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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일반 SS번역)사랑의 물방울을 당신에게 - 1
글쓴이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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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 주소
https://gall.dcinside.com/sunshine/4751054
  • 2022-07-07 07: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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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280507


오, 의역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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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차 안의 난방으로 뿌옇게 흐려졌던 뺨의 윤곽이, 뚜렷이 그 경계선을 되찾는다. 따뜻한 공기가 도망치고, 바깥에서 지하로 날아든 바람이 몸의 옆을 스쳐간다. 바람이 나의 뺨을 간지럽힌다.


정신을 차려보니, 기차에 흔들리는 동안 참을 수 없을 정도였던 졸음은 완전히 날아가고 있었다.


전철의 난방은, 두꺼운 코트를 입고 지내기에는 너무 덥다. 땀 밴 목을 식혀 주는 바람을 기분 좋게 느낀 것도 잠시, 곧 추워져서, 전철에 타고 나서 풀었던 머플러를 다시 감았다.


역의 홈을 오가는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는 우산에는 하얗고 차가운 장식이 있었다. 가마쿠라에서 전철을 탔을 때에는 눈이라고는 내리지 않았는데, 한 시간 남짓한 사이에 내리기 시작한 것일까.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자, 주변에는 온통 은빛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숨이 새어 나온다. 여기까지 거리 전체가 하얗게 눈에 덮인 경치를 보는 것은, 꽤 오랜만인 것 같다. 적어도 이번 겨울에는 가장 크게 눈이 쌓인 것 같다. 발밑을 보니, 몇 센치는 쌓인듯하다.


그러고 보니, 도쿄는 약 30년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다고, 아침의 일기 예보에서 본 것이 생각난다. 그런 기적적인 순간을 만나게 된 것에 작은 감동을 느낀다.


스마트폰을 꺼내, 거리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집에 돌아가면, 가족들에게 보여주자.


그렇다 쳐도, 우산을 쓸까 말까 고민스러운 정도의 내리는 방법이다. 일단 접은 우산을 가지고는 있지만, 목적지까지는 그다지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앗, 시즈코.」


가방에서 우산을 꺼낼까 망설이고 있던 차에, 뒤에서 이름이 불린다. 나를 그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


「카스미 양.」


뒤돌아보니, 카스미 양은 후드가 달린 타입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도 우산을 손에 들고는 있지만 쓰고 있지는 않았다.


「시즈코는 지금 막 전철에 도착했어? 누군가를 기다린거야?」


카스미 양과는 특별히 약속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서 만난 것은 그저 우연이었다.


「아니, 눈이 이렇게 많이 오다니, 그냥 잠깐 쳐다보고 있었어.」


「확실히, 카스밍이 태어나서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는 것은 처음일지도… 아, 맞다. 카스밍 사진 좀 찍어줘. 눈이 내리는 배경은 찍기 쉽지 않다구.」


「좋아, 어디서 찍을까?」


「으음… 하지만, 이 근처는 사람이 많아서 애매해.」


큰길 바로 옆이라 침착하게 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이 씨 가게앞은? 여기보다는 인적이 드물 거야.」


「시즈코, 나이스 아이디어! 자, 가자!.」


카스미 양은 의기양양하게 걷기 시작한다.


「앗, 서두르면 위험해…」


그렇게 말 하는 것보다 빠르게, 카스미 양은 눈길에 발이 미끄러져, 성대하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파…」


「카스미 양, 괜찮아!?」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카스미 양을 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스미 양 본인도, 처음에는 엉덩이를 문지르고 있던 것이, 주위의 시선을 눈치채고 얼굴을 붉힌다.


「으, 응. 그럭저럭…」


나는 손을 내밀었다. 카스미 양의 몸을 일으켜 엉덩이를 보았지만, 특별히 젖거나 더러워지지는 않았다. 아직 눈이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셔벗 상태가 되지 않은 것은, 불행중 다행이었다.


「정말, 눈길이니까 조심해야 해…」


「이렇게 미끄러울 줄은 몰랐는데…」


카스미 양은 불평을 늘어뜨린다. 뭐, 관동지방에서는 별로 눈이 내리지 않으니까 눈길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보기좋게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기는 그렇지만, 지금의 카스미 양의 미끄러짐은 꽤 예술적이었다. 텔레비전의 뉴스에서 거리의 라이브 영상으로서 나오면, SNS에 전재되어 화제가 될 듯한, 그런 그림이 되는 미끄러짐이었다.


그리고, 나와 카스미 양은 신중하게 걷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아이 씨의 가게까지는, 3분도 걸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시계를 보니, 시각은 이제 곧 저녁 6시를 돌 무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모임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아이 씨 같은 수험생분들이 제안을 하시다니.」


오늘은 동호인 여러분끼리 아이 씨의 가게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모임을 하기로 되어 있다.


「올해 3학년반은 모두 성실하고, 수능 공부도 제대로 하고 있으니까.」


크리스마스라고는 해도, 1개월 후에는 센터시험이 다가오고 있다. 본래라면 크리스마스회를 여는 것은 꺼려지는 일이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수험생인 아이 씨로부터의 제안이 되면, 참가하지 않을 수 없다. 휴식도 필요하다고 해서, 세츠나 씨에 아유무씨, 유우 씨도 참가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작년에는 크리스마스 모임을 평범하게 했었지.」


「아니, 작년 3학년 반은 아무도 수능을 보지 않았잖아.」


그렇구나, 하고 카스미 양은 납득한다. 작년은 카나타 씨는 조리사 전문학교에, 카린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대로 모델업에, 그리고 엠마씨는 스위스로 귀국한다고 해서, 아무도 대학 수험을 경험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특별히 신경쓸 필요도 없이 크리스마스회를 열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작년과 올해의 3학년 반의 상황이 전혀 달랐다. 올해는 전원이 대학을 수험하는 것이다. 유우 씨는 음대에 진학을 희망하고 있지만, 음대의 수험에서도 실기 시험과는 별도로, 센터 시험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모양이다.


12월이 되었을 무렵부터, 아이 씨를 포함한 네명은 각각의 집에 모여서, 센터 시험의 대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때로는 동호회의 부서에서 기출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을, 나도 몇 번인가 눈에 띄었다.


그러는 동안에. 오늘의 크리스마스회가 열리는 회장, 몬젠나카쵸에 있는 가게, 몬자 미야시타.앞까지 온다. 크리스마스에 먹는 것으로서는 미묘한 생각이 들지 않지만, 실제로 크리스마스회라고 해도, 아무리 크리스마스다운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동호회의 여러분과 모이는 구실을 갖고 싶었는데, 거기에 크리스마스가 있었다고 하는 편이 이 경우는 맞을지도 모른다. 3학년은 이미 자유 등교이므로, 아이 씨들과는 최근, 별로 만나지 못했다.


