵함과도 같다
여튼 존나 높은 야외에서 먹는 밥맛은 그야말로 개꿀맛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는 우리를 기다리는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험한 바윗길
한 4시간은 걸었는데 또 4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니...
절망감에 눈앞이 깜깜해진다
그래도 오를때마다 바뀌는 풍경이 큰 위안을 준다.
비행기에서 찍은거 아님
산에서 찍은거임
증거 : 우엥이
이때 처음으로 구름 너머러 지상이 제대로 보였음
가는길에 토리이가 또 있길래 아무생각 없이 지나가는데
가까이서 보니 누군가가 나무 틈새에 동전을 존나 꾸깃꾸깃 쑤셔넣어놨다
이유가 뭐냐
현재 고도 3,250m.
정상고도 3776m까지 약500m
이쯤되면 저기 하산하는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고산병 증세도 나타나기 시작해서 미리 준비해온 산소캔으로 응급처치
와! 눈!! 스노우!! 에브리데이 할레이션!!
그리고 짠
정상에 도착하였음미다
이곳이 바로 천상계다
일단 정상은 찍었지만 그걸로 후지산 정복은 끝이 아니다
후지산은 화산이므로 가운데 분화구가 있지
그래서 분화구를 한바퀴 삥 돌아줘야 진정한 정복이라 할수 있는거
그런 의미에서 오와라나이 파티를 다시 시작한다
그렇게 분화구 라인을 돌다가 갱장한 것을 발견
여러분 혹시 눈치 채셨나요?
그렇음미다!! 바로 후지산의 그림자, 이른바 후지카게!!
날씨 좋은날 일몰, 일출 타이밍에 후지산 정상에서만 볼 수 있다는 그 광경!
날씨가 좋으니 좆같니 하면서 툴툴댔지만 정작 정상 찍으니 날씨가 미친듯이 좋아서 넘나 행복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은 언제 터져도 이상할게 없다는 후지산의 분화구
일단 지금 터지진 않음
산정상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마치니 주인장 아조씨가 저녁밥을 제공해주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 꼭데기에서 먹는 카레라이스의 맛...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느냐
숙소 침실 전경
물 한방울 귀한 후지산 맨 꼭데기에서 개인실따윈 사치
저렇게 바박에 침낭, 이불 깔고 커튼으로 칸막이를 치는게 겨우다
하지만 이곳은 철저한 예약제라서 이런곳에라도 쉬지 못하는 등산가들도 수없이 많다
잘자 우엥아 오늘 하루 고생했어
현재 시각 오전 3:30
낮에 봤던 정상에서의 풍경이 밤이 되니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왼쪽엔 코후시의 야경, 그리고 아래 보이는 불빛들은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가들의 헤드라이트 불빛임.
사진고자라 표현이 잘 안됐지만
형형색색의 헤드라이트 불빛들이 조금씩 일렁이면서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도시의 야경보다 훨씬 아름다웠음
그리고 이것이 같은 곳에서 촬영한 일출모습임미다
어제부터 7시간 넘게 등산하며 개고생을 한 이유가 바로 이 광경을 보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평생 쳐다보고싶은 광경이지만
일출 후 수많은 등산객들이 엄청 몰려서 하산을 하기 때문에
낑겨죽기 싫으면 서둘러 하산을 해야함
하산중에 아침햇살이 아름답게 비추었던 호수와 함께 한컷.
미즈우미(湖)는 전데요?
어떻게든 어디 안다치고 무사히 하산에 성공
어제는 없었던 점박이 우마뾰이가 신기해서 한장
전날 보았던 5부등선 상점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
버스를 타고 5부능선에서 지상으로 내려옴.
멀리서 보니 후지산이 큰듯 작게 보임
잠시동안이나마 저 멀리 작은 꼭데기에 우리가 다녀왔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이상, 우엥이와 함께한 후지산 정복기였음
길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