「…도착했네. 카스미 양, 사진 찍을까?」


「응, 부탁할게.」


카스미 양은 후드를 집고, 머리를 손질한다. 나는 핸드폰을 준비한다.


「찍어도 될까?」


「잠깐만, 포즈 생각해 볼게.」


가게 앞에서, 카스미 양은 손을 움직이고, 표정을 바꾸면서, 여러가지 포즈를 취해간다. 변함없이 약샥빠른 포즈가 특기라고 생각한다. 검지를 뺨에 대는 상투적인 포즈로부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기묘한 포즈까지, 도대체 몇 개나 있는 것일까.



카스미 양의 포즈에 맞추어, 나는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간다.



「시즈코도 같이 찍을래?」


「응? 난 됐어.」


「괜찮아, 같이 찍자.」


카스미 양은 내 손을 끌어, 옆에 나란히 앉힌다. 나는 조심스럽게 피스 사인을 얼굴 옆에 붙였다.


「사진, 카스미 양 폰으로 보낼게.」


「고마워 나중에 SNS에 올려야지.」


「SNS에 올리려면 식당 간판이 안 나온 걸로 하는 게 좋겠어.」


「알고 있다구…」


그 때, 가게의 문이 열리고, 「몬자 미야시타」의 외동딸이 얼굴을 내민다.


「어라, 카스카스, 가게 앞에서 뭐하는 거야?」


가게 안에서는 소스의 고소한 냄새가 풍겨 온다.


「아이 씨, 안녕하세요. 카스미 양이 SNS에 올릴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밖에 있으면 춥지, 빨리 들어와.」


「감사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입구 앞에서, 코트에 묻은 눈을 털어낸다. 역에서 이 가게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깨에는 굳히면 눈덩이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눈이 쌓여 있었다. 


「시즈쿠, 머리에도 눈이 쌓였어.」


아이 씨가, 내 머리에 쌓인 눈을 털어주었다.


「아,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 많이 쌓였어. 점심 때는 눈이 전혀 없었는데. 가마쿠라는 어땠어?」


「제가 맞은편 역에 도착했을 때는 가마쿠라도 눈은 없었어요.」


지금쯤 가마쿠라 쪽에서도 눈이 쌓이기 시작했을까?


「그렇구나… 그런데 카스카스, 아까부터 엉덩이를 문지르는데 무슨 일 있었어?」


「아, 이건… 그보다, 아이 선배, 아까 말하는걸 까먹었는데, 카스카스가 아니라 카스밍이에요!」


이 흐름도 일반적인 것이다. 동호회에서의 활동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아이 씨와 카스미 양의 이 교환은 수없이 반복되어, 언제부터인가 일종의 양식미가 되고 있었다.


「아하하, 미안 미안, 역시 카스밍과 만나면 이 부분을 꼭 짚고 넘어가야 될 것 같아.」


「정말 그게 무슨 말인가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카스미 양이 아이 씨와 만났을 때, 아이 씨가 자신을 카스카스라고 불리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정정하는 상투적인 흐름이 태어나기를, 카스미 양 자신이 기대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또, 이 교환은, 항상 두사람의 신뢰 관계 위에 성립되고 있는 것을, 나도 포함한 동호회의 여러분은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카스미 양의 애칭을 둘러싸고, 이 동호회안에서 트러블로 발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이 씨는 카스미 양을 만나면, 친근하게 카스미 양이라고 부르고, 카스미 양은 거기에 응답한다…


그리고, 카스미 양과 아이 씨 사이에 교환되고 있던 이 불문율에 대해서, 나는 흐뭇하다고 하는 마음 속에, 카스미 양에 대한 질투심이 조금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보다, 석 달만 있으면… 아, 아니…」


카스미 양은 말을 더듬으며 그 말을 이어 나가려 하지 않았다.


앞으로 3개월만 있으면… 그 앞에 있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가능했다. 아이 씨들의 졸업이다. 아이 씨들이 학교에서 없어지면, 아이 씨와 카스미 양 사이에 매일같이 교환되던 교환은 끊어지게 된다.


꼭 찾아오는 일이기는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은근히 언급하기를 꺼렸던 화제였다.


「그래, 엉덩이는 어때?」


아이 씨는 카스미 양이 하지 않았던 아까의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눈길에 미끄러져서 넘어졌어요. 그래서 엉덩방아를 찧어가지고…」


「아, 카스미 양… 수험생에게 미끄러지다는 금지어…」


나도, 조금전에 카스미 양이 눈길에서 미끄러진 그 때에는, 지금부터 아이 씨들 수험생을 만나러 간다고 하는데 재수가 없구나, 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만큼, 우리에게 있어서 수험이라는 것이 먼 존재였다는 것이다.


카스미 양은 그 가벼운 말씨 때문에, 종종 말실수를 해 버리는 일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회피하기에는 난이도 높은 말실수였던 것 같다. 만약 아까 눈길에서 미끄러진 것이 나라면, 내가 실언을 했을지도 모른다.


「아…」


카스미 양의 표정이 굳어진다.


그렇다 치더라도, 졸업의 화제는 금방 알아차렸는데, 많은 고교생에게 있어서 보다 섬세한 문제인 수험의 화제에 정신이 돌아가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아이 씨라면 수험 정도는 쉽게 넘어가리라는 생각이 있었을까?


「아아, 신경쓰지마. 그런 말 들어봐야 나는 어제 동네 꼬마랑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왔으니까.」


아이 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다.


「여, 역시 아이 씨…」


아이들이 아이 씨를 따르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험기에 아이와 공원에서 놀다니, 역시 아이 씨에게 있어서 시험은 그만큼 큰 장애가 아닌걸까. 사실, 내가 아이 씨와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이 씨는 항상 성적 우수한 우등생으로 계속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었지만.


「뭐, 먼저 자리에 앉아 있어. 아직 안 온 애들도 있지만.」


아이 씨의 안내를 받아, 가게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가게 안에는, 크리스마스에 몬자야키를 먹으러 오는 것을 좋아하는 손님이 두세명 있을 뿐, 제일 안쪽의 테이블에 다른 동호회의 멤버가 몇 명이 모여 있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즈쿠쨩, 카스미쨩, 어서 와.」


유우 선배가 손을 흔들다


이미 와있던 사람은, 유우 선배와 아유무 선배, 세츠나 선배, 그리고 시오리코 양까지 4명이었다.


「유우 선배~, 아까 가게 앞에서 찍은 카스밍의 사진, 보세요~.」


변함없이 카스미 양은 유우 씨를 따르고 있다. 그 옆에서는 아유무 씨가 유우 씨의 팔을 잡고 있다. 언제나의 광경이다. 생각하면, 동호회의 모두가 모일 때, 유우 씨와 아유무 씨가 떨어져 있던 기억은 없다.


「그 다음은… 카나타 씨와 리나 양인가요?」


「카나타 씨는 지금 주방에 계세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고 계시거든요.」


세츠나 씨가 주방을 가리킨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리나 씨만, 남았네요…」


동호회의 멤버 중에서, 카린 씨와 엠마 씨 두 분은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가할 수 없었다. 엠마 씨는 물론 스위스에 있어서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때문이지만, 카린 씨는 오늘 늦게까지 모델 일이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모델업으로 방향을 바꾼 카린 씨이지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카린 씨는 고교 시절에는 엠마 씨에게 많이 의지했었는데, 지금은 괜찮을까요…」


「그럼 괜찮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앞치마 차림의 카나타 씨가 주방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카나타 씨, 오랜만이에요. 하루카 씨와는 스쿨 아이돌 관계로 정기적으로 만나지만, 카나타 씨와는 좀처럼 만나기 힘드네요.」


「그러네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지?」


「확실히, 방학이잖아요? 엠마 씨가 일본에 왔을 때 동호인들끼리 모였잖아요.」


「그렇구나, 그럼 정말 오랜만이구나. 하루카쨩한테 동호회 모두의 얘기는 들었는데~.」


「그런데 카린 씨가 괜찮다는 건……」


「응, 카나타쨩이 일주일에 한 번씩 카린쨩 집에 가서 생활습관을 관리해주고 있어. 엠마쨩이 스위스로 귀국할 때 카린쨩을 챙겨달라고, 부탁받아서~.」


「엠마 씨, 팔불출 어머니 같군요.」


오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가하는 졸업생 반은 카나타 씨뿐이지만, 모두들 여전한 것 같다.


나와 카스미 양이 합류하고 3분 뒤쯤, 가게의 문이 열리고, 리나 양이 얼굴을 내민다.


「어라, 리나리, 오늘은 보드 안 쓰고 있네?


「응. 눈길 때문에 앞이 안 보이면 위험하고, 게다가 눈 때문에 보드가 젖으니까.」


「리나코, 꼴찌로 왔어.」


「미안해, 넘어지지 않으려고 천천히 걸었더니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리나 양은, 『 미끄러지다 』 라는 말을 멋지게 피했다.


「리나 양, 혹시 아이 씨들 수험생들 신경쓸까봐 『 미끄러진다 』는걸 돌려말하는거야?」


나는 아이 씨들에게 들리지 않게 리나 양의 귓가에 속삭인다.


「응, 난 아이 씨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쓸 것 같아.」


리나 양은 이러한 자연스러운 배려가 능숙하다. 표정이 부족한 것을 본인도 신경쓰고 있는 만큼, 그러한 능력이 특출한 것일까?


「모두 모였네. 그럼 스쿨 아이돌 동호회 크리스마스 시작!」


아이 씨의 구호 소리와 함께 테이블에 몬자야키 반죽이 운반되어 온다. 이전에는 아이 씨가 굽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동호회의 활동에서 돌아오는 날이나 휴일에 자주 가게에 가기 때문에, 지금은 아이 씨의 도움 없이도 모두 몬자야키를 구울 수 있게 되었다.


「그럼, 바로 구워 볼까요!」


「아, 세츠나 씨는 거기서 보고 계세요. 제가 할 테니까요.」


「에엣…」


…세츠나 씨를 제외하고는.


크리스마스회의 내용은, 평상시의 동호회의 연습전에 방에서 하고 있는, 잡담의 시간의 연장 같은 것이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동호회에서의 활동의 일, 쉬는 날에 놀러 갔던 일, 가을 쿨의 애니메이션의 일…….


그 화제의 중심은, 조금씩 니지가사키 학원과도, 스쿨 아이돌 동호회와도 관계없는 것으로 옮겨간다.


아무것도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러한 타애없는 이야기야말로, 우리 동호회가 스쿨 아이돌 활동만큼 소중히 여기고 있던 것이었다.


졸업하고 동호회 멤버를 만나는 것이 오랜만인 카나타 씨는 재학생들의 대화에 즐거운 듯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처음에는 전원이 하나의 화제를 공유하고 있던 것이, 점차 두명에서 세명의 작은 그룹이 생기고, 거기서 독립된 화제가 활기를 띠어 간다.


「셋츠, 입가에 소스 묻었어.」


아이 씨는 테이블 끝에 있는 종이 냅킨을 집어, 세츠나 씨의 입가를 닦아준다.


3학년반은, 유우 씨와 아유무씨의 거리가 가까운 것은 언제나 있는 일이지만, 최근… 이라고 해도 수개월만에, 아이 씨와 세츠나 씨의 거리도 꽤 가까워진 것처럼 느낀다.


「자, 셋츠 아~앙.」


아이 씨는 몬자야키를 벗겨, 세츠나 씨의 입으로 가져간다. 세츠나 씨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입을 벌리고, 실려온 몬자야키를 뺨에 댄다.


역시, 보통 친구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것 같아.


아이 씨는 누구에게나 거리가 가깝다고 말하면, 그것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시즈쿠, 아까부터 여기 보고 있는데 왜 그래?」


「아, 아뇨…」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혹시, 시즈쿠도 아-앙, 하고 싶어?」


「엣!?」


이럴때, 평소의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조르는건, 내가 할 일이 아니야. 카스미 양이나, 리나 양이라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경우는, 연기를 해도 어려운 것 같다.


「…저어, 그럼.」


하지만 어떤 때는, 아이 씨의 제안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네이, 시즈쿠. 아-앙.」


아이 씨의 손이 뻗어온다. 나는 입을 벌리고 기다린다.


「뜨, 뜨거워……」


「어라, 뜨거웠어? 좀 더 식힐 걸 그랬나.」


「아뇨, 맛있어요.」


그 말을 듣고 아이 씨는 기쁜 듯이 웃는다.


「아악, 시즈코만 치사해! 아이 선배, 카스밍에게도, 아-앙해서 먹여주세요!.」


「나, 나도…」


카스미 양과 리나 양이, 나를 따라서 아이 씨에게 졸라댄다.


「엣, 어쩔 수 없네. 그럼 카스밍부터…」


아이 씨는 한사람씩, 그 입에 몬자야키를 실어간다.


1학년 떄와 비교하면, 카스미 양도 상당히 둥글어졌다고 할까, 응석 부리게 된 것 같다. 이전부터 유우 씨를 잘 따랐지만, 특히 라이벌시하고 있던 세츠나 씨나 아이 씨에게도, 솔직하고 귀여운 후배로서 행동하는 일이 많아졌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시오리코 양이 아이 씨와 2학년들의 장난을 바라보고 있다.


「…시오리코 양도 하면?」


「에, 하지만……」


시오리코 양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우리 2학년을 성격으로 나눈다면, 나와 시오리코 양은 같은 곳에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한발 물러선다고 해도 여러분과 계속 관계된다….


그리고, 우리와 대척점에 있는 것이, 카스미 양과 리나 양이었다.


나는 아이 씨의 어깨에 닿는다.


「아이 씨, 시오리코 씨도 아이 씨가 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잠깐, 시즈쿠 씨!?」


「좋아, 좋아. 시옷티도 이리 와~.」


아이 씨는 손짓한다.


나는 일어서서 시오리코 양과 자리를 바꾼다.


1학년때는 전형적인 단단한 우등생이라는 인상이었지만, 시오리코 양도 상당히 유대감이 갔다.


가장자리에서, 나는 혼자만 몬자야키를 입에 문다.


「시즈쿠쨩, 오늘 와줘서 고마워.」


빈 옆자리에, 유우 씨가 온다.


「유우 씨. 저도 선배를 만나서 기뻐요.」


「동아리에 잘 나가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에요, 유우 씨들은 지금이 고비니까…」


힐끗 아이 씨 쪽으로 시선을 준다. 어느새 아이 씨는 2학년 반에서 떨어져서, 유우 씨가 아까까지 있던 장소, 즉 아유무씨와 세츠나 씨 사이에 끼여 즐거운 듯이 회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뭐 그렇지. 해를 넘기자마자 수능, 그냥 2차까지 가고, 그러면 벌써 졸업…」


졸업. 이 자리의 전원이 언젠가는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될 미래… 그 단어에, 나는 숨이 막힌다.


「…유우 씨들과 만난지 꽤 됐네요.」


「나도 모두가 스쿨 아이돌로서 빛나는 모습을, 계속 가까이서 보고 싶었지만… 역시 어렵겠지.」


유우 씨는 차가 든 찻잔을 바라보면서 쓸쓸하게 웃는다.


스쿨 아이돌은, 명확한 끝이 있다. 스쿨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누구라도, 졸업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유급하면, 아직 스쿨 아이돌을 가까이에서 응원할 수 있어요, 라는 농담을 할 마음의 여유도 없이, 나는 유우 씨의 둥글게 된 등을 가만히 쳐다볼 수밖에 없다.


이윽고, 우리들의 둘러싼 철판에서 몬자야키가 없어진 참에, 카나타 씨가 만든 케이크가 옮겨져 왔다. 심플한 딸기 쇼트 케이크는, 가게에서 팔고 있는 것과 거의 분간할 수 없다.


다른 분들이 케이크를 먹고 있는데 가운데 카린 씨에게 가져간다며, 카나타 씨는 케이크를 한 조각만 남겼다.


「카린쨩도 사실 오늘 오고 싶어 했으니까, 카나타쨩이랑 둘이서 조촐한 크리스마스 모임이라도 할까?」


카나타 씨는 케이크를 한 조각만 넣기에는 꽤 큰 종이상자를 조립한다.


「카린 씨 일이 끝나는 게 몇 시쯤인가요?」


「그게, 11시 정도래. 과연, 시즈쿠쨩 같은 고등학생들에게는 너무 늦으니까~.」


그렇구나, 카나타 씨도 카린 씨도, 이미 고교생이 아닌 것이다. 심야에 돌아다녀도 보호 받을 일은 없다. 아직 카나타 씨들은 니지가사키 학원의 고교 3학년이었을 때부터, 나이차가 줄어든 것은 아닌데, 이미 나와 같은 교사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수업을 받을 일도 없는 카나타 씨는, 카나타씨들은, 나이 차이가 보이는 것 보다도 훨씬 차이가 났던 것이다.


「눈도 꽤 쌓인 것 같고, 오늘은 카린쨩 집에서 묵을까.」


하얗게 흐린 유리창을 문지르고, 밖의 모습을 본다. 눈 내리는 방법은, 나와 카스미 양이 이 가게에 왔을 때와 비교해서 특별히 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반대로 기세가 가라앉지도 않았다.


「아이고, 이 정도면 내일 아침은 가게 앞에서 눈을 치우는 건가……」


아이 씨는 내 뒤에서 창밖을 들여다보더니 조금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거린다.


그렇다 치더라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하기에는 눈의 양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미 2시간 가까이 계속 내리고 있는 눈은, 거리 전체를 너무나 하얗게 물들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시즈쿠, 오늘 기차 타고 왔지?」


「네. 가마쿠라역에서 요코스카선으로……」


아이 씨의 표정이, 갑자기 험해진다.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가만히 창밖을 내다보다가, 일어서서, 나를 떠난다.


아이 씨는 자기 가게에 있는 텔레비전을 켰다.


내가 앉아 있는 곳에서는 각도의 관계로 텔레비전의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역시… 시즈쿠, 눈 때문에 전철이 멈췄어.」


「에…」


자리를 떠서, 아이 씨 옆에 앉는다.


텔레비전 화면에 철도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음, 가마쿠라에서 요코하마까지 전부 운행 중단이래.」


내가 몇 시간 전에 타고 온 노선도 포함해서, 적어도 가마쿠라에서 요코하마까지는 어느 노선도 멈춰 있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의 전차는 지연은 있지만, 운휴에는 이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요코하마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하면, 거기서 어떻게 가마쿠라로 돌아가면 좋은 것일까.


「요코하마까지 가서 부모님께 마중 나와달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눈이 오는데 무리려나.」


아이 씨는, 창밖을 내다본다.


「저희 집 차는 겨울용 타이어로 바꾸지 않았고, 어차피 무리에요.」


나의 집에서는, 기본적으로 차를 사용할 일은 없다. 도쿄 방면으로 간다면 철도를 사용하면 되고, 근처라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겨울용 타이어로 교환하는 것보다, 겨울에는 차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하고 있다.


상당히 곤란하게 되었다. 우선 부모님께 연락을…


「시즈코, 핸드폰 울리는데 시즈코 가방에서 나는거 아니야?」


카스미 양은 나의 가방을 가리킨다. 벨소리를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진동음만이 가게안에 울려퍼진다.


「카스미 양, 가방에서 꺼내줄래.」


카스미 양으로부터 스마트폰을 받아 화면을 확인한다. 어머니다. 아마 걱정돼서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여보세요, 어머니?」


「시즈쿠, 지금 어디 있니? 아직 도쿄니?」


스피커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는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 네… 선배님 집에 있는데…」


「그럼, 기차역에 발이 묶인 게 아니구나. 다행이야.」


「가마쿠라는 지금 어떤 느낌인가요?」


「정말 큰일이야. 집 앞에도 차가 많이 막히고, 아까 근처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난 것 같아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집까지 들려왔을 정도로…」


저쪽은 아무래도 화이트 크리스마스 따위를 좋아할 처지가 아닌 것 같다.


「이쪽은 눈 자체가 그렇게 강하지는 않지만, 그렇지만 전차로 돌아가면 요코하마까지밖에 못 갈 것 같아요.」


「그래, 그러니까 아빠가 지금부터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해서 시즈쿠를 데리러 갈까 하는데, 어떻게 할까?」


「네, 지금부터?」


가마쿠라에서 여기까지 차로 간다면, 눈길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아버지에게 그렇게까지 폐를 끼치는 것은 참을 수 없고, 그렇다고 해서 그 이외에 집에 돌아갈 수단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 때, 누군가 어깨가 건든다. 스마트폰을 귀에 댄 채 뒤돌아보니, 아이 씨가 입가를 움직이며 무언가를 전하려 하고 있다.


내 스마트폰과 나를 번갈아 가리킨다. 전화를 바꾸라는 것일까?


「저기, 어머니. 잠깐, 죄송해요.」


스마트폰을 아이 씨에게 건낸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 아, 아니, 저, 시즈쿠 양과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미야시타 아이라고 합니다. 지금, 저희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는데… 네, 이렇게 될줄은, 정말로 죄송합니다.」


아이 씨에게 양이라고 불리는 것은, 왠지 간질간질하다.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 씨가 사과할 일이 아닌데, 이쪽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저어, 그래서 시즈쿠 양 말인데요, 오늘은 저희 집에서 하룻밤 묵고 가는게 어떨까요?」


「하루 묵고 가다니… 아이 씨, 그건……」


아이 씨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스마트폰이 없는 쪽의 손으로 나를 제지한다.


「괜찮아.」


입가의 움직임은 그렇게 말한 것처럼 보였다.


「네, 이제 저녁 식사는 마쳤고 이제 씻고 잘 일만 남았으니까요… 네, 감사합니다.」


아이 씨는 오케이 사인을 만들어보인다.


「네… 아, 맞아요. 스쿨 아이돌 동호회입니다. 헉!? 시즈쿠… 씨가?」


아이 씨는 잠시 이쪽을 쳐다본다. 도대체 어머니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느낌이 좋지 않아.


「아, 하하하… 글쎄요…」


아이 씨는 쑥스러운 듯이 웃으며 머리를 긁는다. 어머니, 아이 씨에게 이상한 말을 하지 않았을까…


「네, 그럼 댁의 따님을 하룻밤 재우겠습니다.」


아이 씨는 스마트폰을 귀에서 뗀다.


「시즈쿠, 어머니가 바꿔달라고 하시네.」


「아, 네. 감사합니다.」


아이 씨에게서 스마트폰을 돌려받다


「어머니, 갑자기 이렇게 되가지고 죄송해요.」


「괜찮아, 시즈쿠 몫의 케이크는 남겨둘 테니까 안심해.」


「딱히 케이크 걱정을 하는건 아닌데…」


「밖의 상황이라면 내일 아침에 기차가 움직여도 혼잡할 테니 조심해서 천천히 돌아오렴.」


「네, 감사합니다.」


「그럼, 몸 조심하고 잘 자렴.」


「아버지, 그리고 오필리아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그리고, 전화는 끊어졌다.


「아이 씨, 정말 괜찮으신가요? 갑자기 머무르는건 폐가 될 것 같은…」


「시즈쿠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는 편이, 훨씬 폐가 되지. 게다가… 이렇게 귀여운 후배를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


아이 씨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 아이 씨…」


부끄러움 없이 이런 대사를 뱉을 수 있는 것은 아이 씨의 장점이지만, 우리 스쿨 아이돌 동호회의 멤버, 특히 나를 포함한 전 1학년 반은 1년반 이상, 이렇게 아이 씨에게 놀림당해왔다.


「…둘만의 세계에 빠져있는데 죄송하지만, 여기 가게라고요?」


카스미 양의 말에, 나와 아이 씨는 정신을 차린다. 다른 동호회의 여러분이 뜨뜻미지근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쨩, 카나타쨩이 졸업 후에도 변하지 않았네.」


「아니 아니, 카나타 선배들이 졸업하고 나서 더 심해졌어요. 최고 학년이 된 것도 있겠지만.」


카스미 양는, 자신은 아닌 것 처럼 말 하고 있다.


그렇게 말하는 카스미 양도, 아이 씨에게 일주일에 한 번은 놀림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하고 싶어졌지만, 이 상황에서는 오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참았다.


「그러고 보니 아이 씨, 중간에 어머니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응? 그, 뭐어… 사소한 잡담 같은거야.」


아이 씨는 아무래도 거침없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이 씨 사이에 오고간 잡담의 내용을 알면, 왠지 이쪽도 좀 그럴 것 같아서, 나는 그 이상의 추궁을 피했다.


다 먹은 식기와 컵을 치우는 아이 씨에게, 카스미 양이 언제나처럼 애교를 부리기 시작한다. 아이 씨는 적당히 대답하면서, 양손에 접시와 컵을 들고, 주방으로 사라졌다.


과연 음식점의 장녀다.


아이 씨 입장에서 보면, 나도 카스미 양도 귀여운 후배에 지나지 않는걸까?


그래, 귀여운 후배… 아이 선배는 특별히 깊은 의미없이 말했겠지만, 나는 그 관계에 말로 다할 수 없는 거리를 느껴야 했다.


「아니, 시즈쿠, 무슨 일 있어?」


「…아니에요. 그럼 하룻밤 신세 질게요.」


다시 한번 머리를 숙이자 아이 씨는 내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여러분은, 이 이상 눈이 쌓여 집에 돌아갈 수 없게 하기 위해, 크리스마스회는 예정보다 조금 일찍 모였다.


여기 있는 동호인 여러분 중에서 나만 걸어갈 수 없는 거리에 집이 있었다.


이리하여 각자가 가게를 떠난다.


「카나쨩이랑 셋츠, 정리 도와줘서 고맙지만, 더 이상 쌓이기 전에 어서 가.」


카나타 씨는 주방에서 설거지를, 세츠나 씨는 우리들이 쓰던 책상을 닦고 있다. 나는 카나타 씨 옆에서 미력하나마 거들어 준다.


「응, 이 접시만 닦으면 너도 돌아갈 거야.」


「카나타 씨, 물 차갑지 않아요?」


「음~? 너무 차가운데~.」


그러면서도 카나타 씨는 손을 멈추지 않고 설거지를 계속 한다.


「그럼, 이것으로 끝. 시즈쿠, 도와줘서 고마워.」


「아니…」


카나타 씨의 손을 감싸안듯이 움켜쥔다. 얼음처럼 차갑고, 약간 떨고 있다.


「시즈쿠의 손, 있었나~.」


「후후… 이러니까 1학년 때 생각이 나네요.」


카나타 씨는 고등학생때부터 어딘가 내버려둘 수 없는 언니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렇게 우리 후배들이 카나타 씨를 돌보고 있는 뒤에서 카나타 씨는 그 이상으로 우리 후배들을 염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카나타 씨가 동호회의 부실로 오지 않게 되고 나서였다.


돌이켜 생각하면 내 주위의 인간 관계는, 그런 것뿐이다.


「…내년에도, 다같이 모여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네.」


「상당히 이른 이야기네요… 하지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카나타 씨의 손은 조금씩 온기를 되찾아 가고, 내 손은 열을 잃어 간다. 이윽고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게 되었을 때, 카나타 씨는 손을 놓았다.


「자, 그럼 카나타쨩도 돌아가 볼까?」


「카린 씨의 케이크 잊지 말고 가져가세요.」


「알고 있어~.」


카린 씨에게 가져갈 케이크가 든 종이상자를 들고, 카나타 씨는 가게를 나간다.


「다음에 만날 수 있는 것은 언제가 될까?」


아이 씨와 세츠나 씨와 함께, 카나타타씨를 배웅한다.


「봄방학 때는 엠마쨩도 일본에 올 수 있다고 했으니까, 그때는 동호회 전원이 모였으면 좋겠어.」


「그때는 졸업생이 많아졌겠네요.」


「아이쨩이랑 세츠나쨩도 이제 곧 졸업생 대열에 합류하네~.」


「그 전에 수능 앞두고 있지만요…」


세츠나 씨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럼, 시즈쿠쨩도 건강해. 우리 집에 또 놀러와도 되니까~.」


「네, 하루카 씨에게도 안부 전해 주세요.」


카나타 씨는,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가게를 떠난다.


「카나타 씨, 위험하니까 앞을 잘 보고 걸으세요.」우리는, 카나타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게 앞에서 그 뒷모습을 바라볼거야.


「그럼, 저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응. 셋츠, 잊은 물건 없어?」


「네, 아까 전에 책상 주위를 살펴보았어요.」


세츠나 씨는 두꺼운 외투의 후드를 쓴다.


「아이 씨, 내일은 어떻게 해요?」


「이렇게 내리면 모이기 어려울 것 같네. 내일은 각자 하는게 괜찮지 않을까?」


「그럴까요? 아유무 씨와 유우 씨에게도 전할까요?」


「응, 잘 부탁해.」


「그러면, 연말에는 서로 2차 연습에 시간을 할애하기로 했고, 올해는 더 이상 만날 계획이 없을까요?」


아이 씨랑 세츠나 씨,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어쩐지 수험관계의 화제인 것 같아서, 내가 끼어들어도 소용없을 것 같다.


「그렇구나… 그럼, 조금 이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즈쿠 씨도.」


세츠나 씨는 내 쪽으로 돌아선다.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에게 내년에 남겨진 시간… 그 짧음을 생각하면 나는 순순히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세츠나 씨도 집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역시 나와 아이 씨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세츠나 씨의 등을 바라본다.


아직도 새하얗고 부드러운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


「…자, 시즈쿠, 추우니까 안으로 들어가자.」


아이 씨의 입에서 입김이 새어나온다.


「내일 삼학년 여러분은 예정이 있었나요?」


「응, 수능 공부를 아유무 집에서 할 예정이었는데, 눈이 쌓이는 와중에 밖에 나가서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잖아.」


「그렇네요…」


아이 씨들, 3학년반도, 꽤 사이가 좋아졌구나. 라고 생각햇다. 아직 동호회가 재건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유우 씨를 둘러싸고 아유무 씨와 세츠나 씨 사이에 말썽이 있기도 했고, 아이 씨는 같은 학년의 다른 세명보다도, 리나 양을 중심으로 우리 2학년반과 함께 있는 경우가 많거나 해서,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3학년반으로 뭉쳐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것은, 3학년 반의 모두가 개성이 강했었던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이 씨들이, 스쿨 아이돌을 통해서 한 장소에 머물러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의미에서 기적으로까지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학년이 오른 무렵부터, 아이 씨는 조금씩 같은 학년의 3명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특히 세츠나 씨와는,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부터 굉장히 가까워졌다.


니지가사키 학원의 스쿨 아이돌 동호회에서, 항상 인기 톱을 계속 다투고 있던 두 사람은, 스쿨 아이돌의 본연의 자세에 대해 양보할 수 없는 점을 가지고 있었다.


세츠나 씨는 스쿨 아이돌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아이 씨는 자신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을 밝혀낸 결과, 그 앞에 스쿨 아이돌이 있었을 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 씨가 스쿨 아이돌에 쏟아온 정열이, 세츠나 씨의 그것에 뒤떨어져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 씨는 라이브를 위해서 전력으로 자신의 퍼포먼스의 솜씨를 연마하고 있었고, 동호회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의 운동 능력을 가지면서, 체력 만들기 등의 기초 연습을 빠뜨릴 일도 없었다.


단지, 스쿨 아이돌 만을 고집한 세츠나 씨와, 여러 동아리 활동의 조력자를 해내면서 스쿨 아이돌활동을 하고 있던 아이 씨는, 아무래도 맞지 않았다.


그러니까, 금년 여름 이후, 아이 씨와 세츠나 씨가 학원내에서 공연히 사이좋은 모습을 보이게 되어, 스쿨 아이돌로서의 두 사람을 응원해 주고 있던 학생은 놀랐을거라 생각한다.


학원내에서, 아이 씨와 세츠나 씨의 사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소문이 났다는 것을, 나도 실제로 듣거나, 혹은 인편으로 알고 있었다.


같은 동호회에 소속된 몸인지라 같은 반 친구로부터 사실 관계를 질문받은 일도 있었다.


나는 대답을 얼버무렸지만, 사실 나도 아이 씨와 세츠나 씨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 때, 책상 위에서 아이 씨의 스마트폰에서 착신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응, 이 시간에 누구지… 잠깐, 셋츠네. 미안, 시즈쿠 잠깐 갔다올게.」


「네, 다녀오세요.」


아이 씨는 휴대폰을 들고, 가게 안으로 사라져간다.


「셋츠, 왜 그래? 아, 그러고 보니 건네주는 걸 깜빡했네…


몇 시간 전, 내가 가게에 왔을 때 있던 몇 조의 손님들도 모두 이미 돌아와 있어서, 가게 안에는 나 혼자밖에 없다. 지금 손님이 와도 대응할 수 없는데, 괜찮을까?


벌써 저녁 시간은 벌써 지나가고, 시각은 9시를 넘기려 하고 있다.


난방 소리가 끊임없이 나는 가게 안, 나는 의자에 걸터앉는다.


바로 조금 전 동호회 여러분이 계속해서 가게를 나갔을 때 잠시 가게 문을 열고 있던 탓에 가게 안에 찬 공기가 들어왔다. 지금도 발밑은 싸늘하다.


언제부터인가, 아이 씨와 세츠나 씨가 둘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자, 마음에도 겨우 감정이 생기게 되었다.


아직 입안에는 케이크의 달콤한 맛이 남아 있다.


아아, 또다. 나는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내쉰다. 가게의 안쪽에서, 아이 씨가 세츠나 씨와 무엇인가 이야기하면서,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 씨는, 우리 2학년의 그룹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중에도, 거리낌없이 들어온다. 그런데도, 제대로 우리들의 회화를 북돋워 준다. 하지만 나는, 3학년의 그룹이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있어도, 그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 1학년의 차이는, 나와 아이 씨를을 가르는 벽이었고, 동시에 그것으로 인해 나는 후배로서 아이 씨에게 귀여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귀여운 후배로서 계속 행동했다. 카스미 양과 리나 양, 시오리코 양에게는 져버렸지만.


난방이 잘 되고, 발밑도 따뜻해진다.


책상에 뺨을 대자, 소스의 강렬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그러자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시야가 흐릿해진다.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려고 해도 머릿속에서 상관없는 일이 자꾸 빙빙 돌 뿐이다.


「시즈쿠, 벌써 졸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 씨의 얼굴이 눈앞에 다가온다.


「…아, 죄송해요. 조금 졸아버렸네요…」


눈을 비비다.


「어쩔 수 없지, 오늘 난리법석을 떨었잖아.」


아이 씨는 가게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왜 그러세요?」


「눈 때문에, 오늘은 더 이상 손님도 오지 않을 테니 일찍 닫는데.」


아이 씨는 밖에 걸려있던 가게의 간판을 떼어서 안에 넣는다.


간판에 닿으면, 차갑고 축축하다. 문으로 들어오는 냉기로, 졸음이 일시적으로 싹 사라진다.


「그럼, 목욕할까? 속옷이나 잠옷은 내걸 쓰면 될테고…」


난방을 끄고, 불을 끈다. 밖의 눈이 가로등의 빛을 반사시켜, 창으로부터 희고 희미한 빛이 깜깜한 가게내에 들어오고 있었다.


****


가게의 문단속을 하고, 안쪽의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몇 번 놀러온 적은 있지만, 한 달에 한 번은 방문하던 가게 쪽과 비교하면 이쪽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목조 건축의 일본식 가옥, 걸을 때마다 마루의 판자가 삐걱거리는 복도를 따라 간다.


안쪽의 방에서, 빛이 새고 있다. 아이 씨의 뒤에서 들여다보니, 그곳은 다다미 넉장 반의 작은 방으로, 흰머리의 여성이 허리를 구부리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아, 할머니, 가게 문 닫았어.」


아이 씨가 자주 부실에 가져와서는 우리들에게 나눠주던, 할머니의 누카즈케. 그것을 만드신 분이다.


「아, 고맙구나… 음, 그쪽 아가씨는?」


「내 후배야. 눈 때문에 전철이 멈춰서 집에 못 가게 되가지고 하룻밤 재우기로 했어.」


「아, 저, 처음 뵙겠습니다. 오사카 시즈쿠라고 합니다. 하루만 실례하겠습니다.」


할머니의 얼굴을 보니 눈매가 약간 아이 씨를 닮았다.


「어머나, 그것 참 큰일이구나. 편하게 있다 가렴.」


「네, 감사합니다.」


「아이, 벽장에 안 쓰는 이불이 한 벌 있으니 그걸 꺼내 주렴.」


「그래, 알았어. 시즈쿠, 먼저 욕실에 가 있어. 수건이나 다른건 나중에 가지고 갈게. 안쪽으로 가서 꺾으면 돼.」


「알겠습니다.」


어두운 복도를 혼자 나아가, 탈의실의 불을 밝힌다. 옷을 벗고, 세면대 옆에 놓여 있는 바구니 속에 접어 넣는다.


남의 집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은, 이것이 인생에서 처음이다. 왠지 묘하게 긴장된다.


욕실에 들어서자, 이미 욕조에는 물이 차 있었고, 하얀 김이 서려 있었다. 그 바람에 욕실 전체가 희뿌옇게 안개가 낀 것 같았다.


따뜻한 샤워물을 받아, 가게의 난방으로 흘린 땀과, 몬자야키의 소스 냄새를 씻어간다.


문이 두드리다


「수건이랑 갈아입을 옷. 놔둘게.」


문밖에서 아이 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감사합니다.」


「…그보다, 나도 들어가도 될까?」


「에…」


그 말에 난 샤워를 멈춘다


「그건, 같이 목욕을 하시겠다는 건가요?」


「응. 시즈쿠, 졸린 것 같은데, 욕실에서 잠들면 위험할 테니까, 괜찮지?」


내 걱정을 하면 거부하기 어렵다.


게다가, 아이 씨가 시키는 대로 먼저 목욕을 해버렸지만, 아이 씨도 빨리 목욕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이 씨는 언제나, 나… 아니, 나 만은 아니겠지만, 여러가지로 양보해 준다. 그러한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먼저 탈의실로 향한 채,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탈의실에 계시면 추우니까 빨리 들어오세요.」


나는 아이 씨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기 시작한다. 그리고, 막 샴푸를 다 씻었을 때,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이 씨에게 샤워기를 넘겨주고, 나는 욕조에 몸을 담근다.


「시즈쿠가 먼저 썼으니까 금방 샤워할 수 있을 거야. 멍한 상태로 샤워를 하면…」


아이 씨는 부자연스럽게 몸을 떨고 있다.


「…설마, 그게 같이 들어가자고 한 이유에요?」


「뭐, 그것도 반쯤은 있지만… 시즈쿠가 걱정된 것도 사실이야.」


여전히 컨디션은 좋다. 하지만 그 말에 내심 기뻐하고 있는 자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몸을 씻어내는 아이 씨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아이 씨의 나신은 너무 요염해서 속된 말로 하면 야한 것이었지만 나는 그것을 보고 얼굴을 붉히지는 않았다.


아이 씨의 몸을 옆에서 보면, 역시 가슴의 부풀림에 시선이 간다.


우리 2학년 반은, 4명 모두 가슴의 크기에 만족하지 않았던 적도 있어서, 아이 씨 정도의 크기의 가슴을 처음 보았을 때는, 말할 수 없는 충격과, 기묘한 감동을 느꼈던 것이다.


무엇보다, 4명 중에서 겉으로 가슴의 크기를 신경 쓰고 있던 것은 카스미 양 정도였기 때문에, 그것을 질투하거나, 자신의 가슴과 비교해서 열등감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이 씨와의 교제가 길어지고 나서도, 노출이 많은 스테이지 의상에 몸을 감싸는 아이 씨의 모습을 볼 때마다, 무심코 그 색의 높이에 말을 흘리곤 했다.


이윽고 머리를 넘긴 아이 씨는, 머리 뒤를 정리한 후 헤어핀으로 고정한다.


내 다리 곁으로 욕조에 들어온다.


「아, 안 올려도 돼. 무릎을 구부리면 둘이라도 들어갈 수 있잖아.」


그리하여, 아이 씨와 마주 본 채로 욕조에 몸을 담근다. 알몸으로 지근거리의 아이 씨의 모습이 있다는 것은, 역시 부끄럽다.


욕조의 물이 튀는 작은 소리를 제외하고, 욕실에 정적이 찾아온다.


「…시즈쿠, 오늘 와줘서 고마워.」


아이 씨의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욕조에 완만한 파도를 만든다.


「그, 유우 씨에게서도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 유우유도 꽤 신경 썼으니까.」


겨울방학에 가마쿠라에서 일부러 온 일을 마음에 두고 있는 걸까?


「오늘은 저도 아이 씨들이랑 오랜만에 제대로 대화해서 즐거웠어요.」


「…그렇다면 다행이야.」


아이 씨는, 목까지 욕조에 잠긴다.


「아아… 기분 좋아…」


기분 좋은 목소리를 내는 아이 씨, 그 무방비 모습에 가슴속 깊은 곳에서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끓어오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아이 씨의 손목에 자신의 손을 포개고 있었다.


「시즈쿠?」


아이 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나도 모르게 아이 씨에게서 손을 뗀다.


「아… 죄, 죄송해요. 맘대로 만지작거려서…」


「아니, 그냥 만져도 될 것 같지만, 왜 그래?」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아이 씨를 내 곁에 남겨두고 싶은 제멋대로의 감정이 거기에 있었던 것은 확실해.


「…다시 만져도 될까요?」


다시 한번 아이 씨의 살과 닿으면, 또 무엇인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 씨는 나와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천천히, 내 앞에 아이 씨의 팔이 내밀어진다.


「…아이 씨, 몸의 라인은 늘씬해 보이지만 만져보니 꽤 단단하게 근육이 붙어있네요.」


아이 씨의 팔을 잡으면, 확실히 근육이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딘가 배덕감이 든다.


「그런가? 글쎄, 수능 때문에 약간 둔해진 것 같은데.」


「요즘도 달리고 계신가요?」


아이 씨의 매일 아침 러닝에는, 나의 친정과의 거리 문제로 함께 한 적은 없었지만, 동호회의 트레이닝의 일환으로, 같은 코스를 달린 적은 있다.


여기, 몬젠나카쵸의 아이 씨의 집에서 남쪽으로 내려가서, 토요스, 아리아케 방면으로. 그 앞의 니지가사키 학원을 더 지나, 오다이바 해변 공원에서 레인보우 브릿지로 향하는 그 과정은, 아침 러닝으로서 실시하기에는 꽤 힘든 것이다.


「가을까지는 매일 아침 달리고 있었지만, 역시 겨울은 추워서 달리고 있지는 않아. 그 대신, 학교의 트레이닝룸을 빌려서 운동은 하고 있지만.」


「그건, 아이 씨 혼자서, 인가요?」


수험공부는 괜찮으신가요? 라고는 묻지 않았다. 아이 씨에게 그런 걱정은 필요 없겠지. 오늘도, 점심에 근처의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고 하고.


「뭐, 혼자 있을 때도 있고, 가끔 셋츠를 부르기도 하고……」


「아유무 씨나 유우 씨와는 같이 하시지 않나요?」


「아유무랑 유우유는 한 번 해봤는데 유우유가 금방 지쳐서 우리를 보고만 있었으니까, 혼자 두는 것도 미안해서 말이야. 아유무도 비슷한 느낌이야.」


「아이 씨의 체력을 따라갈 수 있는 분은 동호회에서 세츠나 씨 정도니까요.」


「뭐어, 다들 꽤 따라왔을걸? 시즈쿠도 1학년 때와 비교하면 체력이 많이 붙었잖아.」


「아이 씨들과 맞추려면 체력도 자연히 붙을 거예요.」


스쿨 아이돌 동호회에서 붙은 체력은, 연극부의 활동도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 씨와 세츠나 씨에게는 감사하고 있다.


「있잖아, 시즈쿠 팔도 좀 만져 봐도 돼?」


「…저도 아이 씨의 팔을 만져 버린 셈이니, 상관없어요.」


「아싸.」


몸을 내미는 아이 씨의 가슴이 눈앞에 다가와, 나도 모르게 소리가 새어 나온다.


아이 씨는 내 오른팔을 양손으로 감싸안는다.


「후후, 매끈하네.」


「아이 씨만큼은 아니에요.」


잠시 동안 나의 팔 위에서 아이 씨는 손을 미끄러뜨린다.


「하아… 고마워.」


이윽고 만족한 듯, 아이 씨는 욕조에 마음껏 기대어 선다. 그 기세로, 욕조에서 물이 흘러나온다.


아이 씨는 너무나 순수했고, 나는 대조적으로 너무 속되고 추악한 감정에 지배되고 있었다.


욕실의 조명이 욕조의 수면에 반사되어, 마침 아이 씨의 몸을 숨기고 있다. 수면을 흔들면 가끔 나타나는 아이 씨의 하얀 피부에, 나는 스스로의 충동을 억눌렀다.


아이 씨는 양손으로 물총을 만들어, 나에게

누마즈앞바다돌고래 선추 2022.07.07 07:49:16
신흥5센요 시즈아이는 엄청 귀한대 개추! 2022.07.07 07:56:57
ㅇㅇ 뭐야 왜 잘렸어 2022.07.07 08:06:28
ㅇㅇ 중간에 잘린거 수정함 2022.07.07 08: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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